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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바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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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문] ‘바캉스’가 끝난 자리에서 비로소 ‘쉼’을 생각한다. ‘바캉스’가 끝난 자리에서 비로소 ‘쉼’을 생각한다. -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철지난 바캉스 이야기는 왜? 휴가철 다 지났는데 뒤 늦게 무슨 휴가 이야기냐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이 바로 그 때가 아닐까? 지치고 덥고 짜증나서, 이곳 저곳으로 달려가지만, 오히려 무더위와 매연과 사람들의 홍수에 더욱 지쳐서 돌아오는 경험이 더 많았던 바캉스 시즌이 끝난 지금이 오히려 휴식과 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때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으로 이번 은 다양한 종교적 전통에 속하면서, 서로 다른 삶의 경험을 가진 귀한 분들을 모시고, 쉼과 휴식에 대한 생각들을 함께 나누기로 했다. 여름휴가라는 중대사를 치뤄내면서 지쳤던 몸을 추스려 다시 일상과 일터로 돌아가는 그 길에서 오히려 참다운..
원불교의 마음공부 원불교의 마음공부 - 원익선(원불교 교무, 원광대학교 정역원) 원불교의 기원은 1916년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 1891-1943)의 깨달음이다. 1924년에는 익산에 성불제중(成佛濟衆, 부처가 되어 모든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것)을 향한 교단을 창립하였다. 그리고 해방 후인 1948년 원불교로 개명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원불교는 개혁불교이자 현대불교다. 일제의 억압으로 암울했던 시기에 박중빈은 자수자각(自修自覺, 스스로 수행하여 스스로 깨달음을 얻음)하여 민족의 앞날을 희망으로 비추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슬로건을 내걸어 인류 문명의 미래를 바르게 인도하고자 하였다. 그 방법, 즉 인류를 낙원 세계로 인도하고자 하는 길은 다름이 아닌 마음공부다. 박중빈은 “모든 학술을 공부..
당신의 단골 휴양지는 어디인가요? 당신의 단골 휴양지는 어디인가요? - 윤혜린(윤혜린철학글짓기의 집) 여름 휴가를 고대하면서 힘든 노동의 나날을 견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휴가는 짜릿함? 혹은 여유로운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갔다 오면 또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아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열심히 일해 온 당신은 휴가 또한 일처럼 해치우지는 않았는지요? 엄청난 강도와 몰입도로 일하고 나서, 바로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낯선 휴양지에서 편안히 휴식하는 상황은 그저 꿈일 뿐, 빡센 여행 스케줄 소화하느라 몸이 두 세 개라도 모자랐다고요? 놀러갈 기운이 없어 꼼짝도 하지 않고 방안에서 뒹굴뒹굴하셨다고요? 놀러갈 기분이 안나 아무 계획 없이 시간을 보내려니 무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요? 그래도 이런 사연들은 괜찮은 형편인 ..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 정경일(새길기독사회문화원) 뉴욕에서의 유학 생활 첫 해, 내 일상은 집과 학교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것이었다. 세계적 관광지이며 '브로드웨이'가 상징하는 문화 예술의 용광로인 도시에 살면서도 뉴욕을 즐길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세미나마다 독서와 에세이 과제가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며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도서관에 제일 먼저 들어갔고 제일 나중에 나왔다. 내가 즐겨 앉는 자리는 마치 내 ‘지정좌석’처럼 되어서 어쩌다 다른 누가 거기 앉기라도 하면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아무개 자리’니 비켜달라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만 하며 건조하게 지낸 건 아니었다. 유학은 내게 인생의 ‘쉼표’이기도 했다. 이..
메노나이트와 여름 바캉스! 메노나이트와 여름 바캉스! - 문선주(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참으로 어색한 조합 아닌가? 급진적 제자도를 표방하며, 시대의 세속문화를 거슬러 성경적인 삶을 위해 대항문화를 형성하는 메노나이트들이 자본주의의 총아이자, 소비문화의 절정을 찍는 여름 바캉스를 즐긴다는 말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전동 킥보드를 탄다든가, 고급 스테이크를 먹고 숭늉을 마시는 것처럼 영 어울리지 않는 조합임에 틀림이 없다. 자, 먼저 이 두 단어가 가지고 있는 괴리감을 이해하기 위해 정리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메노나이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16세기의 급진적 종교개혁을 이끈 아나뱁티스트들의 후예들이다. 당시 기독교는 세상을 통치하는 국가권력의 핵심이자, 삶의 반경과 관계를 결정하는 법의 칼날이 되어, 저항할 수 없는 공기와 같은 영향..
여름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여름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 한상봉(가톨릭일꾼 편집장) 가톨릭일꾼운동을 시작하면서 ‘휴가 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짜여진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일 있을 때 일하고 없을 때는 쉬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으니 박복한 셈이고, 대신에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다복한 셈이다. 이 문이 닫히면 저 문이 열리고, 저 문이 닫히면 이 문이 열리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일하고, 요리조리 쉴 참을 만든다. 나야 그렇다 치고, 대부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여름이 임박하면 ‘어디로 갈까’ 늘 고민한다. 집안사정도 살피고 휴가일정을 잘 챙겨야 한다. 이런 문제만 넘어설 수 있다면 ‘휴가’는 그저 ‘한가롭게 쉬는 것’으로 충분하다. 굳이 어딜 가야 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공간이동이 아니..
오늘과 내일 그리고 쉼 오늘과 내일 그리고 쉼 - 홍인식(순천중앙교회, 해방신학) 독일의 한인 철학자 한병철은 현대의 사회를 “피로사회”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 말의 뜻은 쉼이 없는 사회라는 뜻이다. 쉴 새 없이 일하고 성취하고 무엇인가를 쫓아다니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모두가 피로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 사회는 피로사회일까 따라서 쉼이 없는 곳일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휴가철이 되면 TV에는 관광여행에 대한 광고가 쏟아진다. 실지로 공항이나 역을 나가보면 휴가철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음을 쉽게 발견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길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는 피로하지 않는 사회이며 얼마든지 쉼을 즐길 수 있는 나라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