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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법과 공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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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글] 법의 공정성 문제를 다시 생각한다. / 양권석 양권석(성공회대학교)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말하자면,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해야 하고, 법은 재산이나 권력의 유무에 상관없이 그리고 인종이나 성이나 출신에 관계없이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사법적 판단은 우리 사회에 정의가 살아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가장 구체적인 증거가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법이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작동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재벌들을 향한 법의 지나친 관대함에 대해서 무수한 비판과 조롱이 있었음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여전히 법을 초월한 원칙처럼 보인다. 사법절차와 사법적 판단의 적용이 공정하기 보다는 차별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재벌들은 아무리 중한 범죄를 저질러도 사법부가 스스로 나서서 그 재벌들이 빨리 정상적인 경영활동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
남은 동전 두 닢마저도 모두 던지지 않도록 / 박흥순 박흥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누구에게나 법 앞에 평등? 사람마다 ‘법’에 대한 온도차가 있고, 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관점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서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린 구운 달걀 18개를 훔친 40대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해 검찰이 1년 6개월을 구형한 것에 논란이 계속되었다. 반면에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 사이트를 운영했던 손 모씨가 1년 6개월 형량을 마쳤다는 보도는 ‘코로나 장발장’ 혹은 ‘현대판 장발장’ 사건과 비교되고 겹쳐지며 ‘사법정의’를 깊이 고민하도록 만들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수천억 원이 손해를 보았다는 것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기소를 주저하는 검찰, 삼성 그룹에 대한 보도를 조심하는 언론의 모습에서 ‘모든 사람이..
법 밖의 정의 Outlaw Justice; ‘법과 정의의 변증법’을 위한 인문/신학적 상상 / 이상철 이상철(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Intro 에서 원고를 청하면서 전체 주제가 “법”이라고 전해왔다. 법의 공정성, 법의 형평성, 사법적 정의 등의 문제를 법학적, 신학적, 철학적 접근을 통해 살펴보는 것이 이번 호의 목적이라고 했다. 기획의도를 들으면서 데리다(Derrida)가 ‘법의 힘 Force of law’에서 다루는 법과 정의의 변증법, 그리고 지젝(Zizek)이 말하는 법을 가로지르면서 현실을 재편하는 기독교에 대한 언급을 내가 하겠구나, 예감했고, 그것은 어느 정도 적중했다. 하지만, 제작 의도에 맞게 글이 잘 빠졌는지는 모르겠다. 그 부분은 원고를 대하는 독자의 몫으로 남기고 글을 시작한다. Are You Ready? 변증법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선, 본격적으로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일러둘 것이..
신학적 법; 버틀러에게 기대어 생각해 본 법 / 최순양 최순양(협성대학교 초빙교수)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했던 범죄자에게 내린 형량과 배고파서 달걀 18개를 훔친 남성에게 구형된 형량이 같을 수 있는 곳, 이것이 대한민국의 법 현실이다.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평성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뇌물공여라는 심각한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법은 공정하다’라는 것을 ‘신화’처럼 믿고 살지만, 실상의 법은 “강약약강”의 흐름을 가지고 있다.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게 처벌하)고 약한 사람에게 오히려 강하기 때문이다. 예수의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고 하는 계명은 기독교의 독특한 윤리임은 틀림이 없다. 예수가 실천한 삶 속에서 항상 주목과 배려의 대상이었던 것은 사회적 ..
법과 정의, 평등과 차별에 대한 고민 / 한수현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오후 다섯 시쯤에 주인이 또 나가 보니, 아직도 빈둥거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들에게 ‘왜 당신들은 온종일 이렇게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소?’ 하고 물었다. 그들이 그에게 대답하기를 ‘아무도 우리에게 일을 시켜주지 않아서, 이러고 있습니다’ 하였다. 그래서 그는 ‘당신들도 포도원에 가서 일을 하시오’ 하고 말하였다.” (마태복음 20:6-7, 새번역) 마태복음에는 한 포도원 주인에 대한 비유가 실려 있다. 하나님나라에 대한 예수의 비유중 하나이다. 비유가 흥미로워지는 것은 오후 다섯 시에도 일꾼을 모집하는 주인때문이다. 일꾼들이 일당을 받는 시간은 해질녁이다. 일당을 나누어 줄 시간 직전에 일꾼을 포도원에 들인 것이다. 왜 그랬을까? 결국 이 결정은 이후 일꾼들과 주..
봉건적 주종관계의 귀환과 성폭력 사건의 반복에 관하여 / 정용택 정용택(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Ⅰ. 2019년 7월 16일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에서는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하고 있다. 요컨대, “통상 소속 근로자를 사용자나 다른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해 신체적‧정신적 침해를 주는 모든 언행”이 바로 직장 내 괴롭힘인 것이다. 한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약칭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에서는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