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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팬데믹스;파국의 징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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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글] <사건과 신학> 8월호 편집을 마치며...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이번 은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을 여러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서 문제의 심각성을 한층 깊이 드러내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한다. 계속되는 코로나 19로 인한 팬데믹 상황, 그리고 최장기 최악의 장마라는 기후 재앙, 위기와 재난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부동산 광풍, 가장 공적이어야 할 의료체계가 집단이기주의에 의해서 흔들리는 현실, 위기 상황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한 위로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고통을 증폭시키고 가중시키는 교회들의 모습, 정치적 극우 애국주의와 결합한 종교적 열광주의로서의 전광훈 현상 등이 각기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게 서로 얽혀서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복잡한 연결들 중에서 이번에는 특별히 기후문제, 교회들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 양권석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위기의 한국 사회와 교회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 보셨을 것이다. 최근 이 말은 심각한 재난이나 위기 상황을 표현하는 용어로서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본래 이 말은 주로 기상학 영역에서 사용해 왔던 개념이다. 따뜻한 공기를 가득 담은 저기압 대와 차고 건조한 공기를 가두고 있는 고기압 대, 그리고 남쪽 열대지방으로부터 습기를 가득 몰고 달려온 태풍이 서로 만나서 일반 태풍보다 훨씬 강한 초강력 태풍이 만들어질 때, 그것을 “퍼펙트 스톰”이라 한다. 최근에 이 말은 기상학보다는 경제학에서 훨씬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공황과 같은 경제적 위기 상황을 비유로 설명할 때나,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적 패권경쟁과 무역갈등 상황에서 한국이 처할..
기후위기, 파국적 삶과 말씀의 신앙 / 송진순 송진순(이화여자대학교) 2020년 3월 11일, 팬데믹이 선포됐다. 국가 간 경계를 넘어 일일 생활권이 된 세계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는 급속하고 지속적으로 퍼져나갔다. 마스크 대란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진통 덕분에 잠시 소강상태였던 코로나19는 8월 중순을 기점으로 재점화되었다. 잠재된 불안은 증폭되었고, 코로나 패닉과 코로나 앵그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는 우리 안에 억압과 감시 그리고 타인에 대한 혐오를 가속화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모든 인류에게 닥친 재앙, 우리는 팬데믹의 중심에 서 있다. 코로나19가 일상이 될 즈음, 우리를 맞이한 것은 폭염이 아니라 호우와 태풍이었다. 50일이 넘는 긴 장마로 인해 8000명의 이재민과 1100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전국 각지의..
누구나 아는 기후위기와 과학적 자료로서 IPCC 1.5℃ 특별보고서 / 장동현 장동현(한국교회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 이번 여름 우리가 겪은 긴 장마와 폭우는 기후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SNS에서 유행한 해시태그“이것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는 기후위기 중 하나가 이번 여름 겪은 예측 불가능한 날씨라는 것을 감각적으로 표현한다. 기후위기는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는 거리감이 있다. 특히 과학적 연구와 검증을 거친 결과들에 대해서는 더더욱 무관심하다. 기후위기와 우리의 삶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살피고 또 과학적 사실로서 기후위기는 무엇인지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올 초부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 19도 기후위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에 따르면 코로나 19 발생과 유행은 인간의..
무지(無知)를 두려움으로 가열하면 / 박흥순 박흥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초등학교(당시는 국민학교)를 다닐 때 사용했던 크레파스에 ‘살색’이 있었다. ‘살색’이라니! 피부색을 색칠할 수 있도록 다른 색과 구분해 놓았다.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은 어김없이 ‘살색’을 선택해서 사람 얼굴이나 손과 발을 색칠했던 기억이 또렷하다. 당시에도 피부색을 빨간색이나 검정색으로 색칠하던 친구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누군가가 구분해 놓은 ‘살색’을 주저 없이 사용했고 사용해 왔다. 그렇게 단일민족신화에 갇혀 낯선 사람이나 다른 사람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잃어버린 것이다. ‘살색’이 하나만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럼에도 ‘살색’이 누군가를 차별할 수 있다는 것은 깨닫지 못했다. 결국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살색’이라는 명칭이 인종과 피부색에 ..
극우적 열광주의자와 그 대중; 전광훈 현상과 파괴의 영성 / 김진호 김진호(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기획위원장) 사라지는 장소들, 그리고 예배당 다시 대감염의 공포가 엄습했다. 코로나19 1차 대감염 사태 때엔 그것이 얼마나 가공할 파괴력을 갖는지 몰랐다. 그런데 막상 대감염의 계곡을 지나는 것은 상상보다 훨씬 혹독했다. 정부는 ‘거리두기’라는 대응 매뉴얼을 국민에게 강력히 권고했다. 그런 매뉴얼이 작동되지 않았던 다른 나라들은 거의 사회가 붕괴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거리두기’는 필요했고 적절했다. 거리두기가 철저히 실행되자 사회는 거의 멈추다시피 했다. 그 무렵 시민의식을 조사한 한 연구는 ‘일상 정지’라는 표현을 썼다. 거리는 한산했고, 식당도 시장도 백화점도 인적이 드물었다. 공원도 도서관도 극장도 텅 비었다. 전시도 공연도 강좌도 학술회의도 사라졌다. 심지어..
교회 몰락의 징후들 / 한수현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미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시작하자 미국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것은 방역과 개인의 자유 사이의 충돌이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을 자유를 외치는 사람들, 방역을 위한 봉쇄정책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모습들이 뉴스를 덮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방역조치들을 완화했고 그것이 시발점이 되었는지 미국은 연속된 확진자의 폭발로 마비되다시피 하고 있다. 마스크를 의무화하는 것이 지나친 방역조치라는 의견들이 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의 무서운 전염성은 교육과 계도보다는 정부 중심의 신속한 방역 정책 아래에서 더 효과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에 대한 부수적 작용은 신자유주의 논리의 급속한 쇄락이다.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작은 정부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코로나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