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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과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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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주는 고민 / 이승윤 기본소득이 주는 고민 이승윤(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부) 1. 변화하는 노동과 상품화 된 불안정노동자 다중활동을 기반으로 하는 인간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한 전제 조건은 소득보장이다. 그런데 적정수준의 소득을 보장받는 것이, 반드시 시장에서의 ‘일’을 통한 소득보장이어야 할까? 자본주의체제에서 ‘일’에의 강요, ‘쓸모’에의 강요에 의해 우리는 이 물음에 반문하지 못하도록 길들여졌다. 하지만 이 질문은 우리에게 보다 본질적인 고민을 던진다. 모든 개인은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소득에 대한 욕구가 있을 것이다. 또한 한 개인은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노력, 행동, 활동 그리고 노동을 한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한 개인의 소득에 대한 욕구가, 그 개인이 ..
완전고용이라는 불가능한 꿈, 기본소득이라는 유토피아 / 용혜인 완전고용이라는 불가능한 꿈, 기본소득이라는 유토피아 용혜인(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당선인, 기본소득당 前 대표)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 이세돌 9단이 은퇴했다. “이세돌에게 바둑이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위와 같은 질문을 받은 그는 쉽게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바둑을 예술로 배웠다는 그는, 망설임 끝에 알파고와의 대국 이후에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2016년 알파고에게 패배했던 것이 큰 아픔이었고, 은퇴를 결심했던 이유였다는 이세돌 9단은 역사에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인간으로 남았다. 동시에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발달이 사람들의 가치관을 바꾸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람 중 한 명이 되었다. 오늘날 이윤은 더 이상 공장을 짓고 노동자를 고용해서 기계를 돌리는 것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본은..
기본소득의 잠재성 / 류보선 기본소득의 잠재성 류보선(문학평론가,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이사) 1. 기본소득에 관한 부끄러운 고백 셋과 ‘기본소득과 나’ 2. 지독한 가난병의 반복 - 기본소득의 필요성과 필연성 3. 기본소득 혹은 우리 시대의 ‘적절 정치경제학’ – 기본소득의 잠재성 4. 팬데믹 세상과 기본소득이라는 (불가능한 것의) 가능성 1. 기본소득에 관한 부끄러운 고백 셋, 그리고 ‘기본소득과 나’ 고백할 것이 있다. 세 가지다. 우선, 나는 기본소득에 대해 잘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기본소득에 대한 이해란 나에게 한없이 관대한 내가 보기에도 한심한 수준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믿기 힘들겠지만 이 정도다. 기본소득적인 것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기본소득이란 개념이 탄생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노동소득, 자산소득이 이제까지..
기본소득 구상의 기독교윤리적 평가 / 강원돈 기본소득 구상의 기독교윤리적 평가 강원돈 (한신대학교 신학과 교수/기독교윤리) I. 머리말 최근 몇 년 동안에 기본소득 구상은 위기에 직면한 사회국가를 개혁하기 위한 급진적인 강력한 대안으로서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찬반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본소득의 본래 개념은 ‘무조건적인 기본소득’(bedingungsloses Grundeinkommen)이다. 이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기본소득은 모든 사람들이 노동업적이나 노동의사, 가계 형편과 무관하게 정치공동체로부터 개인적으로 지급받는 소득이다.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이 획기적인 소득분배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존엄성에 부합하는 삶을 누리고, 자본이나 국가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의 발전과 공..
녹색전환과 기본소득 / 하승수 녹색전환과 기본소득 하승수(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1. 기본소득의 의미는? : 녹색전환을 위한 실마리 영화 는 지구의 미래를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면, 황사 같은 먼지가 폭풍처럼 밀려오고, 밀농사가 불가능해져서 옥수수만 심게 되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아픈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한마디로 인류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상황이었다. 바로 기후변화, 아니 기후위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이 공상이 아니라, 곧 닥쳐올 현실이라는데 있다. 올해 여름에 유럽은 40도가 넘는 폭염을 겪었고, 시베리아에서 일어난 산불은 벨기에보다 넓은 면적의 산림을 불태웠다. 기후위기는 잦은 가뭄과 홍수를 불러일으킬 것이고, 사막화도 더 심해질 것이다. 농작물들은 바뀐 기후에 적응하지 못하고, 농사는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생태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본 소득’, 그 올바른 방향성을 위해 / 이정배 생태신학적 관점에서 본 ‘기본 소득’, 그 올바른 방향성을 위해 이정배 교수(顯藏아카데미) 평소 잘 생각하지 못했던 주제이다. 사실 오래 전부터 귓가로 스쳐갔던 개념이긴 했으나 필자 자신의 신학적 주제로 삼지 못한 것이다. ‘기본소득’이란 말이 낯설었던 것은 우선은 시대적 흐름을 포착하지 못한 것이 첫째 이유이겠고 내 자신의 삶과는 무관하다 여긴 것이 그 뒤를 잇는 까닭일 것이다. 지금껏 거대담론에 마음을 빼앗겼기에 구체적 사안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던 것도 또 다른 요인이라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주제에 대한 충분한 공부가 없어 마음이 편치 않지만 주어진 기회를 채찍삼아 생각을 정리해 볼 것인바, 이후 깊이 천착하리라 뜻을 세워본다. 본 글에서 필자는 ‘기본소득’에 대한 아주 기초적인 간결한 ..
신자유주의의 양극화와 해방신학 그리고 기본소득 / 홍인식 신자유주의의 양극화와 해방신학 그리고 기본소득 홍인식 들어가면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는 기아, 역병, 전쟁을 통제하는 데 그럭저럭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들은 이제 자연의 불구해하고 통제 불가능한 폭력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문제가 되었다.”유발 하라리가 그의 저작 ‘호모 데우스’ 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하라리는 계속해서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기술과학의 발달로 생물학적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오늘의 문제는 배고파 죽는 것이 아니라 과식으로 죽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라리는 세계에 가난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기아로 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하는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그런가? 나는 이런 하라리의 언급은 지나친 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