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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를 넘어 새로운 헌신으로 / 최경환 최경환 (중앙루터교회 전도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생존주의 넘어서기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재능과 끼를 펼치는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서바이벌이라는 장르가 아니고선 음악 프로그램을 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치열한 미션과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만 승자가 될 수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은 마치 현실을 너무나 리얼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같아 섬뜩하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했다. 이제는 운동, 요리, 교육, 여행, 연애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다. 이를 보는 시청자는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라 느끼게 된다. 웹툰, 드라마, 예능에서도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
재난과 교회 / 이민희 이민희 (옥바라지 선교센터) 위험사회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일찍이 ‘위험사회’를 정의했다. ‘위험’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재난의 가능성을 의미하며, 미래 가능성으로서 ‘위험’이 현실화되는 사건이 ‘재난’이다. 현대사회에서 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단일 국가나 사회적 집단이 해결할 수 없다. 국가, 계급, 인종을 가로질러 온 인류가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하다. 자원 고갈, 식량과 물 부족, 기후변화 같은 생태학적인 위험, 원자력사고나 생명공학에 의한 사회적인 위험처럼 전 세계는 사실상 이런 초국가적 위험사회이다. 나아가 이미 재난 사회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징후를 우리는 여러 차례 경험해 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지난 몇 년 가혹하게 겪은 팬데믹을 들 수 있다. 매일 언론..
[11월의 주제 소개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2023년 10월 7일 유대인의 안식일에 팔레스타인 이슬람 저항운동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2014년 가자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다시 발발한 전쟁으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충돌이라고 한다. 현재 양측 모두 엄청난 사상자와 부상자가 속출하지만, 양측 모두 전면전을 포고한다. 사실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과의 분쟁과 대립의 역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전쟁은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초대 수상인 ‘다비드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 건국을 표명하면서 촉발된 1차 중동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이 주변에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에는 시온주의와 더불어..
우리도 공범이다: 시온에 새겨진 광기의 잔혹사 / 이상철 이상철(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그러나 바로 그 날 밤에, 주께서 나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다윗에게 가서 전하여라. '나 주가 말한다. 내가 살 집 을 네가 지으려고 하느냐? 그러나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 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않고, 오직 장막이나 성막에 있으면서, 옮겨 다니며 지냈다. 내가 이스라엘 온 자손과 함께 옮겨 다닌 모 든 곳에서,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라고 명한 이스 라엘 그 어느 지파에게라도, 나에게 백향목 집을 지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말한 적이 있느냐?'”(삼하 7,4-7) I.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가슴이 아프고 난감하다. 우선 모든 불행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 / 오세조 오세조(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과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12) 들어가는 말 지난 2월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성경에 나오는 지명과 사진으로만 본 약속의 땅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약속의 땅을 본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약속의 땅에서 내가 본 기억에는 좋은 추억만 있지는 않다. 버스를 타고 약속의 땅을 여행하면, 늘 따라다니는 한 광경이 내 기억과 무의식 속에서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로 팔레스타인 지역과 유대인 지역을 구분하는 8m 높이의 분리 장벽이다. 이 장벽을 통과할 때면 총을 든 군인들이 양쪽에서 검문한다. 특별히 이 분리 장벽을 팔레스타인 지역 쪽에서 바라보면 제삼자..
[10월의 주제 소개글] 출생신고조차 박탈당한 아이들 / 김한나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 우리는 그동안 사회로부터 소외당하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왔다. 그리고 그들이 당하는 고통과 그들이 바라는 최소한의 권리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내고자 노력해 왔다. 하지만, 우리 사회 속에는 소외된 자 중에서도 진정 소외된, 자신의 권리에 대한 목소리조차 낼 수 없었던 ‘그림자 아기들’이 존재한다. ‘그림자 아기’는 출생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아기를 뜻하는 용어다. 그 아이들은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부모의 학대와 유기, 심지어 죽음의 그림자 속에 방치되어 왔다. 수원 영아 시신 냉장고 유기 사건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여실히 드러내는 비극적이고 참혹한 사건이다. 자신의 아이를 둘이나 살해하여 냉장고에 보관하고도 의심과..
그림자 아기를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 / 오세조 그림자 아기를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 -교회는 최후이자 최선의 사회 안전망이 되어야 한다.- 오세조 (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감사 배경과 조사 경위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의 위기 아동에 대한 정부의 관리 실태를 조사하는 정기감사 과정에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동안 병원 출산 기록은 있지만, 아직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영·유아가 무려 2,236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지역별로 경기 641명, 서울 470명, 인천 157명, 경남 122명, 전남 98명, 경북 98명 순 등이었다. 이에 감사원은 출생한 신생아가 출생신고 전이라도 예방 접종을 위해 7자리 ‘임시신생아번호’가 부여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을 계속 추적했다. 감사원은 이 가운데 이유 없이 연락을 거부하는 경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