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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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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뉴노멀은 지구의 새로운 균형감각을 좇아갈 수 있을까? / 신익상 신익상(성공회대학교, 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04년도에 경제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new normal’이라는 용어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사회 문화적 변곡점을 뜻하는 말로 확장되었다. 뉴노멀, 보통 ‘새로운 표준’이라고 번역되는 이 말은 이전과 이후 사이의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전제하는 말이다. 지금 이러한 변화가 사회,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인류 문명들의 전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그런데, ‘전 세계’라는 이 말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소린가! 인류는 너무도 쉽게 이 세계 전체를 자신들과 동일시해 버린다. 인류의 공간적 영역은 지구라는 행성의 부분이며, 이 행성은 태양계의 부분이고, 이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부분이며, 이 은하는 우리 우주의 부분..
지금 할 일이 있다면? 생각일 뿐. / 김조년 김조년(한남대 명예교수, 퀘이커) 모두가 다 지금이 살기가 어렵고 미래가 불안하다고 말한다. 전망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경로와 방향 그리고 기한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아직까지 백신이 나오지 않아서 모두 불안해한다. 인간의 모든 삶, 정치, 경제, 산업, 교육, 종교, 군사, 언론 등 모든 분야에서 이제까지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들이 혼란스럽게 질서를 잡지 못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사회와 인류의 문명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이 상황이 길면 분명히 달라지겠지만, 짧게 끝나면 잠깐 움찔하다가 다시 이제까지 오던 우려되는 길을 그냥 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상황이 길든 짧든 달라져야 한다는 점이다. 왜..
뉴노멀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갔던 사도 바울 / 한수현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코로나가 한참인 시절, 10시가 넘으면 유령도시로 변하는 서울의 한 개봉관에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테넷(TENET)을 보았다. 저녁 9시에 시작하는 극장엔 나를 포함 단 3명의 사람만이 앉아있었다. 테넷은 베트맨 시리즈로 유명한 놀란 감독이 20년 동안 조금씩 완성한 각본으로 감독한 영화인데 시간여행을 중심으로 다루는, 과거를 변화시켜 현재와 미래를 바꾸는 류의 줄거리이다. 영화를 보면 인벌젼(Inversion)이란 개념이 등장한다. 이전의 시간에 대한 보통의 영화들이 현재를 바꾸기 위해 타임머신을 이용, 과거로 돌아가 과거를 바꾸는 이야기가 주종이었다. 그러나 인벌젼은 어떤 문을 통과한 물체는 시간을 거꾸로 역행하게 되는 기술이다. 그 물체에는 인간도 포함이 된다. 인벌젼이..
‘고립’이냐 ‘연대’냐 길목에서 선택하기 / 박흥순 박흥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 코로나19가 한국사회와 한국교회에 가져 온 도전과 변화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이전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시간과 공간에 직면하면서 혼선과 시행착오가 계속 있었다. 이제는 이전에 정상이라고 여겼던 생활 습관이나 사고방식을 교정하거나 전환해야 한다는 인식이 사회 모든 영역에 가득 찼다. 그럼에도 코로나19가 던지는 도전과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거나 분석하지 못한 채 이전에 습관처럼 진행했던 일들을 고집하며, 도전과 변화에 저항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를 진단하기 이전에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대한 분석이 더 절실한 시기다.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사회와 교회는 어떤 모습을 상상해야 하는가?..
뉴노멀 시대, 사랑으로 서로를 포용할 때 / 김한나 김한나(성공회대학교)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미가6:8) 코로나로 인한 격변의 시대, 교회를 향하신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기억하고 우리의 과오를 회개하며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를 소망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적는다. 현재 한국 교회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으로 그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교회는 내적 혹은 외적 편향성을 추구하며 서로를 향한 혐오와 적대감으로 몸의 균형을 상실해가는 듯 보인다. 내적 편향성을 지닌 교회들은 하느님의 말씀과 복음의 진리를 전파하고 선교에 적극적이며 성도들의 영적 건강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교회 안에만 제한된 영성으로 사회참여에 소극적이고 삶과 신앙의 분리로 인해 일상에서의 거룩성을..
[머리글] 뉴노멀: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 사이에서 Covid19로 인한 재난 상황을 반년 넘게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황이 호전되기 보다는 제2 제3의 확산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될지 아무도 정확한 예측을 내 놓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정치와 언론은 연말이나 내년쯤이면 백신이 나올 것이고, 그러면 다시 과거의 자연스러운 삶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전파합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의 삶은 결코 코로나 이전의 삶과 같은 것이 될 수 없으리라는 것이, 아니 코로나 이전처럼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보다 솔직한 전망입니다. 언제든 원하면 서로 만나 대화하고, 따뜻하게 서로를 느끼고, 냄새 맡으며, 서로의 호흡을 섞어 가며 살던 삶은 우리가 무슨 짓을 해도 모든 상황에서 변함없이 허락되는 삶의 형식이 아..
뉴노멀의 3가지 열쇠말: 단순성, 연대성, 우주적 영성 / 김경재 김경재 (한신대 은퇴교수) 코로나 이후 개인적 사회적 삶이 어떤 형식으로 변화할까 궁금증 혹은 절박한 관심으로 인해 ‘뉴노멀’ 담론이 많아진다. 그런데 어쩐지 나는 ‘뉴노멀’이라는 단어자체부터 거부감을 갖는다. 왜냐하면 노멀(normal)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가 “표준적인, 전형적인, 정규적”이라는 뜻이 본래 의미이고, 그 본래 뜻이 일상 언어생활에서 느슨해져서 “보통의, 통상적인, 정상적”인 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긴 하지만, Covid19펜데믹 이전, 세계를 풍미한 소위 신자유주의 질서와 1960년 군사구테타 이후 추진해온 한국사회의 산업화, 정보화, 생명공학화가 추구하던 “표준적이고 전형적이며,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삶의 가치관과 생활스타일을 ‘노멀’(normal)이라고 가정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