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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성범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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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고통당할 때, 우리는 어디 있었는가 / 채수지 채수지(한국여신학자협의회 기독교여성상담소 소장) 나는 몇 년 전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 시달려 이혼을 고민하는 한 중년 여성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적이 있다. 그녀가 남편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고도 결혼을 감행하게 된 이유는 연애 시절 남편이 그녀의 나체 사진을 몰래 촬영해두었다가 자신과 결혼하지 않으면 사진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헤어진 남자 친구가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고 있으니 어쩌면 좋겠냐는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종종 듣게 된다. 그들은 이미 동영상이 유포된 것은 아닌지 불안해했고, 사람들이 동영상 속 자신을 알아볼 것만 같아 집밖에 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카메라는 여성의 몸이 상품으로 간주되고 ‘순결’ 여부가 여성의 가치를 좌우하는 사회에서..
n번 방의 괴물들 / 이난희 이난희(한국여신학자협의회 홍보출판위원장) 처음엔 이게 무엇인가 싶었다. 엔포 세대라는 말은 들어보았는데, 엔번 방이라니... 노래방이나 만화방 같은 그런 방인가 생각도 들었다. 엔번 방 사건은 디지털 성착취 영상 불법 거래 범죄 사건이었고, 예상하듯이 그 피해자는 주로 여성들 특히 십대 혹은 그 미만의 어린 소녀들이었다. 이 사건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성착취 영상만이 아니라,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고 상품으로 취급하고 학대하며, 강간모의와 살해협박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악질적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충격을 경험하였다. 이번 엔번 방,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드러낸다고 보여진다. 첫째,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20대 미만의 매우 젊고 어린 연령층이다. 이 젊은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