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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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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학적 폭력의 사회」 - ‘왜 우리는 약자에게만 이토록 가혹한 것일까?’ / 김태형 김태형(사회심리학자, 심리연구소 ‘함께’) 오늘날 한국 사회는 약자들을 학대하는 사건들로 조용할 날이 없다. 아파트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 연달아 발생하고 있는 아동학대 사건, N번방 등의 디지털 성착취 사건, 동물학대, 노인학대, 장애인학대 등 그 사례를 열거하자면 끝이 없을 정도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오늘날 한국이 약자를 사랑하고 감싸 안는 사회가 아니라 차별하고 무시하며 나아가 학대하는 사회가 된 데에는 여러 원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지면 관계상 여기에서는 가장 중요한 몇 가지만 언급하기로 한다. 학대 사회의 객관적 조건 한국이 약자를 학대하는 사회로 전락한 분기점은 90년대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80년대에는 아예 왕따라는 말 자체가 없었지만, 2000년대가 되어서는 왕따가 일반화되..
학대를 막는 데도 한 마을이 필요하다 / 김유승 김유승 (이화여자대학교) 어느 시대에나 재난의 우선적 희생양은 언제나 사회적 약자들이다. 질병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말이 무색하게 코로나 19는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기반들을 재빠르게 찾아내었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이차적인 문제들, 즉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 불리는 고립감과 우울감, 무기력증 등의 심리적인 문제 및 소비 위축으로 인한 경영난, 휴직, 실업 등 근본적인 생존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사회·경제적으로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을 겨냥했다. 이는 아직도 우리 사회가 구조적 불평등 가운데 정초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코로나 발 가정폭력은 이러한 불평등한 구조 맨 밑바닥에서 가장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적나라하게 비춰준다. 지난 4월 ..
아동학대범은 얼굴에 뿔난 사람이 아니다 / 김예원 김예원 변호사(장애인권법센터) 코로나19로 인해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강제되면서 불길한 예감이 시작되었다. ‘아이들은 가정에만 있으라.’는 사회에서, ‘가정이 지옥보다 더 힘든 아이들이 얼마나 많이 다치고 죽어갈까?’ 하는 걱정이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세계적 모범국가라고 들떠있을 때부터 그 예감은 슬슬 현실이 되었다. 여행 가방 안에 갇혀 모진 학대를 받다 병원에서 끝내 사망한 초등학생, 죽을 위험을 각오하고 지붕으로 탈출해 구사일생 살아남은 같은 나이의 초등학생... 이 유례없는 감염병 재난 속에서 우리 사회의 약한 고리들이 여럿 드러났지만, 아동학대 문제는 사실 속수무책 몇 개월간 방치되다시피 하였다. 학대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일, 학대 장소에 들어가 조사하는 일,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