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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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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생명과 평화는 이어져 있다 / 김민호 김민호 (지음교회 담임목사, 문화다양성교육연구회 다가감 대표) “개별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많은 사람들이 다소 의식적으로 '이방인은 모두 적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확신은 대개 잠복성 전염병처럼 영혼의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다.”(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서문 중) 코로나19바이러스로 인한 혼란이 좀처럼 종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감염병이라는 게 무섭다. 질병 자체도 그렇지만, 그보다 사람들끼리의 접촉을 꺼리게 된다는 것이 더 주요하지 않을까. 더 이상 이웃들과 살갑게 몸을 부대낄 수 없다는 것 말이다. 손을 붙잡아 흔들거나, 격렬하게 서로의 가슴을 끌어안거나, 볼을 비비거나, 입술을 마주치거나 등등 인류의 인사법에는 신체접촉이 수반되곤 했다. 그런 인..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 정경일(새길기독사회문화원) 뉴욕에서의 유학 생활 첫 해, 내 일상은 집과 학교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것이었다. 세계적 관광지이며 '브로드웨이'가 상징하는 문화 예술의 용광로인 도시에 살면서도 뉴욕을 즐길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세미나마다 독서와 에세이 과제가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며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도서관에 제일 먼저 들어갔고 제일 나중에 나왔다. 내가 즐겨 앉는 자리는 마치 내 ‘지정좌석’처럼 되어서 어쩌다 다른 누가 거기 앉기라도 하면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아무개 자리’니 비켜달라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만 하며 건조하게 지낸 건 아니었다. 유학은 내게 인생의 ‘쉼표’이기도 했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