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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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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문화 꽃이 피었습니다! / 김한나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학교) 죽음의 공포라는 극한 상황 앞에서 ‘오징어 게임’ 속 인물들의 가면은 서서히 벗겨진다. 사회적 약자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던 세련된 지성인에서부터 극 중 가장 이타적인 주인공까지도, 결국 속임수와 폭력, 살인을 통해 생존과 부를 좇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묘사를 통해 인간의 이기적 본성과 자기중심주의의 실체를 드러낸다. 게임에 이기기 위해 한팀을 이루었던 연대도 결국 개인의 이익 앞에서는 와해되고, 가장 가까운 상대마저도 배신하는 등장인물들의 행태는 우리의 보편적인 얼굴을 보는 듯하다. 극의 막바지, 주인공과 깐부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서 인간이 욕망하고 집착하는 것들이 얼마나 공허한가에 대한 자조적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과연 우리 각..
죽어야 끝나는 욕망, 오징어 게임 / 고성휘 고성휘 (NCCK 교육위원, 장신대 박사후연구원)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뿐 아니라 게임을 지배하는 은밀한 구석의 관음증자들까지 모두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드라마이다. 게임보다 더 지옥 같은 실재를 발견한 2차 게임 참가자들은 돈을 향한 그들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비인간성의 끝판을 보여주는 악한 군상들의 모습을 다 드러내면서 죽음으로서 그들의 욕망을 마무리하였다. 신자유주의 사회에 사는 파편화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한계에 대한 불안은 한국이라는 배경의 특수함이 아닌 보편적인 어느 세계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공감하게 된다. 456분의 1을 돌파해야 하는 목숨을 건 실재 아닌 실재는 게임이 아니라 우..
인류의 뉴노멀은 지구의 새로운 균형감각을 좇아갈 수 있을까? / 신익상 신익상(성공회대학교, 한국교회환경연구소) 2004년도에 경제 분야에서 처음 사용되기 시작한 ‘new normal’이라는 용어가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사회 문화적 변곡점을 뜻하는 말로 확장되었다. 뉴노멀, 보통 ‘새로운 표준’이라고 번역되는 이 말은 이전과 이후 사이의 되돌릴 수 없는 변화를 전제하는 말이다. 지금 이러한 변화가 사회, 정치, 경제, 문화를 비롯한 인류 문명들의 전 영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그런데, ‘전 세계’라는 이 말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소린가! 인류는 너무도 쉽게 이 세계 전체를 자신들과 동일시해 버린다. 인류의 공간적 영역은 지구라는 행성의 부분이며, 이 행성은 태양계의 부분이고, 이 태양계는 우리 은하의 부분이며, 이 은하는 우리 우주의 부분..
캐슬과 광장 / 송진순 캐슬과 광장 - 송진순(이화여자대학교)JTBC 홈페이지 중 "스카이캐슬" 페이지#1 캐슬 vs 캐슬 높은 천장과 대리석 기둥, 그 사이에서 흘러내리는 거대한 휘장,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 대형 테이블에는 화려한 꽃과 테이퍼 캔들, 각종 와인과 샴페인, 러시아 황실 자기 코발트 넷에 서빙되는 디너 정찬, 그림자처럼 움직이는 수많은 메이드들. 고급스러운 연회에는 상류 엘리트 가정의 교양과 품격이 흘러넘친다. 스카이캐슬의 첫 화는 서울 의대에 합격한 아들의 엄마를 위한 축하파티로 시작된다. 종편 사상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올 겨울을 뜨겁게 달군 이 드라마는 한국 사회에 스카이캐슬 신드롬을 일으켰다. 스카이캐슬은 한국 사회의 일부 특권층의 광기어린 교육열, 권력과 성공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욕망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