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텔레그램성착취

(4)
우리 모두가 텔레그램 성착취의 “공범”입니다. / 강은정 강은정(안양나눔여성회 디지털성폭력예방교육센터) 남자아이들은 다 야동 보면서 크는 거라고요? 아들이 야동 볼 때 휴지를 넣어주셨다고요? 한창 성장기 호기심을 막으면 엇나갈 수 있다고요? 일탈계 여성들이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에 성착취를 당한 것이라고요? 일부 비행 청소년들의 문제라고요? 그렇다면 당신이, 그래서 우리 모두가 바로 텔레그램 성착취의 “공범”입니다. 디지털성폭력은 여성의 신체를 상품화・대상화하고 소비・유통함으로써 돈을 벌어들이는 거대 성산업 구조와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엄격하며 가해자에게는 관대한 한국사회 문화구조 속에서 오늘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1997년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빨간마후라 비디오’를 기억하실 겁니다. 해당 비디오는 10대 남학생 두 명이 일방적으로 촬영하고 여학생의 동의 없이..
n번 방의 괴물들 / 이난희 이난희(한국여신학자협의회 홍보출판위원장) 처음엔 이게 무엇인가 싶었다. 엔포 세대라는 말은 들어보았는데, 엔번 방이라니... 노래방이나 만화방 같은 그런 방인가 생각도 들었다. 엔번 방 사건은 디지털 성착취 영상 불법 거래 범죄 사건이었고, 예상하듯이 그 피해자는 주로 여성들 특히 십대 혹은 그 미만의 어린 소녀들이었다. 이 사건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성착취 영상만이 아니라, 피해 여성들을 노예로 지칭하고 상품으로 취급하고 학대하며, 강간모의와 살해협박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악질적이었다.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분노와 충격을 경험하였다. 이번 엔번 방,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드러낸다고 보여진다. 첫째, 가해자와 피해자들이 20대 미만의 매우 젊고 어린 연령층이다. 이 젊은 세..
비단 n번방만의 문제가 아니다 / 김민영 김민영(다시함께상담센터 소장) 텔레그램은 러시아 태생의 두로프 형제가 2013년에 출시한 비영리 메신저다. 당초 텔레그램이 표방한 강력한 보안 정책은 반푸틴 세력을 감시하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되었으나, 성착취물을 공유하고 이를 통해 이득을 벌어들이고자 목적하는 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안전한 플랫폼으로 기능하였다. 아르바이트 구인글을 거짓으로 올리거나 일탈 계정을 운영하는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방식으로 확보한 여성들의 개인 정보를 탈취한 뒤, 이를 토대로 협박하면서 점점 수위가 높은 촬영물을 요구하거나 성폭행을 일삼은 이들의 집단적 범죄행각은 주요 운영진과 26만명의 공모자들에 의해서 견고해졌다. 여성 대학생 2명이 잠입하여 n번방 속 잔인한 성착취 면면을 고스란히 감내하며 그 ..
야만은 침묵을 먹고 자란다. / 김신애 김신애 목사( YWCA아카데미위원회 위원, 인천기독교신문사) 2019년 11월 28일 텔레그램 성착취를 기획보도한 한겨레 취재팀의 오연서 기자는 후기에서 후속보도를 간절히 기다렸지만 연말까지 단 한 건의 기사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취재 과정에서 감당해야 했던 정신적 압박보다 이때 느낀 세상의 침묵에 훨씬 더 큰 무기력감과 공포를 느꼈다고 했다. 침묵의 시간은 길었다. 트위터에서 ‘경찰사칭 성폭행 사건’으로 알려진 것은 2018년 8월 경, 당시 n번방 가담자의 경찰 신고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6개월이 지난 2019년 1월 서울신문, 4월 시사저널, 8월 전자신문에서 ‘텔레그램 불법촬영물 공유’와 n번방에 대해 보도했고 같은 해 7월 추적단 불꽃이 텔레그램 성착취에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