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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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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 / 오세조 오세조(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과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12) 들어가는 말 지난 2월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성경에 나오는 지명과 사진으로만 본 약속의 땅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약속의 땅을 본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약속의 땅에서 내가 본 기억에는 좋은 추억만 있지는 않다. 버스를 타고 약속의 땅을 여행하면, 늘 따라다니는 한 광경이 내 기억과 무의식 속에서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로 팔레스타인 지역과 유대인 지역을 구분하는 8m 높이의 분리 장벽이다. 이 장벽을 통과할 때면 총을 든 군인들이 양쪽에서 검문한다. 특별히 이 분리 장벽을 팔레스타인 지역 쪽에서 바라보면 제삼자..
낯선 평화들과의 만남 / 김진수 김진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 평화를 위하여 카를스루에 궁전 앞 큰 길을 따라 걸어내려오다 보면 흰색 텐트들이 줄지어 늘어져있다. 9월의 따가운 햇살을 그대로 받아내는 40여개의 천막들.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그리스도인들이 여러 구호를 내걸고 부스를 운영한다.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브로셔를 나눠주는 이들, 서명운동에 동참해주길 외치는 이들,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공연하는 이들. 각양각색의 얼굴들이 바쁘게 오가는 곳. 제11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희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펼쳐진 브루넨(Brunnen)의 풍경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이 세상을 화해와 일치로 이끄신다Christ’s Love Moves the World to Reconciliationa and Unity” 2013년 부산에 ‘마당’이 있었다..
아파트를 넘어서는 신앙 / 황푸하 황푸하 (새민족교회, 옥바라지선교센터) “이 나라는 아파트에 미친 나라야.” 서대문 형무소 앞 옥바라지 골목이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때 마지막 남은 구본장 여관 이길자 사장님의 외침이다. 정말로 대한민국은 아파트에 미친 나라가 되었다. 대학 강단에서 은퇴한 어느 교수님에게 그림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 그 교수님과 아파트 베란다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경치라고 할 것도 없이 다른 아파트 동들을 보고 있었다. “자네, 저기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겠나?” 내가 말했다. “아니요. 회색 아파트들뿐인걸요.”, “아닐세. 저 회색 아파트에도 햇빛이 반사되어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주님께서 주시는 빛으로 모든 것 안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네.” 그 말을 듣고 침묵 ..
미얀마 민주화 운동 / 신승민 신승민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협력국장) (* 본고는 「종교와 자유」에 기고했던 글을 바탕으로 다시 썼음을 밝힌다.) 먼저 죽음을 불사한 미얀마 국민들의 항거에 깊은 연대를 표하며 민주화를 외치다 쓰러져 간 분들과 그 유가족 위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길 바란다. 미얀마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군사주위에 뿌리를 둔 군부독재이다. 그러나 영국 식민주의 지배를 거쳐 심화된 민족 간의 갈등이 민주주의 정착에 또 다른 걸림돌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우선 민족 간의 갈등에 대해 살펴보자. 미얀마에는 약 135의 소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100년 이상 미얀마를 지배한 영국 식민주의자들은 미얀마의 다양한 민족을 서로 견제, 감시하는 “분리정책” (Divide and Ru..
코로나 시대: 마리아의 노래 / 서광선 서광선(이화여대 명예교수) 1. 예수가 나타나기 전, 세례 요한이 요단강 근처에 나타났다. 세례 요한은 보통사람들과는 달리 낙타 털옷을 입고 허리에는 가죽 띠를 두르고 메뚜기와 들꿀을 먹으며 광야의 자연 속에서 살았다.(마태 3:4) 세례 요한의 설교는 파격적이었다. 한 마디: “회개하라. 하늘나라가 다가왔다.” 그리고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나오는 사람들에게 야단 쳤다. “이 독사의 자식들아, 닥쳐올 징벌을 피하려고 누가 일러 주더냐?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고.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러 요단강으로 모여든 군중들이 물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요한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