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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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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 ‘회복적 정의’ / 한세리 한세리(비폭력평화물결) 학교폭력이 일어나다. 경찰서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왔으니 ‘회복적 대화모임’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미 ‘봉사명령처분’이라는 처벌이 정해진 상황이지만 두 당사자를 위해 회복적 대화모임을 진행해 보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입김이 제법 나던 이른 아침, 경찰서 한켠에 마련된 아담하고 따뜻한 방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먼저 만났다. 가해자인데 제법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오는 여학생을 환대했다. “사실, 나쁜 일이라는 것. 알고 했어요. 그런데 저도 아이들과 어울리려면 돈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랬어요. 그런데 아저씨도 한번 털렸으면 문을 잠그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자기 물건 관리 못한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저 그래서 봉사명령 받았어요.” ..
학교폭력, 공동체 회복의 과정으로 : Changing Lenses / 황필규 황필규 (NCCK인권센터, 회복적정의협회) 여자프로 배구 팀 소속 쌍둥이 자매가 10여년 전 초·중·고등학교 시절 함께 운동한 동료에게 가한 학교폭력 사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졌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재확산되며 일파만파 되었다.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선수들은 현재 무기한 출전 정지와 함께 퇴출 위기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 멤버를 비롯한 연예인들도 학창 시절에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한창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특히 예체능계에서 관행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당사자 주변인들 또한 학교 폭력에 그렇게 예민치 못했다고 할 수 도 있겠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은 10년 전부터 피해자들의 자살이 ..
학교폭력, 이라는 거울 / 송진순 송진순(새길 기독사회문화원) 최근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학폭 미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이야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라떼 이즈 호올스” 수사를 빌어 말하면, 90년대에도 소위 노는 애들, 무서운 언니들은 학교마다 있었다. 하지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한 이들과 한 교실에서 공존이 가능했다. 그들은 가끔 출가하여 세속의 도를 닦고 돌아오고, 교복 치마를 타이트하게 리폼하고, 푸석한 탈색 머리로 헤드뱅잉하며 졸아도,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 앞에서 멋쩍어하고,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면 미안해 할 줄 알았다. 껌을 씹으며 비속어를 밥 먹듯 날리고, 서열쟁탈의 난투가 벌어져도, 소풍과 수련회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다같이 행복해했다. 문제아라는 낙인에 상처받은 그들은 남들보다 일찍 세상 고뇌..
착한 말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김자은 김자은(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 삶의 자리와 교회의 분리만큼, 청소년들에게 학교는 교회와 분리되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학교폭력의 문제를 교회나 기독교 신앙과 연결지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선뜻 생각을 정리하고 글을 쓰기 어려웠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의 ‘학폭’ 사건을 통해 볼 수 있듯 학교폭력은 이미 큰 사회적 문제이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이렇게 큰 사회적 문제로 번지게 되는 수년의 시간 동안 교회는 학교폭력에 대해, 청소년들의 삶에 대해 제대로 말해오지 않았다. 물론 교계 소수의 노고로 회복적 교육, 용서, 화해, 비폭력, 평화로운 갈등조정 등 많은 분야가 연구되고 현실에 적용되어 왔다. 하지만 ‘학교폭력’이라는 거대하고 일상적인 폭력 상황과 청소년 사이의 권력 관계 및 정치적 역..
학교폭력 ; 말해지기 어려운 이야기 “학교폭력” 유명인들의 학창시절 폭력이 폭로된 것을 계기로 잠잠했던 수면 위로 다시 올라온 학교폭력의 문제는 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어디에도 명확한 대답은 없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우리 사건과 신학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3월, 학교폭력 사건이 온 사회에 떠들썩할 때 사건과 신학으로 다루기 위하여 주제로 삼았지만 접근하기에 조심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제야 겨우 말해지기 어려운 진실에 대하여 말하려고 한다. 우리는 오랫동안 학교폭력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했다. 그야말로 학창시절, 철부지들이 저지른 일을 문제삼아 뭐하겠냐는 시각에서부터, 행여나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창창한 아이들의 앞길을 막는 일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시각까지, 그러니 조용히 좋게 ..
‘사이버 학교폭력’으로 멍울진 아이들-‘사랑의 하느님을 통한 인격적 관계의 회복을 향하여’ / 김한나 김한나 (성공회대학교)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창1:26) 성경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크게 기뻐하셨음을 알 수 있다. 그분은 아브라함과 세운 언약을 통해 당신의 사랑하는 백성을 택하셨고 모세를 통해 그들을 이집트의 압제에서 해방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구약의 율법 조항들은 강자로부터 약자를 보호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반영한다. 결정적으로 그분의 사랑하시는 자녀들을 구속하시고자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육신하셨다. 이처럼, 인간은 하느님의 과분한 사랑과 보호를 받는 존재로서 이는 우리의 자격이 충분해서가 아닌 그분의 지극한 사랑과 풍성한 은혜에 기인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사이버 따돌림은 온라인 공간에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