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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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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블루스 – 이 서러운 세상의 따뜻한 해방구 / 배영미 배영미 (기독여민회 홍보출판위원장) 혼돈의 카오스같은 시간을 지나고 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임신 중단과 관련한 판결을 뒤집는 바람에 미국 여성들의 임신 중단에 대한 결정권이 사실상 박탈된 날, 상원에서는 총기규제 최종안이 가결되었다. 허술한 의료보장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해 죽어가는 나라에서, 숱한 총기 난사로 인해 수많은 이들의 삶이 갑자기 중단되는 나라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의 결정권을 제한하다니 참으로 혼란스러운 사태가 아닐 수 없다. 불의한 전쟁과 강대국의 탐욕으로 세계 경제는 바닥 모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고, 일본의 전시 성노예제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독일 미테(Mitte) 구에 설치된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는 없었다”며 소녀상을 철거하라는 극우 단체 인사들..
나와 그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 / 이혜영 이혜영 (미국장로교(PCUSA) 파송 선교동역자, 여신학자협의회)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건축된 지 4년정도 되는 신축 아파트인데 앞에 공원이 있다는 이유로 4년 전에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처음 이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는 주위가 개발이 되지 않은 황량한 곳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주변에 높은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불과 4년만의 일이다. 최근 우리 아파트 바로 옆에 이름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황당한 논쟁에 대해서 듣게 되었는데 그 내막은 이러하다. 그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이 들어갈 학교를 배정하는데 길을 건너면 바로 있는 초등학교에 배정하지 말고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아파트 촌에 사이에 있는 초..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 / 박흥순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 ‘마을’이나 ‘동네’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돌이킬 수 없는 과거를 회상한다며 낭만적이라고 핀잔을 듣는다. 거의 무너져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 ‘공동체’라는 의미를 붙들고 목이 쉬도록 외친들 되돌릴 수 없다. 기후 위기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외쳐도 꼼짝하지 않는 사람들이 ‘마을’, ‘동네’, ‘공동체’, ‘공유’라는 단어에 반응하리라 기대함이 어리석다. 놀라운 것은 자기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일에는 호의적이고 관대하다가도 이해관계로 얽히면 얼굴색이 바뀌고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부실 공사로 거짓 위용을 자랑하던 삼풍백화점이 1995년 6월에 붕괴하고 502명 희생자가 있었던 그 자리에 고급 주상 복상 아파트 아크로비스타가 당당하게 자리 잡았..
지금 교회가 할 일; 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지금 교회가 할 일; 환대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 이종민(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케케묵은 교회의 위기라는 말은 이제 그만하자. 세상에 교회가 더 이상 필요 없다면 문을 닫으면 될 일이다. 그 뒤에는? 그 분이 알아서 하시지 않겠는가! 교회의 총회들이 교회지도자들이 모여 높은 자리에 앉아 그럴듯한 옷을 입고 교회를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을 논의하는 자리라면 우리는 그 동안 신물나게도 그 풍경을 보아왔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이 땅의 교회에 분명한 사명이 떨어졌다. 그것은 낯선 이주자들을 환대하라는 것이다. 2018년 예멘인 500여명이 제주도에 상륙하여 난민신청을 한 사건은 한국사회에 일대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이들의 집단 난민신청은 이주민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17세기 중반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