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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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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져 열릴 이들을 바라며 / 송진순 송진순 (NCCK 신학위, 이화여자대학교) 정치란 권력을 사용하여 삶에 질서를 함께 부여하는 행위로서, 심층적으로는 하나의 인간적인 기획이다. 마음이 부서져 흩어진 게(broken apart) 아니라 깨어져 열린(broken open) 사람들이 정치의 주축을 이룬다면, 보다 평등하고 정의롭고 자비로운 세계를 위해 차이를 창조적으로 끌어안고 힘을 용기있게 사용할 수 있다. - 파커 J. 파머 11월 30일, 조동연은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 발표가 나가고 세시간 뒤 유튜브 동영상과 페이스북을 통해 그녀의 사생활 의혹이 불거졌고, 12월 2일, 삼 일만에 그녀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글이 나올 즈음이면, 한 달이 지난 사건은 신속하게 묻힌 채, 촌각을 다투는 대선 후보들의 흥미진진한..
상징적 폭력과 구경꾼의 이름으로 / 김민정 김민정 (성공회대학교 신학연구소) 무엇이 폭력인가? 대한민국 대선 정국에서 군인 출신의 대학 교수 한 사람이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위촉되었다가 사생활과 관련된 의혹으로 사퇴한 사건이 있었다. 위원장 위촉과 자진 사퇴, 그리고 사퇴에 대한 공식 수용이 이루어지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4일 이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발생한,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사회적이고 상징적인 폭력은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이 사건은 어떤 면에서 폭력적이었을까? 각종 범죄에서 시작해서 테러, 폭동, 국제분쟁에 이르는 폭력은 가시적인 폭력으로서 우리가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는 것들이다. 반면 ‘언어’라는 상징을 통해 특정인을 규정하고 단죄하는 폭력은 비가시적인 것이다. 슬라보예 지젝은 이를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