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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의 주제 소개글] 영화「서울의 봄」 이진경(NCCK 신학위원, 협성대 교수) 작년 말에 개봉해 현재까지 무려 1,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은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기록적인 흥행열풍 이외에 놀라운 사실은 대한민국의 2,30대가 이 영화의 주요 소비지라는 사실이었다. 1979년, 그러니까 거의 45년 전 신군부가 일으킨 12·12 군사반란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은 2,30대가 영화 속 사건에 분노한다. 기이하기까지 한 이 사회적 현상은 아마도 그때의 기시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에 은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2편의 감상문을 통해 영화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건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하고 있는지 성찰해 보고자 했다. 특별히 이번 감상문을 위해서는 12·12 군사 반란..
봄 길목에 도사린 한파를 넘어 / 이훈삼 이훈삼 (NCCK 신학위원회 부위원장, 주민교회) 40여 년 전, 이 땅을 뜨겁게 달구었던 민주화의 열기와 그 갈망을 차갑게 군홧발로 짓밟은 쓰라린 이야기가 스크린을 통해 우리 앞에 나타났다. 5.16 군사반란 이후 우리는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박정희 군부 독재 아래서 신음하였다. 권력은 오래되면 썩기 마련이지만 그 썩음은 단순한 부패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잔인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박정희 군부 정권의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이 1972년 통과됨으로써 민주주의는 다시 일어설 기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 독재 권력의 오른팔인 중앙정보부장이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를 사살한 것이다. 최고위 권력 내부 암투의 결과로 우리는 뜻..
이긴 자들이 판치는 세상 / 남기평 남기평 (NCCK 화해통일위원회 간사) “그 이왕이면 혁명이라는 멋진 단어를 쓰십쇼!” 2시간 20분 보는 내내 지겨웠다. 그리고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불편했다. 당장이라도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왜 에 열광하고, 2030대가 재차, 삼차 관람하는 이유를 당최 잘 모르겠다. 왜 그렇게 불편했는지, 굳이 이유를 따져보면, 영화의 런닝타임 내내, 그 결말을 아는 게 힘들었는지, 아니면 내가 사는 지구의 현실과 지극히도 닮아 있어서 그런지, 또 아니면 45년이 지난 2024년인 현재도 ‘이왕이면 혁명’세력들의 계승자들이 변하지 않고 이 놈의 정치판을 흔들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유 아닌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1212 군사 반란은 어설펐다. 슬프게도, 어설픈 세력이..
[12월의 주제 소개 글] “우리 서로 안녕하십니까?” / 김한나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 뉴스에서 빈번히 보도되는 ‘참사’는 우리 사회의 비참하고 아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연재해 혹은 인재로 인해 발생하는 참담하고 끔찍한 사건들로 인해 우리 사회는 공포와 무력감, 불안과 우울감으로 오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참사가 나와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사회를 향한 불신으로 인해, 어느덧 개인과 가족 중심의 각자도생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 태세는 사회와 낯선 이웃을 향한 경계와 불신을 조장하며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참사 후유증’에 대한 인식과 성찰보다는 책임 회피와 비판, 내 것 지키기를 위한 경쟁에 몰두하여 또 다른 사회적 참사를 경험하고 있다...
애도를 넘어 새로운 헌신으로 / 최경환 최경환 (중앙루터교회 전도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생존주의 넘어서기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재능과 끼를 펼치는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서바이벌이라는 장르가 아니고선 음악 프로그램을 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치열한 미션과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만 승자가 될 수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은 마치 현실을 너무나 리얼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같아 섬뜩하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했다. 이제는 운동, 요리, 교육, 여행, 연애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다. 이를 보는 시청자는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라 느끼게 된다. 웹툰, 드라마, 예능에서도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
재난과 교회 / 이민희 이민희 (옥바라지 선교센터) 위험사회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일찍이 ‘위험사회’를 정의했다. ‘위험’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재난의 가능성을 의미하며, 미래 가능성으로서 ‘위험’이 현실화되는 사건이 ‘재난’이다. 현대사회에서 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단일 국가나 사회적 집단이 해결할 수 없다. 국가, 계급, 인종을 가로질러 온 인류가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하다. 자원 고갈, 식량과 물 부족, 기후변화 같은 생태학적인 위험, 원자력사고나 생명공학에 의한 사회적인 위험처럼 전 세계는 사실상 이런 초국가적 위험사회이다. 나아가 이미 재난 사회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징후를 우리는 여러 차례 경험해 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지난 몇 년 가혹하게 겪은 팬데믹을 들 수 있다. 매일 언론..
[11월의 주제 소개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2023년 10월 7일 유대인의 안식일에 팔레스타인 이슬람 저항운동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2014년 가자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다시 발발한 전쟁으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충돌이라고 한다. 현재 양측 모두 엄청난 사상자와 부상자가 속출하지만, 양측 모두 전면전을 포고한다. 사실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과의 분쟁과 대립의 역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전쟁은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초대 수상인 ‘다비드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 건국을 표명하면서 촉발된 1차 중동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이 주변에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에는 시온주의와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