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우리는, 당신들의 토큰이 아닙니다.”
2021년의 마지막 사건과 신학을 위해 여러 시간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결국 조동연 그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일들을 다루기로 결정했을 때, 우리는 이것이 조동연 그 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만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조용히 묻히고, 동시에 또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일어나는, 계속해서 반복되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사회 정치의 한계이기도 하며 지독한 성차별의 문제이기도 한, 동시에 도덕주의로 치장한 우리 사회 뒷면의 관음증을 여실히 증명한 일이며 그것을 자양분 삼아 자라온 저속한 저널리즘의 문제이기도 한 이 문제를 한 개인에게 짊어지우고 아무 일도 없었던 양 그렇게 지나가버려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나가는 나그네들아, 이 일이 당신들과는 참으로 아무 상관이 없는가?
내게로 와서, 나를 한번 살펴보라.
내가 겪고 있는 이런 고통 같은 끔찍한 고통을 온 세상 어디에서 본 적이 있는가?
(예레미아 애가 中에서)
조동연. 그 이름 앞에 우리는 어떤 자세여야 하는가. 우리는 그저 나그네가 되지 않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당사자가 되어 이 문제들을 직시하기로 했습니다.
“나는, 우리는, 당신들의 토큰이 아닙니다.”
※ I am not your token - 토크니즘(tokenism)이란, 사회적 소수 세력에 대한 차별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으로 극소수의 소수 세력 구성원을 구색 맞추기용으로 그럴듯한 자리에 기용하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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