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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3기/이주민을 바라보는 사회와 교회의 시선

파주지역에서의 이주민 선교 / 김현호

 

김현호 신부
(성공회 사제, 파주이주노동자센터샬롬의집 대표)



1. 오늘의 마주하는 현실

① 운천리마을의 풍경
운천리는 파주 문산을 지나 개성을 향해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1970년대 남과 북이 잘 산다고 서로 경쟁하고 있을 무렵, 북쪽 사회에 자랑하기 위해 조성된 선전마을입니다. 한때 미군과 한국군을 대상으로 유흥업이 성황을 이루던 곳이었지요. 개성공단이 조성되었을 때 잠시 마을에 활력이 생겼으나 지금은 쇠락한 지방의 마을을 대변해 주고 있듯, 초라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2022년 9월에 이곳 마을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이 조성됐을 때부터 이주해 와서 사는 할아버지가 계시고,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됐다는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가 옆 방에 살고 있습니다. 한 지붕 세 가족의 모습은 이곳 일대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입니다. 마을마다 이웃한 아시아 나라에서 일하러 온 이주노동자가 있지요. 빠져나간 젊은이들을 대신하여 이주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② 스리랑카 이주노동자들의 아이들
지난해 12월 파주지역 이주노동자들과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스리랑카, 미얀마,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했습니다. 스리랑카 공동체 소속 노동자들에게 덕수궁과 관련된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안내를 하며 스리랑카 노동자들에게 다른 장소로의 이동을 안내하였습니다. “스리랑카 사람들, 이쪽으로 움직이세요.” 그런데 스리랑카 노동자들 사이에 끼어있던 한 꼬마가 말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사람인데요.” 꼬마의 이 말에 그 자리에 있던 스리랑카 노동자들과 저는 크게 웃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 이전에는 이주노동자들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본국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판데믹 상황에서 아이를 보낼 수 없었고 이주노동자들이 가정을 이루어 살며 아이를 양육하게 되었습니다. 그 아이들은 부모들이 일하고 있는 마을의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③ 미얀마 이주노동자들이 주관하는 미얀마 난민 돕기 프로젝트
지난 2월에 미얀마 난민들이 대거 모여들고 있는 태국 국경도시 메솟(Mae Sot)을 방문했습니다. 메솟은 미얀마와 인접해 있는 국경도시인데, 메솟 인구의 6-70%가 미얀마 사람들이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미얀마 소수민족이 탄압을 피해 이주해 살던 곳인데,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에는 군부의 탄압을 피해 이주해 온 미얀마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이곳에 있는 난민 어린이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교육지원을 위한 기금 500만원을 모았고 그 기금을 지원하였습니다. 기금마련은 파주지역에 있는 선주민들과 미얀마공동체 이주노동자들이 협력하여 마련하였습니다. 미얀마공동체 소속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나라에 어려움이 생겼고 그 어려움을 해결하도록 돕는 일에 함께해야 한다는 의지가 조직되어 파주지역 주민들과 함께 기금을 조성하게 되었습니다. 단지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이곳 파주에서 미얀마에서 온 다른 노동자들과 공동체를 이루고 자신들의 어려움은 풀어나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선주민들과 연대하는 활동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나라 안에서는 하나가 되기 힘든 상황인데, 이곳 파지주역에서는 하나가 돼 서로를 돕고 고국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정성을 모으고 있습니다. 

2. 파주지역 이주노동자의 분포현황

대한민국은 현재 이주민 300만명 시대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법무부가 발표한 ‘연도별 인구대비 체류 외국인 현황’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여명으로 전체 인구(5,132만여명)의 약 5%를 차지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끝난 상황에서 이주민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이러한 이주민을 외국인 노동자, 결혼 이민자, 유학생, 외국국적동포 그리고 기타 외국인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2021년도 자료를 근거로 각 유형별 분포를 보면, 외국인 노동자가 24%, 결혼 이민자가 10.6%, 유학생이 9.5%, 외국국적동포가 22.3%, 기타 외국인이 33.6%로 나타났습니다. [각주:1] 2021년의 자료는 코로나 판데믹 상황을 반영한 자료이기에 코로나 판데믹 이후의 상황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거주하는 이주민들 가운데 이주노동자의 분포는 단연코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23년 12월 기준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 내 외국인노동자의 수는 164,935명이며, 2022년 기준 경기도 등록 외국인의 연령은 25세부터 39세의 핵심생산인구가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파주시의 외국인 노동자의 수는 8,172명[각주:2]입니다. 이는 등록된 이주노동자의 경우에 해당하고 미등록 노동자의 수[각주:3]까지 고려한다면 대략 2만에서 3만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대한민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이주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할 것입니다. 또한 저숙련 부문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유입은 현재 대한민국 인구구조 및 인력 부족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그 필요성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이주노동자들은 언어, 문화, 법률적인 이해 부족, 사회적 인식 등으로 인해 취약한 노동조건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안전을 보장하고 불공정한 노동환경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매우 절실합니다. 또한 인구감소라는 현실을 마주하며 이주노동자들의 장기적인 거주 및 정착을 안내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3.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선교활동의 몇 가지 원칙

⓵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조건없이 나눈다.
예수님의 인류를 향한 사랑은 조건이 없었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은 당신을 십자가에 못박는 이들을 향해 용서를 구하셨습니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룩 23:34) 예수님은 공생애 기간 제자들에게 사랑이 무엇인지를 가르쳤습니다. 루가복음 15장에 기록된 ‘잃었던 아들’에 관한 이야기는 하느님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말해 줍니다. 마태오복음 10장 5절 이하에서 예수님은 열 두 제자를 파견하시면서 말씀하십니다. “앓는 사람은 고쳐주고 죽은 사람은 살려 주어라. 나병환자는 깨끗이 낫게 해 주고 마귀는 쫓아 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우리가 주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은 조건없는 사랑이었습니다. 그 사랑을 이주노동자들과 조건없이 나눕니다. 

⓶ 우리의 과거를 기억하라!
출애굽기 22장 20절 이하에 약자 보호법에 대한 기록이 등장합니다.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사람을 구박하거나 학대하지 말아라. 너희도 에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지 않았느냐?”[각주:4] 성경의 가르침은 기억의 가르침입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지속해서 기억하며 약자를 보호하고 환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하느님의 뜻임을 재확인합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직후 아프리카의 그 어떤 나라들보다도 더욱 끔찍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였습니다. 내적인 고군분투와 외부로부터의 지지와 협력이 있어 가능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아픔 가득한 이주의 역사가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여정에서 경험한 것들을 잊지 않고 이웃한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을 귀히 여기며 그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③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우선한다.
2015년 UN이 채택하여 보고한 글로벌 목표가 있습니다. 인류의 생존과 관련된 목표입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라고 합니다. 전 세계 빈곤을 종식시키고 지구를 보호하며, 2030년까지 모든 사람들이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목표입니다. 총 17개의 SDGs 목표들이 있고 이 목표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한 행동은 다른 목표 달성에 유기적인 영향을 미치며, 개발을 통해 사회·경제·환경적 지속가능성이 균형 있게 조정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목표 전반에 반영되어 있습니다. UN 회원들은 가장 뒤에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개발을 우선시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SDGs는 빈곤, 기아, 에이즈, 그리고 이주민과 여성들에 대한 차별을 종식하기 위해 설정되었습니다. 전 세계 SDGs의 완전한 달성을 위해서는 모든 사회의 창의성, 노하우, 기술 및 재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러한 보편적 가치를 우선시 하여 선교활동을 전개해 나갑니다.[각주:5] 
 

4. 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의 선교활동
파주샬롬의집은 1999년 고양시에서 문을 열었습니다.[각주:6] 일산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신도시 주변에 가구단지가 생기고 그곳에 수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유입돼 노동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했고 임금체불, 폭행, 산재사고 등 반인권적인 현상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대한성공회 일산교회는 이러한 어려움에 처한 이주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상담소를 개소하고 선교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2010년 이후부터는 일산신도시 주변의 가구단지가 해체되면서 이주노동자들이 일터를 찾아 인근지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일산 외국인상담소는 이주노동자들의 이동을 따라 2013년 10월 파주로 이전하였고 ‘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이란 이름으로 파주지역에서의 이주민 선교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샬롬의집을 통한 이주노동자 선교활동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노동인권상담
산업재해, 임금 체불, 퇴직금, 부당해고 등 노동문제와 인권 문제를 상담합니다. 또한 이주노동자 고용과 작업환경에 관한 조사연구 및 개선 활동을 진행합니다. 2023년에는 지역단체와 협력하여 이주노동자들의 주거실태조사를 한 바 있습니다. 2023년도 상담 활동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보
제공
임금
체불
연금
보험
근로
관계
산업
재해
결혼
이민자
의료 법률
지원
체류
지원
생활
고충
고용
허가제
사업장변경및갈등 통번역 기타
494 317 164 58 11 33 514 45 329 464 77 290 81 427


② 의료지원
이주노동자들에게 있어 건강문제는 매우 중요합니다.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기에 이주노동자들의 의료지원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합니다. 협력 병의원과 약국을 발굴하고 이러한 협력처를 통해 치료 활동을 전개합니다. 고용허가제를 통해 들어온 경우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돼 가까운 병의원과 약국을 이용할 수 있으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이주노동자 건강협회를 통해 의료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③ 교육문화활동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와서 제일 어려워하는 분야가 언어소통입니다. 한국에 오기 전 한국어 공부를 하고 일정한 통과 절차를 밟았다 하더라도 한국 사회에서 한국어로 소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샬롬의집에서는 무료 한국어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요일에 7개 반을 운영하고 있으며 참여 인원은 대략 100여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또한 각 나라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주여성 가운데 통역 서포터즈 역할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발굴하여 나라별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④ 나라별 공동체 지원
전통적인 의미에서 한국 사회는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불평등과 갈등, 개인 이기주의와 고립화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이웃한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된 상태에서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 노력합니다. 서로 협력하며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체 힘을 키우도록 안내합니다. 이주민 200만명 시대에 이주민들은 단지 수혜대상자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지역사회의 주체로 살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샬롬의집에서는 이주노동자의 나라별 공동체를 조직하여 서로 돕고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능력, 선주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고양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리랑카 공동체, 미얀마공동체, 태국공동체, 캄보디아공동체가 있습니다.

⑤ 연대활동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단체들과 연대하여 이주민 권익 증진과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Joint Committee with Migrants in Korea)[각주:7]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5. 나오며

오늘날 선교란 어떠한 의미일까? 전 지구적 위기 앞에 놓인 인류와 생태계가 평화롭게 공존하며 지속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가꾸어 나가는 일이 선교입니다. 지역사회에서 마주하는 이주민들과 선주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문화를 형성해 가는 것이 이주민 선교입니다. 그저 돈을 벌 수 있는 땅, 대한민국이 아닌 우리와의 만남을 통해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경험과 지혜를 배우는 여정이 선교의 여정이 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 땅을 찾는 이주민과 친구의 관계를 맺고 서로의 전통과 문화를 존중하며 그 가운데 공공의 선과 가치를 향해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더욱 성장시켜야 하는지를 함께 분별해 갑니다.

  1.  파주시와 파주노동희망센터 그리고 파주이주노동자센터샬롬의집은 지난해 ‘파주시 거주 외국인 노동자 주거 실태조사’를 하였습니다. 본 통계는 조사보고서에 수록된 자료입니다. [본문으로]
  2.  파주시의 경우, 비전문취업(E-9) 7,297명, 방문취업(H-2) 471명, 숙련기능(E-7-4) 404명이다. [본문으로]
  3.  법무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월 미등록 이주민의 수는 423,085명으로 나타난다. [본문으로]
  4.  “마음에 할례를 받지 않고 몸에도 할례를 받지 않은 이방인(네카르)은 누구도 내 성전에 들어올 수 없다.”(에제키엘 44,9) “너희 땅에서 이방인(게르)이 너희와 함께 머무를 경우, 그를 억압해서는 안된다.”(레위기 19,33) 구약에서 타자는 대체로 이방인이라고 부른다. 앞서 인용한 에제키엘과 레위기는 각각 이방인에 대한 다른 태도를 보여 준다. 에제키엘에서 이방인은 성전에 들어올 수 없는 배제 대상으로, 레위기에서는 억압이 아닌 돌봄과 환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말로는 똑같은 이방인이지만 히브리어 성경에서 이방인을 가리키는 말의 스펙트럼은 정말 넓다. 게르(어원은 외국인으로 살다), 토샤브(어원은 앉다, 거주하다), 노크리 혹은 네카르(어원은 외국, 이방) 등 다양하다. 그런데 어떤 단어들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이방인 혹은 이스라엘 민족의 타자는 배제 대상이 되기도 하고 환대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굳이 구분하면 ‘게르’라는 단어는 포용과 융합의 대상이 될 때에 쓰고, ‘노크리’나 ‘네카르’는 이스라엘 민족의 안티테제이며 그렇기에 배제 대상이 된다. 이스라엘에서 이방인 개념의 양극을 요세푸스는 ‘이스라엘의 율법을 준수하려는 생각을 가진 모든 자들’과 ‘그렇지 않은 자들’로 구분한다. 물론 전자는 게르이고 후자는 노크리 혹은 네카르다. 재미있는 것은 노크리조차도 환대와 호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대표 인물이 룻이다. 룻은 모압 여인이자 과부이지만 보아스의 환대와 호의를 받고 예수님의 조상이 된다. 룻은 보아스와의 첫 만남에서 자신을 노크리라고 부른다. 즉 구약의 이방인에 대한 태도를 게르나 노크리와 같은 단어에 따라 기계적으로 재단하면 매우 곤란한 셈이다. 출처 : 가톨릭뉴스 지금여기(http://www.catholicnews.co.kr) [본문으로]
  5.  2023년 세계이주민의날 행사에 참여한 이들이 함께 발표한 “이주민 인권 선언문”을 소개합니다.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과 1990년 12월 18일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이 명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는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 있던지 이들의 기본적 권리와 존엄이 존중되어야 함을 2023년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으며 다시 한번 밝히는 바이다. 1. 모든 이주민은 자유롭고 존엄하며 평등하다. 이들은 인종, 국적, 성별, 언어, 종교, 체류 자격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으며, 인간으로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린다. 2. 모든 이주민은 인종, 국적(피부색), 성별, 종교, 언어, 체류 자격을 이유로 타인에게 예속되거나 기본적 자유를 제한받지 않는다. 3. 모든 이주민은 문화적 주체로서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가지며,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특정 문화나 사상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 4. 모든 이주민은 사회의 일원으로서 이주한 사회의 문화, 사회에 대해 알고, 경험할 기회를 가질 권리를 갖는다. 5. 모든 이주민은 이주한 나라의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침해당했을 때, 해당 국가 법원에 의해 효과적으로 구제받을 권리가 있다. 이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이주민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지원을 받을 권리가 있으며, 법원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체류할 자격을 갖는다. 6. 모든 이주민은 자의적으로 체포, 구금, 추방을 당하지 않는다. 7. 모든 이주민은 한 나라를 떠날 권리가 있고, 다시 돌아올 권리도 있다. 8. 모든 이주민은 박해를 피해, 타국에 피난처를 구하고 그곳에 망명할 권리가 있다. 9. 모든 이주민은 국적을 가질 권리가 있다. 유입국정부는 이주민에게 본국의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할 것을 강요하거나, 귀화하지 않은 이주민에 대해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 또한 미등록이주민의 자녀가 무국적자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10. 모든 이주민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러한 권리는 인종, 국적, 성별, 체류 자격을 이유로 제한될 수 없다. 11. 모든 이주노동자는 동일한 노동에 대해 동일한 노동권을 갖는다. 12. 모든 이주노동자는 직장 이동의 자유를 가지며, 이 자유는 인종, 성별, 국적을 이유로 제한될 수 없다. 13. 모든 이주 아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양육과 발달을 위해 필요한 모든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 14. 모든 이주 아동은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지며, 이 권리는 아동이나 아동의 부모의 체류 자격과 관계없이 보장되어야 한다. [본문으로]
  6.  1999년 아리랑 TV와 함께 한 외국인노동자축제를 계기로 대한성공회 일산교회 내에 외국인노동자 상담소를 개소하면서 이주민의 선교활동을 시작하였다. [본문으로]
  7.  외국인 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Joint Committee with Migrants in Korea)는 1995년 증가하고 있는 국제결혼과 이주노동자의 유입으로 한국사회가 다문화 사회로 변화하면서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창립되었다. ‘외노협’은 전국에서 주도적으로 이주노동자 지원 활동을 하고 있던 당시 43개 단체와 함께 이주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한 고발과 정책제안 등을 통해 이주노동자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 보호를 위한 활동을 중심으로, 이주노동자에게 귀환 후 재취업과 정착에 필요한 기술 및 개인의 미래 설계를 위한 교육기회 등을 제공하는 한편, 국내외 시민사회단체 및 인권단체 등과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교류 및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 2004년부터 시행된 ‘외국인 고용허가제’ 및 관련 법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과 함께 한국정부의 UN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을 위해서도 여러 활동을 펼쳤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