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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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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쫓겨나다” - 아파트라는 ‘지옥’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공전의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지옥에 열광하는 세태를 보며 생각이 깊어진다.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기 때문이다. ‘지옥’이 그리고 있는 세상과 세상이 그려내는 종교의 모습에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대착오적인 스토리에 이토록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이 시대에 ‘지옥’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말 지옥이 무서워 신(神)의 뜻을 찾고 그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가 있기나 할까? 백번 양보해서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것처럼 괴물이나 저승사자가 직접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몰라도, 이 시대에 지옥을 무기삼아 공포를 조장한다고 두려움에 싸여 종교를 신봉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럼에도 실체를 알 ..
소유가 아닌 존재의 의미 / 김한나 김한나 (성공회대학교)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던 대학 신입생 시절, 나는 어디에 사느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거나 그저 상투적인 질문이라 여겼던 나는 어느 순간 어디에 사느냐가 나를 평가하는 주요 기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역적 편차가 크지 않았던 지방에서는 어디에 사느냐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과 강북이라는 기준이 명료한 서울에서는 강을 기준으로 나누어진 신분의 체계가 존재하고 있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단순히 강을 기준으로 나누어지던 사회적 계급은 이제 아파트냐 빌라냐, 혹은 어느 브랜드의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어느덧, 우리는 인간의 가치가 그가 소유한 물질에 의해 평가받는 세상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