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건과 신학 1기/스카이 캐슬

SKY캐슬과 우리 시대의 우상 '자아' / 김한나

SKY 캐슬과 우리 시대의 우상 “자아”

- 김한나(성공회대학교)

JTBC 홈페이지 중 "스카이캐슬" 페이지


   “네 하나님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이시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 (신명기 4:24)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우상숭배를 경고하며 하나님을 ‘소멸하는 불’로 묘사한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이집트의 압제에서 벗어나 구원을 얻었다. 그 후 모세는 그들에게 약속의 땅을 향한 하나님의 언약을 다시금 상기시키며 특별히 우상숭배를 강하게 경고한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간에 맺은 언약의 핵심인 십계명의 제1계명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 20:3)이다. 제2계명 또한 우상을 만들고 그것들을 섬기지 말라는 내용이다. 하나님이 이렇게 여러 번 당신의 백성들에게 우상숭배를 경고하시는 이유는 첫째, 그분은 우상숭배를 아주 미워하시기 때문이고 둘째, 인간이 우상숭배에 빠질 위험이 아주 크기 때문이다. ‘소멸하는 불’이신 하나님은 당신 외에 다른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예배와 경배의 대상이 되기를 바라시지 않는다. 여호와 한 분만이 우리의 섬김의 대상이요 찬양과 경배를 받으실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시다. 그러나 인간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섬기기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섬기기를 좋아한다. 구약의 역사를 살펴보면 우상숭배의 죄가 끊임없이 반복되며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썩어 없어질 우상(롬 1:23)으로 만들어 섬기는 것을 미워하시고 하나님 외에 다른 신들을 섬기는 것도 미워하신다. 또한 바울은 에베소서 5장에서 “음행하는 자나 더러운 자나 탐하는 자 곧 우상 숭배자는 다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에서 기업을 얻지 못하리니”(5절)라고 말하며, 하나님보다 세상을 섬기는 영적 우상숭배에 대해 경고한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은 현대인의 우상을 낱낱이 보여준다. 1, 2편에 등장하는 영재의 가족은 우리가 섬기는 우상의 실체와 우상숭배의 비참한 결말을 미리 공개한다. 인간의 탐욕은 ‘특정 의대’라는 보이는 상징으로 나타났지만, 실상 그들이 좇는 것은 대학 자체가 아니라 대학 간판을 통해 누리게 될 ‘명예’라는 거짓 우상이었다. 그들은 다른 이들의 콧대를 꺾고 자신을 우러러보게 하려는 수단으로써 이를 선택하였다. 이러한 선택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음으로써 자신을 높이고, 이로써 자아의 깊은 만족을 얻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되었다. 예수가 산상수훈을 통해 경고한 것도 바로 이것이었다. 예수는 기도할 때 사람에게 보이려고 기도하는 바리새인들의 외식에 대해 꾸짖으셨다(마 6:5-8). 왜냐하면, 그들에게 기도의 목적은 하나님과 소통하는 데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들의 기도하는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이고 칭찬을 받음으로써, 스스로 자아의 깊은 만족을 얻기 위해서였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등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우상들, 그 본질을 꿰뚫고 들어가면 결국 ‘자아’라는 더 큰 우상의 실체가 나온다. ‘자아를 만족시켜 기쁨을 누리는 것’ 이것은 명백한 우상숭배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의 중심이 하나님께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기 때문이다. 

   극 중 주인공 가족들도 특정 의대에만 입학하면, 혹은 대를 이어 의사 가문을 이루면 그들에게 당면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이를 통해 진정한 행복과 만족을 얻을 것이라고 착각한다. 예서 엄마(염정아 분)는 친구의 아들 우주가 살인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갔어도 예서가 의대에 합격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어 갈등한다. 예서 할머니(정애리 분)는 자신의 아들이 친딸 혜나를 죽였다는 사실에 괴로워할 때도 예서가 의대만 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끈질기게 주장한다. 극 중 인물들은 특정 학벌을 통한 명예를 좇음으로써 자아의 만족을 추구했지만, 결코 이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돈, 명예, 권력, 지식, 취미, 특기 심지어 종교 생활을 통해서도 우리는 ‘자아’라는 우상을 섬기며 모든 행위를 자신의 만족을 위해 행한다. 최근 뉴스를 보면, 일부 SNS 이용자들이 자극적인 영상과 게시물을 올려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다는 내용이 종종 보도된다. 이 또한 사람들의 인정과 관심을 통해 오로지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극 중 김주영(김서형 분) 입시 코디는 이러한 인간의 탐욕을 이용하여 사람들을 파멸로 이끌며, 이로써 자신의 또 다른 탐욕을 채우는 악의 실체를 보여준다. 인류에 죄가 들어온 계기도 선악과를 따먹으면 ‘하나님과 같이’ 될 수 있다는 뱀의 꼬임 때문이었다 (창 3:5). 하나님이 아닌 나 자신을 만족시키고자 하는 욕망, 하나님이 아닌 나 자신을 기쁘게 하고자 하는 모든 욕망은 죄로부터 비롯된 것이다. 

   하나님이 우상숭배를 미워하시며 질투하시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그것은 그분이 우리를 깊이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 한 분만을 사랑하기를 바라신다. 그분은 인간이 하나님 외에 다른 우상을 섬기면 결국 파멸에 이를 것을 아신다(빌 3:19). 오로지 하나님 한 분께만 온전한 만족과 기쁨이 있고, 그분 안에서만 영원한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에게 보내주셨고,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죽으심으로”(롬 5:8) 구원의 능력이 전혀 없는 우리를 구원해주셨다. 하나님의 사랑은 이처럼 그리스도를 통해 확증되었다. 이러한 사랑의 하나님은 ‘자아’라는 우상을 섬기며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살아가는 우리를 파멸로부터 구원하시길 원하신다. 그분은 은혜롭고 자비로우셔서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든지 우리가 죄를 깨닫고 회개하면 우리를 용서해주신다(욜2:13). 우리는 마음을 열고 우리의 우상들을 하나님이 온전히 제거하여 주시기를 간구하며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가 직접 보여주신 참된 ‘자기 부인’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온전히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은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원하고자 하면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으면 찾으리라”(마 16:24-25)고 말씀하셨다. ‘자기 부인’은 자신에 대한 모든 권리를 내려놓고 그리스도께서 온전히 우리를 다스리시도록 내어놓는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 8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 (11절). 우리가 자신을 내려놓은 만큼 성령은 우리 안에서 역사하신다. 우리가 우리 전부를 십자가에 못 박으면 우리 안에 그리스도가 온전히 사실 것이다 (갈 2:20). 이렇게 우리가 그리스도와 온전히 연합하면 우리는 그의 몸과 하나가 된다. 그의 몸과 하나가 되는 것은 그 몸을 이루는 지체들과 하나가 되는 것을 뜻한다. 우리가 ‘자아’라는 거짓 우상을 버리고 각자 맡은 분량대로 봉사하며 온전히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길 때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엡 4:13). 

“그러므로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받았은즉 은혜를 받자 이로 말미암아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섬길지니 우리 하나님은 소멸하는 불이심이라” (히 12: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