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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2기/코로나 시대, 외면당하는 낮은 목소리들

‘코로나 시대, 외면당하는 낮은 목소리들’

 

어느덧 3년째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새해를 맞아 <사건과 신학>은 코로나 그 이면의 이야기로 안전과 방역 속에 배제된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한다. 우리는 왜 거리두기를 하고, 왜 철저히 방역을 하고 있는지 그 뜻을 잃어버린 채, 소위 “건강한 시민”이라는 정상성에 편입된 이들을 중심으로 설계된 안전조치가 작동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그리고 거리두기와 방역시스템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이중 삼중으로 배제되고 가려진 낮은 이들이 있음을 발견한다.

거리를 두고, 방역을 실시하는 이유는 생명을 살리기 위함이다.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일이기에 기꺼이 거리를 두고 방역을 하는 어려움과 불편함을 받아들인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러한 생명 살림의 일에서 배제되는 이들이 있다. 이러한 일들이 의도된 것은 아니다. 타인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고려는 어떠한 생명도 배제되어서도 안 된다. 설령, 모든 이들의 권리와 존중을 실현하지 못할 때에라도 이에 대한 비판과 성찰 그리고 언제든 수정과 수용 가능한 열린 협의와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것은 모두의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이자 삶을 위한 정치이다.

이주민, 장애인, 노숙인, 가난한 사람들.... 소수자와 소외자로 살아가기가 어느 때라서 쉬웠을까만은, 적어도 우리가 누군가를 어떤 방식으로 배제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며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이야기되어야 하는 자리를 만들어 가야한다. 이 과정은 21세기를 덮친 감염병의 시대가 우리에게 주는 주요한 통찰일 것이다. 늘 그렇듯 결과물이 우리의 의도를 모두 반영하기는 모자라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실제 삶을 충실하게 담아내지 못하더라도, 우리의 테이블에 모두가 앉을 자리를 마련하는 시작을 이곳에서 시작하려는 마음이다. 이 글들을 통해 전염병의 시대, 진정한 거리 두기의 의미와 시선을 다시금 상기하기를 바란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모두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에 우리는 더 낮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사건과 신학>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