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약 (NCCK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 연구원)
들어가며
2024년 10월 22일,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이하 시리즈)가 발행됐다. 총 네 권으로 발행된 시리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하 교회협)가 100주년을 맞아 조직한 NCCK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이하 100주년위원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아 진행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100주년 기념 기독교사회운동사 정리보존사업”의 일환이었다. 사업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시리즈의 발행은 본 사업의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였다. 시리즈는 한국기독교의 사회운동사를 정리한 통사와 교회협의 100년사로 구성되었는데, 제1권부터 제3권이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이고, 제4권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100년사』이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100주년위원회는 지난 6년 동안 총 스물다섯 권의 도서를 발행했다. 한 권의 해제(한국 기독교 사회운동사 관련 문헌 해제-선행연구 조사 보고서), 스무 권의 자료집(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자료집), 네 권의 통사(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시리즈)가 그것이다. 100주년위원회가 발행한 스물다섯 권의 도서 중 시리즈를 제외한 나머지 도서는 선행연구들에 대한 조사보고서와 1차 사료를 모은 자료집으로써 연차별 계획에 따라 매해 발행되었지만, 시리즈는 2019년 말의 기획 단계부터 2024년 발행까지 햇수로 6년, 만으로 5년 동안 기획, 집필, 편집의 단계를 거쳐 발행되었다.
필자는 100주년위원회의 보조연구원으로 시작하여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의 공저자, 출판 담당 연구원, 시리즈의 편집자 중 일인으로 그 역할을 확장하며 2019년부터 시리즈 발행에 참여하였다. 본고는 필자가 경험하고 기록한 것에 기반하여 시리즈의 발행과정을 회고하고 나름의 평가를 내리는 것에 목적을 둔다. 본론에 앞서, 필자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에는 첫 단계부터 직접적으로 관여했지만, ‘교회협100년사’는 2023년 말부터 담당했음을 밝힌다. 이에 본고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의 발행과 관련된 내용에 좀 더 집중할 것이다.
첫걸음, 기획 회의와 기초세미나
‘협의회’가 교회협의 정체성이듯,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발행의 첫걸음 역시 집필과 관련된 전반적인 사항을 의논하기 위한 모임을 만드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2019년 12월 11일, 100주년위원회를 담당하는 교회협 실무자(손승호)와 연구원들(김신약, 최규희, 홍승표)이 두 명의 외부 전문가(고지수, 하희정)와 함께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집필을 위한 기획 회의를 가졌다. 기획 회의의 결과로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집필을 위한 기초세미나를 갖게 되었다.
기초세미나는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 총 14명이 참가하여 5차례 열렸다. 기초세미나에서 결정되는 것이 향후 집필의 방향과 내용을 정할 것이기에, 100주년위원회는 그 중요성을 인지하여 회차별로 미흡한 사항을 참석자들의 동의와 위임하에 보충 모임을 가져 보완하였다. 이렇게 기초세미나를 통해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서술의 방향성, 형식, 범위, 시대구분, 목차(초안) 등이 정리됐다. 이 외에도 ‘기독교사회운동의 정의’와 ‘한국적 에큐메니즘의 특징’을 문장으로 정리하고,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의 집필진을 추천받은 것이 기초세미나의 주요 성과였다. 기초세미나의 참석자와 목차와 개념어 정의를 제외 한 주요 결정 사항은 아래와 같다.
○ 참석자: 김태현, 손승호(이상 100주년위원회 교회협 실무자), 김신약, 최규희, 홍승표(이상 100주년위원회 연구원), 고지수, 김민아, 박철, 서명삼, 안교성, 이숙진, 이용민, 정경일, 한강희(이상 외부 전문가) ※회차별 참석자의 면면은 다르다.
○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서술을 위한 주요 결정 사항
‘에큐메니칼 기독교사회운동사’로 초점을 맞추어 집필한다.
전문적인 역사서이면서도, 기독교인들이나 비기독교인들도 읽을 수 있는 교양서를 지향한다.
각 시대의 한계나 문제점, 공과 과를 분명히 서술한다. 교파주의나 호교론적 입장에서 특정 교회나 단체, 개인에 대한 주관적인 찬양이나 비난은 지양하고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절제된 평가와 비판을 시도한다.
집필 과정과 난항
기초세미나의 주요성과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서술을 위한 기준 설정, 목차(가안) 작성 및 필진의 추천과 섭외에 있었다. 서술해야 할 시대와 주제가 방대했기 때문에 필진은 다양한 전공을 고려하여 선정하였다. 또한 앞으로도 관련 연구를 지속할 젊은 학자들을 우선하여 섭외하였다.
집필진을 구성하는 것은 100주년위원회가 처음으로 맞닥뜨린 난관이었다. 특히 ‘해방이후 정부수립기’(1945-1960)는 다른 시대에 비해 선행 연구가 적은 것은 물론 해당 시기를 집필할 수 있는 소장 학자를 찾는 것도 어려웠다. 이에 2020년 말, 집필진의 첫 회의가 열릴 때까지 해당 시기의 필자를 한 명도 섭외하지 못했었다. 해를 넘기고서야 모든 시대의 필자를 섭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에 걸쳐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개인 사유로 집필을 고사한 경우가 생기며 새로운 필자가 합류하기도 했다. 또 새로 합류한 필자 중에서 중도 사임을 결정하는 일도 발생했다. 여러 난항을 통해 최종적으로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은 15명(강성호, 고지수, 김가흔, 김민아, 김신약, 박철, 서명삼, 손승호, 송정연, 이숙진, 이용민, 정경일, 하희정, 한강희, 홍승표)이다. 15명의 면면을 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교회사 전공자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 교회사를 포함하여 신학 전공자가 9명이며, 사학, 사회학, 종교학, 지역학 등의 전공자가 6명이다. 또한 남성이 9명, 여성이 6명이다.
집필진은 2020년 하반기부터 2023년 하반기까지 10차례 이상의 회의와 워크숍을 통해 목차, 내용의 구성, 표기법, 문체 등을 논의했다. 이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가 하나의 통사로써 그 통일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같은 시기 집필진은 초고를 작성했으며,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6월까지 최종 원고를 집필하였다.
이 와중에 시리즈 발행에 있어 두 개의 큰 변곡점이 있었다. 하나는 교회협 100년 기념사업이라는 취지에 맞추어, 시리즈를 교회협이 자체 발행하기로 한 결정이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시리즈의 기획을 비롯하여 100주년 기념사업의 연구·출판 사업을 담당했던 이들을 포함한 교회협 실무자들과 연구원들이 여러 사유로 100주년위원회를 떠나게 된 일이었다. 결국 2019년부터 100주년위원회와 함께했던 이들 중 필자만이 위원회에 남게 되었다. 이에 필자는 제대로 된 인수인계도 없이 시리즈 발행의 책임자가 되어 책의 편집부터 교정·교열, 디자인, 각종 행정 업무까지 발행과 관련된 대부분 업무를 마무리해야 했다.
더군다나 본고의 분량상 다 다룰 수 없는 사정으로 최종 원고의 취합이 늦어지며,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한 기한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는 시리즈의 발행 단계에서 맞이한 가장 큰 난항이었다. 10월 22일로 발행일 및 출판기념회가 정해진 상태에서 편집진(김신약, 손승호, 한강희)에게 주어진 시간은 불과 3달도 되지 않았다. 게다가 필자는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에 더해, ‘교회협100년사’를 단독으로 편집해야 했으므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척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본격적으로 편집 작업에 들어간 7월 중순부터, 교정·교열과 디자인까지 마친 9월 말까지는 주말도 없이, 추석 연휴에도 새벽까지 관련 업무에 매달려야 했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발행된 시리즈는 한국기독교의 사회운동을 개항기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관점으로 서술한 첫 통사, 교회협 100년의 역사를 정리한 첫 통사로써 그 의의가 크다. 그러나 첫 기획과 비교하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포기해야 했던 것들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요인들, 즉 교회협의 자체 출판 결정, 업무 책임자와 담당자의 사임과 업무 인수인계의 부족, 촉박한 편집 일정 등은 시리즈의 기획 단계에서 설정되었던 다양한 아이디어의 대부분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의 경우, 완성된 원고를 필진 내에서 회람한 뒤 몇 차례 세미나를 갖고자 했었다. 이를 통해 목차와 내용에 통일성과 깊이를 더하고자 했다. 또한 집필진이 비교적 젊은 그룹임을 고려하여 복수의 원로 학자를 감수자로 선정하여 책의 내용을 감수받는 한편, 기독교사회운동의 현장을 경험했던 실무자 또는 참여자에게도 원고를 회람하고자 하였으나, 이 모든 과정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다. ‘교회협100년사’ 역시 교회협의 회원교회와 단체, 100년사집필위원회 등에게 내용을 회람하고 의견을 취합하여 반영하고자 했으나, 이 역시 시간과 인력의 부족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또한 시리즈에 부록을 따로 두어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단체나 인물, 개념 등에 대한 ‘정보 사전’을 만들고자 했으나 이 역시 포기해야 했다. 교회협 100주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구축 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아카이브(ncckarchive.org) 등을 활용하여 시리즈에 다수의 관련 사진을 삽입하고자 했던 계획 역시 무산되었다. 그 외에도 첫 기획에 비해 포기해야 했던 절차들과 내용들이 다수 존재한다.
나가며
많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는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는 ‘기독교사회운동’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리는 동시에 한국기독교가 한국 사회와 동행해 온 발자취를 따라갈 수 있게 해준다. ‘교회협100년사’는 오늘날 교회협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관점을 제시한다. 동시에 교회협을 다루었던 기존 연구의 오류를 상당수 바로잡았다. 시리즈는 한국기독교의 사회운동과 교회협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는 물론 연구자들에게도 필독서로 자리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다 적을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아쉬움을 안고 발행된 본 시리즈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다듬고 보충하여 재출판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시리즈의 발행을 담당했던 실무자로서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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