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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민주화 운동 / 신승민 신승민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국제협력국장) (* 본고는 「종교와 자유」에 기고했던 글을 바탕으로 다시 썼음을 밝힌다.) 먼저 죽음을 불사한 미얀마 국민들의 항거에 깊은 연대를 표하며 민주화를 외치다 쓰러져 간 분들과 그 유가족 위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함께 하길 바란다. 미얀마 민주주의 실현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물론 군사주위에 뿌리를 둔 군부독재이다. 그러나 영국 식민주의 지배를 거쳐 심화된 민족 간의 갈등이 민주주의 정착에 또 다른 걸림돌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우선 민족 간의 갈등에 대해 살펴보자. 미얀마에는 약 135의 소수 민족들이 거주하고 있다. 100년 이상 미얀마를 지배한 영국 식민주의자들은 미얀마의 다양한 민족을 서로 견제, 감시하는 “분리정책” (Divide and Ru..
광주시민과 미얀마 시민, 함께 저항하며 연대하며 / 박흥순 박흥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미얀마 군부 쿠데타 소식에 5·18기념재단은 2021년 2월 1일 당일 즉각적 규탄 성명을 발표한다. 5·18기념재단이 미얀마 시민과 연대하며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함께 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5·18기념재단은 민주적 헌정질서를 쿠데타로 중단시킨 군부를 규탄하며 향후 미얀마의 상황을 주시, 미얀마 국민들과의 연대를 통해 민주주의를 되찾기 위해 함께할 것을 선언한다.” 5·18민중항쟁 당시를 회상하는 광주시민은 누구나 미얀마 시민이 직면한 엄혹한 현실을 즉각 공감할 수 있다. 5·18민중항쟁 정신을 계승하는 5·18기념재단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소식에 규탄 성명을 곧바로 발표한 것 또한 저항하며 투쟁하는 미얀마 시민과 연대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41년 전 광주는 철저히 외부와..
미얀마, 광주, 5월 그리고 민주주의; 의식과 무의식의 흐름 군인들에 의해 쿠데타가 일어났고, 시민들이 저항하고 있다. 미얀마의 이야기이다. 그런데 우리는 광주를 떠올렸다. 황인갑은 광주의 5월, 그날의 악몽을 떠올리며 미얀마의 군부 통치가 하루 빨리 종식되고 민주운동이 승리하는 그날이 오기를 기도하고 있다. 이주영은 어렵사리 오월의 기억을 되짚어 올바른 기억을 향한 투쟁과 헌신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하자 한다. 이종민은 미얀마를 향한 복잡하고 착잡한 마음을 이겨내고,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지만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에서 연대의 기도를 시작했다. 신승민은 군사주의에 대항했던 우리들의 기억을 근거로 죽음을 불사한 미얀마 국민들의 항거에 마음 깊이 연대를 표하고, 민주화를 외치다 쓰러져 간 분들과 그 유가족 위에 하나..
샬롬, ‘회복적 정의’ / 한세리 한세리(비폭력평화물결) 학교폭력이 일어나다. 경찰서에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학교폭력 신고가 들어왔으니 ‘회복적 대화모임’을 진행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이미 ‘봉사명령처분’이라는 처벌이 정해진 상황이지만 두 당사자를 위해 회복적 대화모임을 진행해 보고 싶다는 연락이었다. 입김이 제법 나던 이른 아침, 경찰서 한켠에 마련된 아담하고 따뜻한 방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을 먼저 만났다. 가해자인데 제법 당당한 걸음으로 들어오는 여학생을 환대했다. “사실, 나쁜 일이라는 것. 알고 했어요. 그런데 저도 아이들과 어울리려면 돈이 필요해요. 그래서 그랬어요. 그런데 아저씨도 한번 털렸으면 문을 잠그셔야 되는 거 아니에요? 자기 물건 관리 못한 책임도 있는 것 아닌가요? 그리고 저 그래서 봉사명령 받았어요.” ..
‘Z세대’에도 끝나지 않는 학교폭력 / 김한나 김한나(성공회대학교) 최근 포털사이트 메인화면에 게시되는 과거 학교폭력에 관한 보도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폭력문화가 결코 신생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고발하고 있다. 폭력의 형태가 변화되고 그 범위가 확장됐을 뿐, 폭력의 근원은 ‘카인과 아벨’의 사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창4:11). 성폭력 고발에서 시작된 미투(#Me Too) 운동은 이제 학교폭력을 고발하는 학폭 미투로 확대되어 각자가 묻어 두었던 폭력의 기억들을 소환하고 있다.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
학교폭력, 공동체 회복의 과정으로 : Changing Lenses / 황필규 황필규 (NCCK인권센터, 회복적정의협회) 여자프로 배구 팀 소속 쌍둥이 자매가 10여년 전 초·중·고등학교 시절 함께 운동한 동료에게 가한 학교폭력 사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졌고, 이것이 언론을 통해 재확산되며 일파만파 되었다. 가해 당사자로 지목된 선수들은 현재 무기한 출전 정지와 함께 퇴출 위기에 처해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 그룹 멤버를 비롯한 연예인들도 학창 시절에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쩌면 기성세대의 시각으로 보면, 한창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특히 예체능계에서 관행처럼 여겨지기도 했고, 당사자 주변인들 또한 학교 폭력에 그렇게 예민치 못했다고 할 수 도 있겠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폭력에 대한 인식은 10년 전부터 피해자들의 자살이 ..
학교폭력, 이라는 거울 / 송진순 송진순(새길 기독사회문화원) 최근 연예계와 스포츠계에서 학폭 미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학교폭력이야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라떼 이즈 호올스” 수사를 빌어 말하면, 90년대에도 소위 노는 애들, 무서운 언니들은 학교마다 있었다. 하지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한 이들과 한 교실에서 공존이 가능했다. 그들은 가끔 출가하여 세속의 도를 닦고 돌아오고, 교복 치마를 타이트하게 리폼하고, 푸석한 탈색 머리로 헤드뱅잉하며 졸아도, 숙제 검사하는 선생님 앞에서 멋쩍어하고,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면 미안해 할 줄 알았다. 껌을 씹으며 비속어를 밥 먹듯 날리고, 서열쟁탈의 난투가 벌어져도, 소풍과 수련회에서는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다같이 행복해했다. 문제아라는 낙인에 상처받은 그들은 남들보다 일찍 세상 고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