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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를 보았다. 영화 ‘기생충’이 미국영화아카데미에서 4개의 주요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오래지 않은 때였다. 이번에는 우리 배우 윤여정씨가 여러 국제 영화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휩쓸고 다니더니 기어코 미국의 아카데미에서도 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배우로는 최초라니 정말 대단한 일이다. 윤여정 배우가 수상소감이나 인터뷰를 통해 보여준 여러 가지 면면은 더욱 화제가 되었다. 당당하지만 무례하지 않고, 유머와 위트를 살린 그의 말솜씨가 연일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영화의 흥행 또한 코로나 시절임을 감안한다면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뚜렷한 이유없이 한국인으로서 뿌듯함을 느꼈달까? 아무튼 그랬다. 그리고 이제는 차근히 영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감독 정..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호소문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한국교회 호소문 “너희는 악을 미워하고 선을 사랑하며 성문에서 정의를 세울지어다.” (아모스 5장 15a절) 우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2월 1일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민들의 거룩한 분노를 담은 처절하고 평화적인 시민불복종운동이 들불처럼 번져가는 상황을 가슴 아프게 지켜보며 기도해 왔습니다. 우리는 비무장 비폭력 시민행동을 무차별 폭행과 총격으로, 방화와 구금으로 탄압하는 군부의 잔학행위와 악랄한 인권유린에 대하여 세계시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있습니다. 세계교회협의회 (WCC)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 (CCA)는, 지난 60년간 민의를 짓밟고 학정을 이어 온 군부에 맞서 결연한 의지로 일어선 미얀마 국민들의 항거에 연대하면서, 목회서신과 연대 성명을 발표하였습..
미얀마 상황에 대한 WCC, CCA 공동 성명서 미얀마 상황에 대한 WCC, CCA 공동 성명서 세계교회협의회(WCC)와 아시아기독교협회(CCA)는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Tatmadaw)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쿠데타로 전복한 이후 미얀마 국민에 대한 폭력적 진압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커다란 우려를 표한다. 군인과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인해 시위에 참가한 민간인 사망자 수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 달 넘게 미얀마 전국을 휩쓴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미얀마 군부는 살인적 작전을 전개했고, 최소 3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에 반대하는 민간인들을 향해 잔인한 폭력과 살인을 행하고 있다. 이는 군부가 군부독재 수십 년 동안 국민의 반대를 분쇄하는 데 사용했던 것과 동일한 수법으로 돌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
정의, 자유, 평화를 갈망하는 미얀마 / David David 신부(미얀마 성공회) 우선 미얀마의 상황에 관심과 연대를 보내주신 한국 분들과 한국교회 모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문화적으로 미얀마는 카친, 카야, 카렌, 친, 몬, 미얀마, 라카잉, 샨 이라는 8개의 부족들이 오래전부터 같이 살아왔던 나라입니다, 정치적으로 1947년에 반롱 협정을 통해 한 나라가 되었고, 1948년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습니다. 하지만 1962년 첫 번째 쿠데타가 일어났습니다. 사실 이 첫 번째 쿠데타가 있기 전까지는 동남아 사회에서 가장 잘 사는 나라였는데, 쿠데타가 있고 15년 후에는 가장 가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미얀마 사람들은 이 첫 번째 쿠데타 이후로 미얀마의 민주화를 계속 염원해왔습니다. 그러던 중에 1988년 8월 8일에는 전국적인 시위가, 그리고 20..
그날의 악몽 / 황인갑 황인갑(전남NCC) E.H. Carr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한다. 역사는 삶의 스토리이고 시대의 산물이요, 우리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41년 전 5.18을 오늘 우리는 다시 소환하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518이라는 세 글자는 잊을 수 없는 숫자이다. 나는 그때 신학교 3학년이었고 학교 휴교령이 내려져서 고향인 목포에 내려와 있었다. 목포역에 모여 7일 동안 시위에 참여하여 지명수배 되었고 구속되었다. 학교는 제적당했고 후배는 광주에서 총에 맞아 죽었다. 그동안 5.18은 많이 왜곡되어 왔다. 그 명칭부터 ‘광주사태’라고 하였다. 폭도, 빨갱이, 북한군 소행이라고 조작하였다. 그러나 지금 밝혀진 바로는 특별히 ‘광주’를 지목하여 계획된 살상 쿠데타였다. 하지만 신군부는 치안유지와 안정..
미얀마와 연대, 지역에서 행동하기 / 이종민 이종민(파주이주노동자센터 샬롬의집) 미얀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고 착잡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80년 광주를 떠올리며 군부에 맞선 민주화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한다. 그러나 우리와는 또 다르게 매우 어려운 문제들이 그 뒤에 산적해 보인다. 미얀마에는 지난 수 백년간 일어났던 세계 모든 문제가 함축되어 있는 듯하다. 가깝게는 세계 초강대국이자 경찰국가를 자임했던 미국의 위상하락과 새로운 패권국가를 꿈꾸는 중국의 부상이 있다. 민주화파괴와 인권침해에도 그토록 이를 강조하며 세계 곳곳에 개입했던 미국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의 뒷배에는 누가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미얀마에는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있고, 이들은 수 십년간 독립을 위해 싸웠다. 소수민족과 버마족의 연방정부 수립은 불완전..
오월의 기억을 마주하며 / 이주영 이주영 (성공회대학교 신학과) 나에게는 광주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있다. 2012년 겨울, 생전 처음 만난 어른들의 따뜻한 환대에 힘입어 광주에서 한 달간 지낸 적이 있었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의 나이였던 나는 과외 선생님의 영향으로 우파 정치에 대한 큰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를 보살펴준 광주의 여러 어른들 앞에서 나의 정치 성향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심지어 내심 광주 시민군에 북한군이 개입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확신에 차 있기도 했다. 어른들이 “자네는 누가 대통령이 되면 좋겠는가?” 하고 물어보시면 나는 박근혜 후보가 당연히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면 어른들은 불편한 내색 하나 없이 나의 생각을 진심으로 존중해 주셨다. 그 어른들은 나를 유독 예뻐해 주셨다. 그 체육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