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308)
청년의 일자리는 많다. 그런데 왜 / 전세훈 전세훈(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청년단체 배움품앗이 대표) 한 가지 의문이 있다. 한국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정말 극악무도한 수준일까? 생각보다 한국의 청년일자리에 대한 거시지표는 괜찮다.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못 미치는 청년 실업률을 가진 국가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 청년 실업률은 11.0%, 한국은 9.8%다. 그 외에도 최근 5년 간 청년실업도 높다고 할 수 없다(아래 그림 참고). 이는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 이러한 통계상의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청년’을 ‘몇 살까지로 볼지’가 달라서다. OECD 국가들은 청년기준이 15~24세다. 반면에 한국은 병역과 학업 문제로 취업연령이 높아서 15~29세가 청년이다. OECD 평균보다도 고용률이 낮은 이유 역시도 경제활동..
정치가 약속하는 내일 / 정유현 정유현(녹색당 전국사무처 활동가) 20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들의 힘으로 일궈낸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기대 속에서 지금의 정부가 등장했다. 광장으로 나왔던 천만 시민들이 바라고 꿈꾼 세상은 분명 이전과 다른 새로운 사회로의 정의로운 대전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권 안에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나. 2019년 12월 6일, 오늘도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한 일터에서 죽어나간다. 장애인들은 생존권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한다. 이주여성들은 숱한 폭력을 당하고도 침묵을 강요받고, 여성들은 어디에서나 끊임없이 죽임 당한다. 청소년들은 등교 거부를 하며 기후위기를 외치고 성소수자들은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다. 동물들은 소비되고 버려지고 이용당한다. 누가 이상적인 사회를 바라던가...
고함: 에큐메니칼(刀)에 대한 쓸모 from Young Ecumenist / 남기평 남기평(한국기독청년협의회, EYCK) 2019년은 ‘자존감’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자유주의 시장에서, 오버스펙이 정점에 달했기 때문에, 판가름을 할 또 다른 기준들이 필요하게 되었다. 서류전형 후(기존의 스펙은 당연하거고), 면접에서는 ‘자신감’과 ‘당참’이 필요하게 된다. 거듭되는 과잉 속에서, 우리(청년이)가 속한 사회는 개인의 쓸모를 결정하는 데에 있어서, 이제 더 이상 자의나 능동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여러 좌절-실패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 실패는 시도한 후 쓸 수 있는 단어라고 본다-을 직접적으로 겪은 후, 자연스럽게 체화되었기 때문이다. 좌절은 냉소를 불러일으키고, 계속된 좌절은 자존감을 무참히 찌그러트린다. 결국, 우리(청년이)가 속한 사..
신학교를 그만둡니다 / 이중호 이중호(청년) 안녕하세요, 먼저 이렇게 제소리를 낼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왼쪽 입꼬리 위에 점이 매력적인 이중호입니다. (오른쪽 입고리 위에도 퍽 매력적인 점이 있습니다.) 지난 10월 31일을 기점으로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자퇴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자퇴서를 내면서 이런 글을 Facebook에 올렸습니다. 『학부를 포함하면 그래도 6년을 공부했고 휴학 기간을 포함하면 오늘까지 10년이란 시간을 신학함의 자리에서 보냈습니다. 신학을 공부하며 저는 끝까지 인간을 사랑하는 신을 읽었고 들었고 보았고 경험했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 받은 제 소명을 멈출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 교단 목사가 되는 것은 그만 멈춥니다. 사랑하는 친구들과 있을 때면 ‘노잼’은 죄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
시스템과 우정이 부재하는 대학에서 / 정혜진 정혜진(Somnium 간사) 나는 공부를 하며 때론 가슴이 뛰고 대체로는 고통에 시달리는 대학원생으로서, 대학(을 기반으로 하는 학술장)에 부재하는 것 두 가지를 이야기함으로써 대학의 불평등 문제와 청년의 삶을 단편적으로나마 스케치해보고자 한다. 거칠게 말하면 한국의 대학에는 시스템과 동료가 없다. 연구자를 키우고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 제대로 작동하는 시스템은 거의 없고 그것은 동료 없음을 가리킨다. 누군가는 “대학에는 당연히 동료라는 것은 없고 경쟁 상대만 있을 뿐”이라고 말한다. ‘동료’라는 명칭이 와 닿지 않는다면 ‘친구’라고 바꿔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 혹자는 “왜 여기까지 와서 친구를 찾느냐”고 이야기한다. 동료든 친구든 동학이든 하여간 대학에서는 기대하지 않게 되는 관계의 유형이 있고, 그것..
빚 권하는 사회 / 백승훈 백승훈(데나리온BANK 실무조합원,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이사)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 이 문장에 얼마나 동의하시는가? 이 문장으로 청년들과 얼마나 공감할 수 있는가? 이 문장에 동의한다는 것과 공감한다는 것, 특히 청년과 공감한다는 것은 상당히 다른 이야기다. 본 문장에서 ‘돈’은 자산의 의미를 갖는다. 사람의 생애주기를 자산의 측면에서 본다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 이는 청년들도 마찬가지다. 아니,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은 믿음의 영역이지 꼭 그렇게 되리란 보장이 없는 것이 청년의 현실이다. 청년이 이 문장에 동의한다는 것은 ‘통장잔고’의 의미가 더 크다. 청년에게 통장잔고란 그런 것이다. 자산은 없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통장 잔액이 0이 최저이기에 망정이지 엄밀히 ..
청년이라는 이름으로 / 오세요 오세요(한백교회/옥바라지선교센터) 청년이란 실제로는 없는 존재이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실제로 한국 사회에서 그러하다. 누군가 청년이란 세대가 있지 않냐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청년이 정말 특정 연령 세대를 뜻하는 말인지 확인을 해보기 위해 다른 세대 구분 호칭부터 살펴보자. 먼저 만 5세까지의 영유아가 있고 그 위의 아동은 일반적으로 만 5세에서 12세, 청소년은 어떤 법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 13세에서 청소년보호법상 19세, 청소년기본법상 24세, 노년은 65세 이상으로 별다른 이견 없이 인식되고 있다. 그에 반해 청년은 어떠한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에 의하면 15세 이상 29세 이하라고 한다. 음... 이 정의대로라면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청년은 아닌 셈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