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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단골 휴양지는 어디인가요? 당신의 단골 휴양지는 어디인가요? - 윤혜린(윤혜린철학글짓기의 집) 여름 휴가를 고대하면서 힘든 노동의 나날을 견딘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휴가는 짜릿함? 혹은 여유로운 분위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갔다 오면 또 언제 그런 시절이 있었나 아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열심히 일해 온 당신은 휴가 또한 일처럼 해치우지는 않았는지요? 엄청난 강도와 몰입도로 일하고 나서, 바로 공항으로 가서 비행기를 타고 어느 낯선 휴양지에서 편안히 휴식하는 상황은 그저 꿈일 뿐, 빡센 여행 스케줄 소화하느라 몸이 두 세 개라도 모자랐다고요? 놀러갈 기운이 없어 꼼짝도 하지 않고 방안에서 뒹굴뒹굴하셨다고요? 놀러갈 기분이 안나 아무 계획 없이 시간을 보내려니 무료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요? 그래도 이런 사연들은 괜찮은 형편인 ..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내 친구 램프만과 함께한 날들 - 정경일(새길기독사회문화원) 뉴욕에서의 유학 생활 첫 해, 내 일상은 집과 학교를 시계추처럼 오가는 것이었다. 세계적 관광지이며 '브로드웨이'가 상징하는 문화 예술의 용광로인 도시에 살면서도 뉴욕을 즐길 시간적, 심리적 여유가 없었다. 세미나마다 독서와 에세이 과제가 많아 대부분의 시간을 도서관에서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며 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거의 매일 도서관에 제일 먼저 들어갔고 제일 나중에 나왔다. 내가 즐겨 앉는 자리는 마치 내 ‘지정좌석’처럼 되어서 어쩌다 다른 누가 거기 앉기라도 하면 도서관에서 일하는 친구들이 ‘아무개 자리’니 비켜달라며 너스레를 떨곤 했다. 그렇다고 해서 공부만 하며 건조하게 지낸 건 아니었다. 유학은 내게 인생의 ‘쉼표’이기도 했다. 이..
메노나이트와 여름 바캉스! 메노나이트와 여름 바캉스! - 문선주(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 참으로 어색한 조합 아닌가? 급진적 제자도를 표방하며, 시대의 세속문화를 거슬러 성경적인 삶을 위해 대항문화를 형성하는 메노나이트들이 자본주의의 총아이자, 소비문화의 절정을 찍는 여름 바캉스를 즐긴다는 말은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전동 킥보드를 탄다든가, 고급 스테이크를 먹고 숭늉을 마시는 것처럼 영 어울리지 않는 조합임에 틀림이 없다. 자, 먼저 이 두 단어가 가지고 있는 괴리감을 이해하기 위해 정리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메노나이트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16세기의 급진적 종교개혁을 이끈 아나뱁티스트들의 후예들이다. 당시 기독교는 세상을 통치하는 국가권력의 핵심이자, 삶의 반경과 관계를 결정하는 법의 칼날이 되어, 저항할 수 없는 공기와 같은 영향..
여름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여름 휴가 잘 다녀오셨습니까? - 한상봉(가톨릭일꾼 편집장) 가톨릭일꾼운동을 시작하면서 ‘휴가 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짜여진 출퇴근 시간이 없으니, 일 있을 때 일하고 없을 때는 쉬기 때문이다. 이렇게 살면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으니 박복한 셈이고, 대신에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 다복한 셈이다. 이 문이 닫히면 저 문이 열리고, 저 문이 닫히면 이 문이 열리기 마련이다. 이래저래 일하고, 요리조리 쉴 참을 만든다. 나야 그렇다 치고, 대부분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여름이 임박하면 ‘어디로 갈까’ 늘 고민한다. 집안사정도 살피고 휴가일정을 잘 챙겨야 한다. 이런 문제만 넘어설 수 있다면 ‘휴가’는 그저 ‘한가롭게 쉬는 것’으로 충분하다. 굳이 어딜 가야 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공간이동이 아니..
오늘과 내일 그리고 쉼 오늘과 내일 그리고 쉼 - 홍인식(순천중앙교회, 해방신학) 독일의 한인 철학자 한병철은 현대의 사회를 “피로사회”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 말의 뜻은 쉼이 없는 사회라는 뜻이다. 쉴 새 없이 일하고 성취하고 무엇인가를 쫓아다니는 사회는 필연적으로 모두가 피로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 사회는 피로사회일까 따라서 쉼이 없는 곳일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휴가철이 되면 TV에는 관광여행에 대한 광고가 쏟아진다. 실지로 공항이나 역을 나가보면 휴가철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음을 쉽게 발견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길에 나서는 것을 보면서 한국 사회는 피로하지 않는 사회이며 얼마든지 쉼을 즐길 수 있는 나라인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 사회..
바캉스: 들숨과 날숨 그리고 쉼 바캉스: 들숨과 날숨 그리고 쉼 - 김조년(한남대 명예교수, 퀘이커) 바캉스(vacances)란 말을 내가 처음 들은 것은 1960년대였다. 물론 그 말을 그것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그 의미에 맞는 삶을 살았겠지만, 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다니고 할 때 낯선 그 말을 들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은 여름철 바닷가로 휴가를 가는 것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고 기억된다. 그 때는 산업화한다고 하여 온갖 힘을 다 쏟아붓던 때다. 한 치의 땅도 놀려서는 안 된다고 개간을 강조하던 때요, 초과시간이란 말을 내놓을 수 없이 모든 힘을 쏟아 일을 할 때다. 주어진 휴가를 반납하고 일을 하면 굉장히 큰 자랑스런 일을 하는 것으로 인정되던 때다. 그러한 때 비키니나 수영팬티를 입고 바닷가를 거..
한 줄 평 한 줄 평 '사건과 신학'은 7월 첫주간 영화 '기생충'의 한줄평을 받아 정리하였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 대부분의 꿈인 타인에게 빌붙어 살지 않는 삶에 대한 희구와 그러한 이들의 빈곤하고도 잔인한 삶의 방식의 강한 대비" - ㅇㅅㅇ "신산한 삶에 대한 처절하다 못해 참담한 리얼리티" - 재이 "고정화된 계급의 반복되는 변주곡. 그 속에서 갈 길을 잃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공동체" - 재이 "마지막 아들의 편지는 결국 헛된 꿈이라는 사실... 어쩔 수 없는 하류인생" - 코코 "부의 양극단화... 실재하는 그리고 부인할 수 없는 현실" - 리얼뷰티 "사람에게는 사람 냄새가 나야한다. 사람이 거하는 곳의 냄새가 아닌..." - 시카고 "기생충이 아니다. 사회의 책임이고 의무이다." - 시카고 "자본으로 극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