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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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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종교적 열광주의를 버려야 산다 / 김상덕 김상덕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연구실장) 시끄러웠던 제20대 대선 일정은 막을 내렸지만, 난 여느 때와 같이 무거운 몸과 더 무거운 마음을 신발에 욱여넣고서 출근길을 나서야 했다. 서대문역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어제까지 그렇게 시끌벅적하던 곳이었지만 어느새 평상시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이다. 단지 조금 조용해졌을 뿐이다. 조금은 이상한 ‘일상으로의 회복’이 생경하지만 나쁘진 않다. 어제까지 이 거리를 가득 채웠던 유세현장의 고함과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을 향해 갖가지의 추파를 던지던 몸짓들, 신호들, 휘날리던 현수막과 반짝이는 전광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아니 무슨 의미가 있었을까? 거리가 조용해지고 나니 조금은 정신이 맑아지는 것 같다. 마치 우리 인생을 다 책임져..
오징어 게임과 K-기독교 / 이찬석 이찬석 (NCCK 교회일치위원, 협성대학교) 복음적 또는 보수적 신학자로 평가받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복음과 종교’를 구분하여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한다. 바르트에게 있어서 ‘복음’은 하나님의 계시에 근거하고 있지만, ‘종교’는 인간적인 것(이성, 문화 등)에 근거한다. 복음은 계시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에게로 오는 것이지만 종교는 인간(세계)으로부터 출발하여 하나님에게 이르려는 시도이므로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노예의 반란과 같다고 바르트는 주장한다. 여기에서 바르트는 기독교를 ‘복음’이 아니라 ‘종교’로 규정하고, 그의 종교비판의 정점에는 기독교 또는 교회가 있다. 그는 교회가 신의 문제를 일깨워 주기보다는 잠들게 하였다는 극단적 비판을 한다. 바르트가 설정하였던 복음과..
백신과 면역 그리고 ‘백신 여권’, 꼬리에 꼬리를 물고 / 박흥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을 시작한 후 7개월이 지난 11월 지금 정부는 “전 국민 집단면역이 형성되었다”라고 발표했다.(이 글은 정부가 집단면역 달성시기로 예상하고 있는 2021년 11월을 시점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편집자 주) 국내 코로나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나온 작년 1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거의 2년간 마스크 쓰며 생활해야 했고, 물리적 거리두기로 힘겹게 살았던 나날을 끝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에 모두 기대가 크다. 하지만 곧 겨울철로 접어들고 인플루엔자 유행을 예측한다면 한동안 더 마스크 쓰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지속해야 할 전망이다. 집단면역 소식은 해외여행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에게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올 1월 26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부하기 시작했던 아이슬란드부터, 덴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