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파트

(3)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쫓겨나다” - 아파트라는 ‘지옥’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이 공전의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지옥에 열광하는 세태를 보며 생각이 깊어진다. 세계적인 인기몰이를 하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기 때문이다. ‘지옥’이 그리고 있는 세상과 세상이 그려내는 종교의 모습에 공감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대착오적인 스토리에 이토록 찬사가 쏟아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지금 이 시대에 ‘지옥’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정말 지옥이 무서워 신(神)의 뜻을 찾고 그의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가는 이가 있기나 할까? 백번 양보해서 드라마가 그리고 있는 것처럼 괴물이나 저승사자가 직접 찾아오기라도 한다면 몰라도, 이 시대에 지옥을 무기삼아 공포를 조장한다고 두려움에 싸여 종교를 신봉하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럼에도 실체를 알 ..
나와 그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계선 / 이혜영 이혜영 (미국장로교(PCUSA) 파송 선교동역자, 여신학자협의회) 나는 아파트에 살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건축된 지 4년정도 되는 신축 아파트인데 앞에 공원이 있다는 이유로 4년 전에 이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처음 이 아파트에 입주했을 때는 주위가 개발이 되지 않은 황량한 곳이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주변에 높은 아파트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불과 4년만의 일이다. 최근 우리 아파트 바로 옆에 이름난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다. 그 아파트 입주를 앞두고 입주민들 사이에서 일어난 황당한 논쟁에 대해서 듣게 되었는데 그 내막은 이러하다. 그 아파트의 초등학생들이 들어갈 학교를 배정하는데 길을 건너면 바로 있는 초등학교에 배정하지 말고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아파트 촌에 사이에 있는 초..
아파트를 넘어서는 신앙 / 황푸하 황푸하 (새민족교회, 옥바라지선교센터) “이 나라는 아파트에 미친 나라야.” 서대문 형무소 앞 옥바라지 골목이 재개발로 인해 사라질 때 마지막 남은 구본장 여관 이길자 사장님의 외침이다. 정말로 대한민국은 아파트에 미친 나라가 되었다. 대학 강단에서 은퇴한 어느 교수님에게 그림을 배울 기회가 있었다. 쉬는 시간에 그 교수님과 아파트 베란다에서 경치를 구경하고 있었다. 경치라고 할 것도 없이 다른 아파트 동들을 보고 있었다. “자네, 저기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겠나?” 내가 말했다. “아니요. 회색 아파트들뿐인걸요.”, “아닐세. 저 회색 아파트에도 햇빛이 반사되어 붉은 빛이 뿜어져 나오고 있지 않은가? 주님께서 주시는 빛으로 모든 것 안에서 우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네.” 그 말을 듣고 침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