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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2기/우리사회 가족에 대한 판타지–정상가족

다양한 가족들이 존중받는 교회공동체 / 심경미

 

심경미 (우리고백교회, 「싱글 라이프」저자)

 

우리 사회와 문화가 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의식, 생존 방식 그리고 생활 방식이 변화되었다. 부모 세대까지만 해도, 결혼해서 자식을 많이 낳고 사는 것이 생존과 풍요로운 삶에 유리하다 여겨졌다. 하지만,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낮아진 영아 사망률, 피임 기구와 기술 발달, 고도의 기술과 도시의 발달,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출산율도 낮아지고, 결혼도 필수에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중시하고, 아울러 자녀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삶의 질도 고려하면서, 점차로 결혼해도 자녀를 적게 낳고, 싱글로 살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서울과 대도시에 사는 20~40대 청장년은 거의 반 정도가 결혼하지 않은 싱글이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정상가족’ 은 점점 줄어들고, 아이없는 가정, 한부모 가정도 증가하고 있다. 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의 의식 변화, 생존 방식, 삶의 방식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교회에서는 결혼과 가정을 하나님이 만드신 공동체라 말하며, 중요하게 여긴다. 그 근거로 창세기의 아담과 하와 이야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을 언급한다. 그런데, 예수님은 결혼, 가족에 대해 기존 혈연 가족을 넘어서는 확장된 가족에 대해 말씀하셨다.(마 12:46~50) 예수님은 전통적인 혈연, 결혼 중심 가족을 넘어, 하나님 뜻대로 사는 사람들을 가족이라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결혼으로 맺어진 가족, 혈연가족을 넘어서 가족의 울타리를 확장하시고, 가족 개념을 새롭게 하셨다. 교회는 예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한 가족이 된 공동체이다. 따라서, 결혼 그리고 부모 자녀로 구성된 핵가족만 중요시하고, 싱글이나 한부모 가정, 아이없는 가정 등을 소외시킨다면 이는 주님의 말씀에 위배된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2:23~33절 말씀을 통해 부활의 관점에서 결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사람들은 부활의 삶도 여전히 기존 결혼 중심적인 삶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그 한계를 넘어가지 못하는데, 예수님은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하셨다. 사람들은 대를 잇기 위한 자식과 결혼에 집착하고, 부활의 삶도 이 세상 삶의 연장 선상에서 이해하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은 “너희가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알지 못하는 고로 오해하였도다. 부활 때에는 장가도 아니가고 시집도 아니가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으니라”(마 22:29)고 말씀하셨다. 부활의 관점에서 우리의 삶의 방식은 천사와 같을 것이라 말한다. 곧 부활의 삶은 죽음이 없는 삶, 결혼, 생식, 후손에 의지하는 삶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부활의 빛에 비춰보면, 결혼이나, 대를 잇는데 집착할 필요가 없다. 부활의 삶은 죽음 자체가 사라진 새로운 세계의 질서로 들어서고, 부활의 생명은 새로운 종류의 생명일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결혼, 가족, 부활에 대한 우리 고정관념을 완전히 해체하고 있다. 예수님이나 바울은 결혼이나 싱글라이프에 대한 편견이 없었다. 따라서, 사람들이 각자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현재 삶을 직면하여 잘 살도록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혼 상태에 있어야만 온전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고, 현재 모습 이대로 온전하다.

 

그리스도인들은 주님 안에서 새롭게 창조된 새로운 피조물이며 한가족이다. 새로운 피조물로 사는 사람들은 성별, 혈연, 결혼, 자녀 여부로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소외시키지 않으며, 주님 안에서 한가족 된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도록 돕는다. 다른 사람이나 삶의 방식에 대한 편견이나 고정관념을 버리고, 한가족으로 서로 품어주고 챙기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의 자세이다.

 

교회 리더들은 싱글과 결혼한 사람, 다양한 가족들이 교회공동체 구성원으로 함께 존중되도록 인도해야 한다. 결혼중심적 사고의 편향된 교육이 아니라 부활 신앙과 관점에서 결혼과 싱글에 대한 균형잡힌 성서적 이해와 관점으로 성도들을 교육하고 인식 변화를 꾀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혈연과 결혼에 의지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주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한가족이 된 사람들이므로, 결혼 여부로 사람들을 차별하거나 편견을 갖고 대하지 않도록 교육해야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고 지체이다. 다양한 가족들을 배려하며 함께 사는 노력을 하지 않을 때, 이는 결국 나의 고통과 아픔으로 연결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전하는 교회공동체는 각 지체들이 교회공동체에 주는 유익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그들과 삶을 공유하고 의사 소통하며, 하나님의 사랑으로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