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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2기/청년: 2021년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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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靑年), 2021년 대한민국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는 일 언제부터인가 매달 한두번씩 모여 그 달의 주제를 선정하고 누가 글을 쓸것인지, 어떻게 쓸 것 인지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단골주제가 있었다.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제목을 보아하니 무엇인지 알겠다 싶으실 것이다. 바로 ‘청년’이 그것이다. 21세기에 들어서 청년을 이야기하는 수식어들을 열거해보면 그들의 신산한 상황이 한눈에 들어온다. 연애와 출산을 포기한다는 N포세대라는 이름표가 붙더니,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리고 결국은 영혼까지 끌어내야만 주거를 장만할 수 있는 세대가 청년세대라고 한다. 매달 주제로 거론될 만 하다. 하지만 사건과 신학은 선뜻 청년을 주제로 선택할 수 없었다. 변명처럼 들릴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저런 평가가 청년..
“그 어디에도 ‘이대녀’ 현상은 없다” / 신혜은 신혜은(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문화윤리) ‘젠더갈등’은 기성 정치 세력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써 재생산 및 재현된다. 젠더갈등을 청년세대 특유의 담론으로 국한시킴으로써 젠더갈등의 큰 맥락을 제거해버리고, 그것을 청년세대 내 남성과 여성 간의 성별 갈등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특히 2040청년 남성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젠더갈등 프레임을 이용한다. 이러한 양상은 젠더갈등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젠더갈등을 해소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시키고 왜곡한다. 특히 이것은 청년 여성을 어느 담론에도 끼지 못하게 이중배제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대남 현상’, ‘이준석 현상’, ‘젠더갈등’. 이러한 표현들이 사람들의 일상 대화로부터 나왔을 리는 만무하다. 이 담론들은 주로 주류 ..
그 부스러기는 누구의 것입니까? / 한수현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어느 곳에 어떤 얼굴로 서 있을까. 나이 서른에 우린 무엇을 사랑하게 될까. 젊은 날의 높은 꿈이 부끄럽진 않을까. 우리들의 노래와 우리들의 숨결이 나이 서른엔 어떤 뜻을 지닐까. 나이 서른에 우린 어디에 있을까 (노래 마을) 필자가 20대의 대학생일 때, 가끔 위의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때의 노래를 부르던 마음은 아마도 나이가 서른이 될 때쯤엔 20대에 가지고 있었던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부담감은 사라지고, 나이 서른쯤엔 무엇이든 되어 있지 않을까, 가능하면 안정된 상황이라면 좋겠다던 마음이었다. 그러나 서른이 되어서도 큰 변화는 없었다. 20대 후반이면 결혼을 해야 한다던 여러 사회의 통념들이 무너지던 시대였고 결혼은 선택이라고 말하던 사람들..
프레임에 갇힌 ‘그 한-남자’의 현상 / 남기평 남기평(데나리온BANK 운영위원) 주력 야당의 30대 중반인 그 한-남자가 당대표에, 그것도 투표를 통해서 당선(?)되었다. ‘나이’만을 봤을 때, ‘연령주의’와 ‘경력주의’가 강한 정치판에서, 그리고 수구정당에서 돌파했다는 것은 놀랄 일이고, 그 도전과 선택에는 박수를 보낸다. 단지, 박수만 보낼 뿐이다. 그 이상의 의미는 그 한-남자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찾을 수 없다. 그 한-남자가 ‘연령주의’를 극복했다고, ‘경력주의’를 극복했다고 하기에는 과제들이 첩첩산중이다. 박근혜 키즈로서 주목을 받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그 한-남자에게 기대할 것은 애초에 없었다. 야당은 그 한 남자를 통해서, 하나의 ‘현상’을 만들어 냈다기보다는 ‘이미지 쇄신’만 한 것에 가까워 보인다. 새 인물만 찾는 우리의 정..
청년과 공정과 능력주의가 하나로 묶이는 2021년의 한국 사회에 대해 가나안 신도가 생각하는 기독교의 미래 / 이정한 이정한(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한 가나안성도) 1. 또 ‘포스트’야? 2007년 출간된 『88만 원 세대』로부터 한국 사회에 세대론에 관한 논의가 담론장의 중심으로 진입했다. 경제적 불평등 구조 속에서 20대를 중심으로 한 논의가 세대의 문제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88만 원 세대』가 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를 인식하기 위한 접근이었던 반면, 이를 통해 세대론, 혹은 청년 담론이 중심으로 떠오르자 그 담론의 외피를 입은 우파적 양상도 나타났다. 2010년 『아프니까 청춘이다』와 같은 책들의 출간이 그것이다. 과잉 등록금에 대한 문제, 대학 서열화에 따른 계층 결정 등의 비판에 대한 일종의 반동적 현상이라 말할 수 있다. 앞선 논의가 경제적 구조에 대한 문제 인식이었다면, 뒤이은 현상은 그 구조에 지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