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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2기/드라마 오징어 게임; ‘K-’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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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징어 게임; ‘K-’를 생각한다” 그 콧대 높기로 유명한 프랑스하고도 파리에서 달고나 뽑기를 하려고 길게 줄을 늘어서고, 근엄한 표정의 병정을 떠올리게 하는 독일 사람들이 프랑크푸르트 거리 한복판에서 딱지치기를 한단다. 스스로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는 뉴욕과 런던에서는 각 학교들이 이번 핼러윈 파티에서 이 분장을 금지한다는 공문을 가정에 전달했다고도 한다. 다 아시는 ‘그’ 드라마에 대한 얘기다. “오징어 게임” 도대체 어떤 점이 그들을 자극했는지 모르겠다. 한편 당사자에 해당한다할 우리나라에서는 작은 논란이 있었나보다. ‘표현이 너무 잔인하다’, 또는 ‘곳곳에 표절의 문제가 있다’, ‘하나의 플랫폼이 과도하게 비대해지고 있다’는 등 말이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일부 종교인들이 자신들의 종교를 폄훼했다고 문제를 삼기도 했고. 아무튼 국내..
오징어 게임과 K-기독교 / 이찬석 이찬석 (NCCK 교회일치위원, 협성대학교) 복음적 또는 보수적 신학자로 평가받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복음과 종교’를 구분하여 대립적인 관계로 설정한다. 바르트에게 있어서 ‘복음’은 하나님의 계시에 근거하고 있지만, ‘종교’는 인간적인 것(이성, 문화 등)에 근거한다. 복음은 계시로서 하나님으로부터 출발하여 인간에게로 오는 것이지만 종교는 인간(세계)으로부터 출발하여 하나님에게 이르려는 시도이므로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노예의 반란과 같다고 바르트는 주장한다. 여기에서 바르트는 기독교를 ‘복음’이 아니라 ‘종교’로 규정하고, 그의 종교비판의 정점에는 기독교 또는 교회가 있다. 그는 교회가 신의 문제를 일깨워 주기보다는 잠들게 하였다는 극단적 비판을 한다. 바르트가 설정하였던 복음과..
K-문화 꽃이 피었습니다! / 김한나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학교) 죽음의 공포라는 극한 상황 앞에서 ‘오징어 게임’ 속 인물들의 가면은 서서히 벗겨진다. 사회적 약자에게 작은 친절을 베풀던 세련된 지성인에서부터 극 중 가장 이타적인 주인공까지도, 결국 속임수와 폭력, 살인을 통해 생존과 부를 좇는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다양한 인간 군상의 묘사를 통해 인간의 이기적 본성과 자기중심주의의 실체를 드러낸다. 게임에 이기기 위해 한팀을 이루었던 연대도 결국 개인의 이익 앞에서는 와해되고, 가장 가까운 상대마저도 배신하는 등장인물들의 행태는 우리의 보편적인 얼굴을 보는 듯하다. 극의 막바지, 주인공과 깐부 할아버지의 대화 속에서 인간이 욕망하고 집착하는 것들이 얼마나 공허한가에 대한 자조적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과연 우리 각..
K-교회를 생각한다 / 이준봉 이준봉 (서울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지난 9월, 세계 최대의 신자 수를 자랑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설립한 조용기 목사가 별세하였다(향년 86세). 그에 대한 평가가 긍정이냐 부정이냐에 상관없이, 이는 모든 사람이 주목할 만한 사건이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기독교인들 역시 David Cho에 대해서 한 번쯤 들어보았을 만큼 잘 알려진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는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역할을 하였다. 역사신학자인 이재근은 20세기 당시,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한국인으로 조용기 목사를 지목한 바 있다. 물론, 20세기를 넘어 21세기에도 조용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위상은 변하지 않았다. 약 80만 명(일각에서는 100만 명이라고도 한다)에 가까운..
죽어야 끝나는 욕망, 오징어 게임 / 고성휘 고성휘 (NCCK 교육위원, 장신대 박사후연구원)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뿐 아니라 게임을 지배하는 은밀한 구석의 관음증자들까지 모두 멈출 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드라마이다. 게임보다 더 지옥 같은 실재를 발견한 2차 게임 참가자들은 돈을 향한 그들의 욕망을 포기하지 않는다. 결국 비인간성의 끝판을 보여주는 악한 군상들의 모습을 다 드러내면서 죽음으로서 그들의 욕망을 마무리하였다. 신자유주의 사회에 사는 파편화된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의 한계에 대한 불안은 한국이라는 배경의 특수함이 아닌 보편적인 어느 세계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공감하게 된다. 456분의 1을 돌파해야 하는 목숨을 건 실재 아닌 실재는 게임이 아니라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