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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의 양극화와 해방신학 그리고 기본소득 / 홍인식 신자유주의의 양극화와 해방신학 그리고 기본소득 홍인식 들어가면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우리는 기아, 역병, 전쟁을 통제하는 데 그럭저럭 성공했다는 것이다. 물론 완전히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이 문제들은 이제 자연의 불구해하고 통제 불가능한 폭력이 아니라 관리할 수 있는 문제가 되었다.”유발 하라리가 그의 저작 ‘호모 데우스’ 의 서문에서 한 말이다. 하라리는 계속해서 지난 100년 동안 인류는 기술과학의 발달로 생물학적 빈곤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오늘의 문제는 배고파 죽는 것이 아니라 과식으로 죽어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하라리는 세계에 가난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기아로 죽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하는 매우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연 그런가? 나는 이런 하라리의 언급은 지나친 낙관..
플랫폼 자본주의와 불평등, 기본소득의 효과와 의의 / 금민 플랫폼 자본주의와 불평등, 기본소득의 효과와 의의 금민(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1. 신자유주의와 경제적 불평등 – 추세와 현황 소득불평등과 자산불평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는 1980년대 이후의 자본주의에서 일관되게 관찰되는 사실이다. 전 세계 100명의 경제학자가 참여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18』(알바레도 외, 2018)는 글로벌 차원에서 불평등 추세를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이 보고서의 목표는 불평등 심화의 원인의 규명이라기보다 현황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지만, 추세와 현황으로부터 원인은 충분히 유추될 수 있다. 보고서의 2부에서 다룬 소득불평등의 심화는 생산과 노동의 유연화, 노동의 양극화, 불안정노동의 증대, 일자리와 소득의 탈동..
하나님 나라와 기본소득의 정당성: 기본소득에 대한 성서신학의 변호 / 정용한 하나님 나라와 기본소득의 정당성: 기본소득에 대한 성서신학의 변호 정용한(연세대학교연합신학대학원) I. 들어가며 한국의 신약학계는 1997년 당시 외환부족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의 원조를 받으며 겪게 된 경제 위기를 새로운 성서 해석과 대안 제시로 극복하려한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성서학계의 바람과 달리 21세기 들어서도 경제 위기는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화두로 남아있고, 10년에 걸친 보수 정권의 경제 정책은 정권 교체와 함께 끝이 나고 새로운 경제 정책이 실험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를 겪으며 한 나라의 경제가 그 나라의 경제 정책만으로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전 세계가 하나의 거대한 경제 공동체를 이루며 겪게 되는..
[취지문] “이 사건에 본인의 책임은 없다며 선 긋지 말아 주세요.” 양권석(NCCK 신학위원회, 성공회대학교) 이 사건을 전하는 언론 보도를 보면 온갖 비밀스러운 암호들로 가득하다. n번방, 텔레그램, 고담방, 박사방, 이기야, 붓따, 갓갓, 와치맨, 박사.... 아직은 사이버 세계의 신인류로 충분히 거듭나지 못한 나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언어들은 때로 상상불허의 넘사벽 앞에 서 있는 느낌을 준다. 낯선 외국어 문장을 사전 찾아가며 읽듯이, 단어 하나하나를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고서야 겨우 해독이 가능할 때가 정말 많다. 하지만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현실과는 다른 사이버 세계, 가상의 세계, 온라인이라는 말이 주는 교묘한 위장술에 결코 속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분명하게 느끼게 된다.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간격 같은 것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
1년의 추적, 이제 시작이다 / 추적단 불꽃 추적단 불꽃 한창 잠입 취재를 시작했을 당시, 일상을 유지하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성 착취 영상을 눈으로 보며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습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범죄를 어떻게 저질렀는지 파악해야 했기에 봐야만 했습니다. 대화에 참여하던 가해자들의 대화 내용을 채증하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수사관에게 채증한 자료를 보내면서도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처벌은 개뿔, 수사도 안 하는데’라며 빈정대는 가해자들의 대화는 무력함을 안길뿐이었습니다. 디지털 성 착취 피해자가 지금 내 핸드폰에 갇혀있는데, 모른 척 내 세상을 살아갈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디지털 성범죄를 심층 취재하려 불법 촬영물의 유통경로를 쫓았습니다. 제2의 ‘소라넷’으로 불리던 사이트들을 전전하다..
‘코로나19’와 ‘n번 방’ 사이 음압병동에 갇힌 교회 / 성석환 성석환(장로회신학대학교)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사회적 거리 두기’의 삶은 온통 영상 매체로 채워졌다. 선생님들은 갑작스러운 ‘온 라인 강의’ 때문에 진땀을 빼고 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학생들을 상대하며, ‘아,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오래 전 입으로 비평하며 떠들어 대던 영화 의 현실이, 또 얼마 전부터 호들갑 떨던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예기치 않게 가시화되는 듯하다. 그런데 이 와중에 터진 소위 ‘n번 방’ 사건은 그 생소한 용어들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한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던 한국사회에 또 다른 충격을 가하며 말기암처럼 퍼져있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실체를 폭로했다. ‘인간은 대체 ..
슬기로운 가상경험 / 김한나 김한나(성공회대학교) “거짓은 내가 싫어하는 것, 나는 당신 법을 좋아하고 실행합니다.” (시편 119:163) 하느님을 경외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을 경외한다. 참된 경외는 공포와는 달리 본질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사랑과 기쁨을 내포한다. 다윗은 권위를 가진 방백들의 핍박 가운데서도 사람과 환경이 아닌 오직 하느님의 말씀만을 두려워한다고 고백한다(시119:161). 하느님의 말씀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지극한 열망과 열정으로 그분의 계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랑은 어떠한 유혹과 정욕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해서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평안과 승리의 삶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하느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에서 비롯된 말씀의 실천은 가장 기쁜 성도의 의무중 하나이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은 우리의 가치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