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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신앙, 거룩함의 회복 / 송진순 송진순(이화여자대학교) 코로나의 침습력이 막강하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바이러스는 불과 두 달 만에 첨단과학기술을 항거불능으로 만들고 제국적 정치의 무력함을 넘어 전지구적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세계적 공황상태는 시민 정신의 시험대가 되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하는 서력인 B.C.(Before Christ)와 A.D.(Anno Domini)가 코로나를 기준으로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로 바뀔 거라는 소리도 들린다. 코로나가 안겨준 디스토피아적 전망은 필연적으로 지금 우리 인식과 삶의 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신천지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치솟는 코로나 확진자 수를 목도하면서 종교계, 특히 개신교에 대한 사회적 시선..
흩어져있는 동안에도 ‘주님의 날’을 살았다고 고백할 수 있을까? / 강세희 강세희(한국기독교장로회 한백교회, 옥바라지선교센터) 3월의 첫 예배를 앞두고 하얀 마스크 뒤로 물러나있던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지난달 말에 교회로 도착한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서신에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예방수칙과 권고사항들이 열거되어 있었다. 첫 번째 항목은 이렇게 쓰였다. ‘1. 주일성수에 힘쓰되 그 외 각종 모임, 소그룹 활동, 행사 등을 일시중단하거나 자제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사회적으로 만연하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반가운 인사로 서로 악수하는 것을 지양하게 되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얼굴을 바로 마주하거나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괜히 서로에게 불편감을 남겼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첫 집단감염은 자신의 ..
온라인예배, 동사에서 명사가 된 예배 / 이은경 이은경 (NCCK 교육위원, 감리교신학대학교) 우리 교회도 몇 주 전부터 온라인 영상예배를 드리고 있다. 물론 교회가 자발적 의지로 온라인예배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교인들 중에는 ‘그래도’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다 3월 중순을 넘어서면서부터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과 요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불안과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교회들은 떠밀리듯 현장 예배를 중지하기 시작했다. 필자가 처음으로 ‘온라인 영상예배’라는 것을 경험한 것은 20년 전쯤이다. 90년대 후반, 잠시 일본에 머물던 때에 현지 유학생과 함께 도쿄의 순복음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적이 있다. 뜨거운 찬양과 함께 예배가 시작되고 설교 시간이 다가왔는데, 목사님께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가정예배 / 장건 장건(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 장로)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감염병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실제로는 물리적 거리두기-운동이 국민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그에 따라 종교단체도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종교 집회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코로나 재난을 하루빨리 극복하기 위해 국민과 함께 애쓰고 있다. 내가 속한 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담임목사 이훈삼)는 ‘코로나19’의 지역확산을 막고 감염병 조기 종식을 위해 사순절 첫째 주일, 주민교회 창립 47주년이 되는 3월 1일 기념주일예배부터 온라인 영상 가정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하였다. 성남시 민주화운동의 산실인 주민교회는 매년 3월 1일 창립기념일 예배를 삼일절 행사와 같이 지역..
“on-line 가정예배, 드려보시니 어땠나요?” / 양용식 양용식 (숭의여자중학교 교사,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서울복음교회 장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사람 간 접촉을 줄이자는 목적으로 시작된 ‘사회적 거리 두기’ 캠페인이 일상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기업에서는 가능한 재택 근무제를 도입하고 있고, 교육 당국은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 개학을 세 차례나 연기하며 학교 안에서의 감염에 대처하고 있으며, 교회를 비롯한 종교 단체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종교 예식을 진행하고 있지요. 안타깝게도 종교 단체를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사례가 속출하며 방역 당국과 지자체의 오프라인 종교 모임 자제 권고에 따라 예배를 드리는 우리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개신교 목회자 단체 ‘CSI 브리지’가 지난 12일 발표한 설문조사(개신교 276개 교회 대상)에..
[취지문] 종교, 혐오 그리고 정치 - 코로나19 사건이 던지는 질문 - / 한수현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상황이 새로운 국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란 신흥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대구에서 시작된 확진자들의 증가는 매우 급격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27일 정오 확진자 숫자 천명을 넘어섰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어 한국을 포함하여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는 한국사회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구와 경북 지역사회는 이후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혼란에 빠졌고 실물경제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몇몇 전문가는 이런 상황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힘을 쓰지 못하는 초여름까지는 계속될 것이라 말한다. 이런 와중에 현재 가장 크게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기독교(종교)와 혐오, 그리고 그에 대응하는 한국의 정치이다. 좀 더 큰 카테고..
전염병은 교회 역사와 무슨 관계가 있는가 / 최종원 최종원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인류 역사의 발전 과정에서 하나의 새로운 문명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여러 다양한 요소들이 합쳐져야 가능하다. 주도하는 세력은 존재했지만 기존의 한계를 넘어설 새로운 흐름을 생성하기 위해서는 순혈주의를 주장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문명의 기초가 없던 유럽 대륙에서 기독교 중심의 유럽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중세 세계의 시도는 기독교라는 새로운 사상을 담기 위해 다양한 전통을 수용했다. 일차적으로는 이민족들과 그들의 토착신앙을 기독교화하는 식으로 다양성을 받아들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중세 기독교 유럽 형성기에서 유대인들은 큰 차별 없이 공존할 수 있었다. 이런 토양을 갖고 있던 중세 유럽에서 유대인들에 대한 차별과 타자화는 한 가지 특정한 사건으로 형성되었기 보다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