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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대림절 맞이하기-나의 ‘이군’과 우리의 ‘이군들’을 위해 성석환(장로회신학대학교) 내 자식의 이름으로 법이라도 만들어 다른 아이들을 지켜주는 것이 그 억울한 아이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 여기는 부모들이 자신들의 세금으로 활동하는 이들 발아래 무릎을 꿇고 간절히 애원하는 모습을 보며, 정치란 대체 무엇인가? 싶었다. 87년 이후 우리 세대가 간절히 열망한 민주화의 결과가 고작 이 정도에 밖에 안 된다는 현실에 좌절감과 모멸감이 들었다. 심지어 ‘86세대는 가라!’며 과거 민주화 세대를 기득권층처럼 몰아세우는 사회적 분위기가 역력하니 벌서 퇴물취급을 받는가 싶어 억울해 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영화 에 대한 비판이 주로 젊은 남성들로부터 제기된다는 보도를 접하며, 적어도 ‘86’은 명분이 먼저였는데 지금은 실리가 먼저인가 반문하게 되기도 했다. 하긴 ..
소망이 사라진 곳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왕의 왕 유대땅 언덕에 목동이 서있네 소망이 사라진 곳을 향해 그 때에 구세주 탄생하셨다는 천사의 소식 들려왔네 호산나 호산나 온 땅이여 찬양해 참 소망의 주 오심을 세상은 여전히 어둡게 보여도 주님은 왕의 왕 구세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노래, 빌 가이더 트리오(1970년대 미국의 유명 가스펠 트리오)의 노래 중 하나인 ‘왕의 왕(King of Kings)’의 한국어 가사이다. 필자는 2019년을 정리하며, 25일 성탄절을 맞이하며 이 노래가 자주 생각났다. 예수가 태어나던 때, 유대왕국은 헤롯대왕의 치하에서 마지막 남은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결국 70년에 로마에 의해 무너지게 될 예루살렘과 그 위에 세워진 성전에 기대어 명맥을 이어갔다. 에서의 자손인 에돔의 후예로 말해지던 ..
물질중독 김한나(성공회대학교)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 (마태오 1:23) 이사야서에 예언된 임마누엘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함께 계신다는 것은 인간이 전인적으로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 채워짐을 의미한다. 그것은 결핍도 부족함도 없이 모든 것이 만족스러운 상태이며, 두려움과 불안도 존재할 수 없는 상태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불안은 하느님으로부터 외면당할 것을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고, 우리와 교제하시며 함께 거하시기를 원하신다. 성경의 모든 이야기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 역사를 보여주며,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나타낸다. 인간에게 있어서 하느님과의 ..
<취지문> 감히 어떻게 / 양권석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이 달의 사건과 신학은 따로 주제를 정하기 보다는, 청년세대를 대표하는 여덟 사람의 글을 모아 보았다. 주제는 여덟 명이 모두 제 각각이다. 미래의 소득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점점 더 어두워만 가는데, 학자금과 주거비용으로 무거운 부채를 안고 시작하는 청년들의 사회 생활에 ‘희년’이 필요하다는 외침이 있는가 하면, 청년 실업의 문제가 비민주적이고 위계적인 직장문화와 관련되어 있음을 고발하면서, 사업장의 민주화 없이는 청년실업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청년이 바라보는 정치 이야기도 있다. 유권자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위해서 봉사하고 정치인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데 급급한 지금의 정치 현실을 고발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들을 대표할 수 있는 올바른 대의정치 실현을 위..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 도라희년 도라희년(믿는페미) 11월의 마지막 주일, 어느 때보다 은혜와 기쁨이 충만한 예배를 드렸다. 집에 가는 발걸음이 감사로 넘쳐나는 그 때, 동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불법촬영유포 피해 협박을 받던 한 여자 연예인이 목숨을 끊었다는 소식이었다. 한참을 멍하게 있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고, 우울함과 무기력함이 동시에 찾아왔다. 숨을 고른 후, 인터넷 기사를 찾아봤다. 그를 애도하는 글만큼 많이 보인 댓글은 불법촬영피해영상을 ‘유작’이라고 소비하며 죽음을 조롱하는 글, 윤리적인 잣대로 자살의 타당성을 논하는 글, 그의 죽음에 대한 개인적/사회적인 원인을 분석하는 글이었다. 젠더폭력의 최전방에 노출돼 있는 연예인들의 생명과 죽음은 언제나 사람들의 ‘논쟁거리’로 쉽게 타자화 된다. 여자가 죽어가는데도, 그래서 죽..
청년의 일자리는 많다. 그런데 왜 / 전세훈 전세훈(고려대학교 사회학과 박사과정/청년단체 배움품앗이 대표) 한 가지 의문이 있다. 한국의 청년 일자리 문제가 정말 극악무도한 수준일까? 생각보다 한국의 청년일자리에 대한 거시지표는 괜찮다. 한국은 OECD 평균보다 못 미치는 청년 실업률을 가진 국가다. 2018년을 기준으로 OECD 국가들의 평균 청년 실업률은 11.0%, 한국은 9.8%다. 그 외에도 최근 5년 간 청년실업도 높다고 할 수 없다(아래 그림 참고). 이는 일반적인 통념과 다르다. 이러한 통계상의 오류가 나오는 이유는 ‘청년’을 ‘몇 살까지로 볼지’가 달라서다. OECD 국가들은 청년기준이 15~24세다. 반면에 한국은 병역과 학업 문제로 취업연령이 높아서 15~29세가 청년이다. OECD 평균보다도 고용률이 낮은 이유 역시도 경제활동..
정치가 약속하는 내일 / 정유현 정유현(녹색당 전국사무처 활동가) 20대 국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국민들의 힘으로 일궈낸 촛불혁명 이후, 새로운 기대 속에서 지금의 정부가 등장했다. 광장으로 나왔던 천만 시민들이 바라고 꿈꾼 세상은 분명 이전과 다른 새로운 사회로의 정의로운 대전환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 정권 안에서 우리의 삶은 얼마나 달라졌나. 2019년 12월 6일, 오늘도 노동자들이 생존을 위한 일터에서 죽어나간다. 장애인들은 생존권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농성을 한다. 이주여성들은 숱한 폭력을 당하고도 침묵을 강요받고, 여성들은 어디에서나 끊임없이 죽임 당한다. 청소년들은 등교 거부를 하며 기후위기를 외치고 성소수자들은 이름조차 불리지 않는다. 동물들은 소비되고 버려지고 이용당한다. 누가 이상적인 사회를 바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