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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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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긴 자들이 판치는 세상 / 남기평 남기평 (NCCK 화해통일위원회 간사) “그 이왕이면 혁명이라는 멋진 단어를 쓰십쇼!” 2시간 20분 보는 내내 지겨웠다. 그리고 재미가 없었다. 그리고 불편했다. 당장이라도 영화관을 뛰쳐나가고 싶었다. 왜 에 열광하고, 2030대가 재차, 삼차 관람하는 이유를 당최 잘 모르겠다. 왜 그렇게 불편했는지, 굳이 이유를 따져보면, 영화의 런닝타임 내내, 그 결말을 아는 게 힘들었는지, 아니면 내가 사는 지구의 현실과 지극히도 닮아 있어서 그런지, 또 아니면 45년이 지난 2024년인 현재도 ‘이왕이면 혁명’세력들의 계승자들이 변하지 않고 이 놈의 정치판을 흔들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이유 아닌 이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1212 군사 반란은 어설펐다. 슬프게도, 어설픈 세력이..
[12월의 주제 소개 글] “우리 서로 안녕하십니까?” / 김한나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 뉴스에서 빈번히 보도되는 ‘참사’는 우리 사회의 비참하고 아픈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자연재해 혹은 인재로 인해 발생하는 참담하고 끔찍한 사건들로 인해 우리 사회는 공포와 무력감, 불안과 우울감으로 오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이러한 참사가 나와 내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두려움과 사회를 향한 불신으로 인해, 어느덧 개인과 가족 중심의 각자도생 풍조가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 태세는 사회와 낯선 이웃을 향한 경계와 불신을 조장하며 우리 사회의 공동체 정신과 사회적 연대를 약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러한 ‘참사 후유증’에 대한 인식과 성찰보다는 책임 회피와 비판, 내 것 지키기를 위한 경쟁에 몰두하여 또 다른 사회적 참사를 경험하고 있다...
애도를 넘어 새로운 헌신으로 / 최경환 최경환 (중앙루터교회 전도사, 인문학&신학연구소에라스무스) 생존주의 넘어서기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형식으로 자신의 재능과 끼를 펼치는 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지만, 한국에서는 유독 큰 반응을 얻고 있다. 이제는 서바이벌이라는 장르가 아니고선 음악 프로그램을 접하기 어려울 정도다. 치열한 미션과 경쟁을 뚫고 살아남아야만 승자가 될 수 있는 서바이벌 오디션은 마치 현실을 너무나 리얼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같아 섬뜩하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 한국에서는 모든 프로그램에 서바이벌 형식을 도입했다. 이제는 운동, 요리, 교육, 여행, 연애 등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다. 이를 보는 시청자는 삶의 모든 영역이 서바이벌이라 느끼게 된다. 웹툰, 드라마, 예능에서도 한 사람이 남을 때까지 끝까지 싸우..
재난과 교회 / 이민희 이민희 (옥바라지 선교센터) 위험사회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은 일찍이 ‘위험사회’를 정의했다. ‘위험’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재난의 가능성을 의미하며, 미래 가능성으로서 ‘위험’이 현실화되는 사건이 ‘재난’이다. 현대사회에서 위험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한정되지 않고, 단일 국가나 사회적 집단이 해결할 수 없다. 국가, 계급, 인종을 가로질러 온 인류가 위험으로부터 자유롭지도 못하다. 자원 고갈, 식량과 물 부족, 기후변화 같은 생태학적인 위험, 원자력사고나 생명공학에 의한 사회적인 위험처럼 전 세계는 사실상 이런 초국가적 위험사회이다. 나아가 이미 재난 사회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는 징후를 우리는 여러 차례 경험해 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지난 몇 년 가혹하게 겪은 팬데믹을 들 수 있다. 매일 언론..
[11월의 주제 소개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 오세조 목사(NCCK 신학위원장) 2023년 10월 7일 유대인의 안식일에 팔레스타인 이슬람 저항운동 단체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2014년 가자지구 분쟁 이후 9년 만에 다시 발발한 전쟁으로 전문가들에 의하면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최대 규모의 충돌이라고 한다. 현재 양측 모두 엄청난 사상자와 부상자가 속출하지만, 양측 모두 전면전을 포고한다. 사실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포함한 팔레스타인과의 분쟁과 대립의 역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첫 번째 전쟁은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초대 수상인 ‘다비드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 건국을 표명하면서 촉발된 1차 중동전쟁이지만, 이스라엘이 아랍국가들이 주변에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선언할 수 있는 정치적 배경에는 시온주의와 더불어..
우리도 공범이다: 시온에 새겨진 광기의 잔혹사 / 이상철 이상철(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그러나 바로 그 날 밤에, 주께서 나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내 종 다윗에게 가서 전하여라. '나 주가 말한다. 내가 살 집 을 네가 지으려고 하느냐? 그러나 나는, 이스라엘 자손을 이 집트에서 데리고 올라온 날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떤 집에서도 살지 않고, 오직 장막이나 성막에 있으면서, 옮겨 다니며 지냈다. 내가 이스라엘 온 자손과 함께 옮겨 다닌 모 든 곳에서, 내가 나의 백성 이스라엘을 돌보라고 명한 이스 라엘 그 어느 지파에게라도, 나에게 백향목 집을 지어 주지 않은 것을 두고 말한 적이 있느냐?'”(삼하 7,4-7) I.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전쟁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지 가슴이 아프고 난감하다. 우선 모든 불행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을 보면서 떠오르는 생각들 / 오세조 오세조(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과 선지자니라.” (마태복음 7:12) 들어가는 말 지난 2월 이스라엘 성지 순례를 다녀왔다. 성경에 나오는 지명과 사진으로만 본 약속의 땅을 내 눈으로 직접 봤다. 약속의 땅을 본 것만으로도 감격스러웠다. 하지만 약속의 땅에서 내가 본 기억에는 좋은 추억만 있지는 않다. 버스를 타고 약속의 땅을 여행하면, 늘 따라다니는 한 광경이 내 기억과 무의식 속에서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다. 바로 팔레스타인 지역과 유대인 지역을 구분하는 8m 높이의 분리 장벽이다. 이 장벽을 통과할 때면 총을 든 군인들이 양쪽에서 검문한다. 특별히 이 분리 장벽을 팔레스타인 지역 쪽에서 바라보면 제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