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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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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의 주제 소개글] “가정의 달, 5월에 이주민을 바라보는 사회와 교회의 시선” 오세조(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우리나라에서 5월은 유난히 기념일이 많은 달이다. 이를 나열하면,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 5월 5일은 어린이날, 5월 8일은 어버이날, 5월 15일은 스승의 날, 5월 21일은 부부의 날이다. 특별히 이들 기념일 중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아 보통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5월이 되면, 각 가정에 많은 가족 행사가 있으며, 교회에서도 가정의 달 행사 및 가정의 중요성에 관한 설교가 강단에서 자주 선포된다.  하지만 이런 즐거운 ‘가정의 달, 5월’이 오히려 외롭고 슬픈 사람들이 있다. 바로 이 땅에 사는 ‘이주민’들이다. 즉 좋은 이유에서든 좋지 않은 이유에서든 조국을 떠나 남의 나라에 와서 사는 이주민들은 아마 이런 가정의 ..
이주민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의 시선 / 오세조 오세조 (NCCK 신학위원장, 팔복루터교회)  “너는 이주민을 학대하지 말라. 너 자신도 이집트 땅에서 이주민이었으니  너는 이주민의 심정이 어떤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출애굽기 23:9).들어가는 말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말은 “미디어는 메시지다(the media is the message)”라는 경구로 유명한 미디어 학자이자 문화비평가인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 1911~1980)이 『지구촌: 21세기 인류의 삶과 미디어의 변화』라는 그의 책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과학과 기술, 그리고 통신 등의 발전으로 인간이 예전과는 달리 쉽게 서로 왕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뜻으로 지구를 한 마을처럼 비유한 말이다. 이 용어는 이미 막을 수 없는 ..
파주지역에서의 이주민 선교 / 김현호 김현호 신부 (성공회 사제, 파주이주노동자센터샬롬의집 대표) 1. 오늘의 마주하는 현실 ① 운천리마을의 풍경 운천리는 파주 문산을 지나 개성을 향해 가는 길목에 위치한 마을입니다. 1970년대 남과 북이 잘 산다고 서로 경쟁하고 있을 무렵, 북쪽 사회에 자랑하기 위해 조성된 선전마을입니다. 한때 미군과 한국군을 대상으로 유흥업이 성황을 이루던 곳이었지요. 개성공단이 조성되었을 때 잠시 마을에 활력이 생겼으나 지금은 쇠락한 지방의 마을을 대변해 주고 있듯, 초라한 모습을 띠고 있습니다. 2022년 9월에 이곳 마을에 들어와 살고 있는데, 한 지붕 아래 세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마을이 조성됐을 때부터 이주해 와서 사는 할아버지가 계시고,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됐다는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가 옆 방에 살고..
[2024년 4월의 주제 소개글]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이진경 (NCCK 신학위원, 협성대) 2014년 4월 16일, 부활절을 나흘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단순한 사고가 될 수도 있었던 일은 어처구니없게도 비참한 사건으로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 이 참사를 통하여 한국 교회를 포함한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점과 모순들이 집약적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는 일에도,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일에도, 나아가 사회적 안정망을 위한 후속 조치에도 의미 있는 진전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후로도 스텔라데이지호나 이태원 참사 같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았고,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정치인들의 정략적 태도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진실을 덮으려는 태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와 기도, 기도와 노래 / 김진수 김진수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총무, 416합창단) 저는 노래가 가진 힘을 믿습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지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도 같은 노래를 부르며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또 노래에는 듣는 이와 부르는 이를 같은 마음으로 엮어내는 힘이 있지요. 한 사람이 신나게 노래하면 모두가 신이 나고요, 노래하는 사람이 간절하고 애절하게 노래하면 듣는 모두의 마음도 미어집니다. 노래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참 비슷한 것이 하나 떠오릅니다. 바로 기도입니다. 노래와 기도, 기도와 노래. 이것이 제가 416합창단에서 노래하는 이유입니다. 416합창단의 2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 불러본 노래가 있습니다. 류형선 선생이 짓고 방기순 가수가 불렀던 '종이연'이라는 곡입니다. ..
[2024년 3월의 주제 소개글] “4월의 꽃, 총선”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고 나라의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가 4월로 다가왔다.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은 국민의 민심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고 각 언론사는 여론조사를 분석하여 발표하기에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다가오는 선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자세를 성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자 자신이 속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함양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빌 3:20). 이 세상은 하느님의 주권과 통치안에서 운영되고 보존되고 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은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를 이루며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
그리스도인으로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 / 한석문 한석문 (NCCK 신학위원회 부위원장, 해운대감리교회) 들어가는 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봄의 꽃샘바람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만나 한층 상기된 느낌이다. 거리는 선거 구호로 달궈지고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라 정당 간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22대 총선 기독인선언 연대’에서는 ‘2024년 총선에 임하는 그리스도인 선언’을 통해 ‘기후정의와 생태문명,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전쟁 억제 및 평화 구축, 검찰개혁, 선거제도 개선,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 강화, 정치개혁, 경제정의 강화 및 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에서 퇴행해 온 정책들이 총선을 기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도록 선거에 힘을 모을 것을 촉구하였다. 하지만 이런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