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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과 신학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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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의 주제 소개글] “세월호 참사 이후 10년” 이진경 (NCCK 신학위원, 협성대) 2014년 4월 16일, 부활절을 나흘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다. 단순한 사고가 될 수도 있었던 일은 어처구니없게도 비참한 사건으로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 이 참사를 통하여 한국 교회를 포함한 한국 사회의 모든 문제점과 모순들이 집약적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는 일에도, 사태의 책임을 가리는 일에도, 나아가 사회적 안정망을 위한 후속 조치에도 의미 있는 진전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 이후로도 스텔라데이지호나 이태원 참사 같은 안전사고는 끊이지 않았고, 사회적 참사를 대하는 정치인들의 정략적 태도와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진실을 덮으려는 태도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
노래와 기도, 기도와 노래 / 김진수 김진수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총무, 416합창단) 저는 노래가 가진 힘을 믿습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심지어 닿을 수 없는 곳에 있어도 같은 노래를 부르며 서로 이어져 있는 것을 느끼곤 합니다. 또 노래에는 듣는 이와 부르는 이를 같은 마음으로 엮어내는 힘이 있지요. 한 사람이 신나게 노래하면 모두가 신이 나고요, 노래하는 사람이 간절하고 애절하게 노래하면 듣는 모두의 마음도 미어집니다. 노래가 가진 힘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참 비슷한 것이 하나 떠오릅니다. 바로 기도입니다. 노래와 기도, 기도와 노래. 이것이 제가 416합창단에서 노래하는 이유입니다. 416합창단의 2집 앨범을 준비하면서 처음 불러본 노래가 있습니다. 류형선 선생이 짓고 방기순 가수가 불렀던 '종이연'이라는 곡입니다. ..
[2024년 3월의 주제 소개글] “4월의 꽃, 총선” 김한나 (NCCK 신학위원, 성공회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주권을 행사하고 나라의 일꾼을 선출하는 선거가 4월로 다가왔다. 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은 국민의 민심을 살피기에 여념이 없고 각 언론사는 여론조사를 분석하여 발표하기에 바쁘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또한 그리스도인으로서 다가오는 선거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그 자세를 성찰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시민이자 자신이 속한 국가의 국민으로서 두 가지 정체성을 동시에 함양하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빌 3:20). 이 세상은 하느님의 주권과 통치안에서 운영되고 보존되고 있다.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은 가정과 공동체 그리고 국가를 이루며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며 살아간다.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공동체를 형성하고 이를 ..
그리스도인으로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 / 한석문 한석문 (NCCK 신학위원회 부위원장, 해운대감리교회) 들어가는 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약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봄의 꽃샘바람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만나 한층 상기된 느낌이다. 거리는 선거 구호로 달궈지고 여론조사 기관의 발표에 따라 정당 간 후보 간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22대 총선 기독인선언 연대’에서는 ‘2024년 총선에 임하는 그리스도인 선언’을 통해 ‘기후정의와 생태문명, 남북관계 개선을 통한 전쟁 억제 및 평화 구축, 검찰개혁, 선거제도 개선, 지방분권 및 지방자치 강화, 정치개혁, 경제정의 강화 및 경제적 불평등 해소’ 등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에서 퇴행해 온 정책들이 총선을 기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도록 선거에 힘을 모을 것을 촉구하였다. 하지만 이런 선..
‘마르틴 루터의 관점’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치참여를 생각해 보기 / 정창기 정창기 (기독교한국루터회총회교육원 연구원) 대한민국의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이제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간 우리나라의 정치 양극화는 매우 극심해져 왔습니다. 보수와 개혁을 대표하는 거대 양당의 적대 정치는 언제나 그랬듯 일상을 가득 채우고 있고, 국민들 또한 이념, 세대, 계급, 젠더, 지역 등 다양한 사회적 균열과 적대가 팽배해져 왔습니다. 국민들의 살림과 안전, 국가의 외교, 안보 등의 문제들은 계속 어려웠고, 따라서 정부의 지지율도 출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저조한 수치를 보여 왔습니다. 정치를 향한 국민들의 실망과 무력감은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때에,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선거와 정치참여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며 행동해야 할까요? 더..
[2024년 1월의 주제 소개글] 영화「서울의 봄」 이진경(NCCK 신학위원, 협성대 교수) 작년 말에 개봉해 현재까지 무려 1,300만 명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영화 「서울의 봄」은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기록적인 흥행열풍 이외에 놀라운 사실은 대한민국의 2,30대가 이 영화의 주요 소비지라는 사실이었다. 1979년, 그러니까 거의 45년 전 신군부가 일으킨 12·12 군사반란 당시에 태어나지도 않은 2,30대가 영화 속 사건에 분노한다. 기이하기까지 한 이 사회적 현상은 아마도 그때의 기시감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이에 은 영화 「서울의 봄」에 대한 2편의 감상문을 통해 영화와 영화가 다루고 있는 사건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제공하고 있는지 성찰해 보고자 했다. 특별히 이번 감상문을 위해서는 12·12 군사 반란..
봄 길목에 도사린 한파를 넘어 / 이훈삼 이훈삼 (NCCK 신학위원회 부위원장, 주민교회) 40여 년 전, 이 땅을 뜨겁게 달구었던 민주화의 열기와 그 갈망을 차갑게 군홧발로 짓밟은 쓰라린 이야기가 스크린을 통해 우리 앞에 나타났다. 5.16 군사반란 이후 우리는 20년에 가까운 시간을 박정희 군부 독재 아래서 신음하였다. 권력은 오래되면 썩기 마련이지만 그 썩음은 단순한 부패에 그치지 않고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잔인한 고통으로 다가온다. 박정희 군부 정권의 영구집권을 위한 유신헌법이 1972년 통과됨으로써 민주주의는 다시 일어설 기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말 생각할 수도 없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다. 독재 권력의 오른팔인 중앙정보부장이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를 사살한 것이다. 최고위 권력 내부 암투의 결과로 우리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