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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국가를 위한 기도 / 강석훈 어떤 국가를 위한 기도 - 강석훈(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 목사의 막말이 한동안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극단적으로 이데올로기 편향적이며 혐오에 가득 찬 시대를 거스르는 발언들이 어떻게, 왜 이리도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일까?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될 수 없고, 적어도 사람이 개를 무는 비상식적인 사건 정도는 되어야 뉴스가 된다는 언론의 속설처럼 단순히 한 목사의 비상식적인 막말이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누적돼왔던 개신교에 대한 냉소와 비판에서 야기된 것이다. 목사의 막말, 그리고 수많은 시선들 이러한 관심에서 우리는 언론이 한국 개신교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아가서 한국 개신교를 향한 이 사회의 시선을 읽을 수 ..
황사영과 국가조찬기도회 / 한수현 황사영과 국가조찬기도회 -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왕의 왕인 예수 황사영이란 사람이 있었다. 1790년 16세의 나이에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20세가 되면 출세길을 오르게 되어있었던 청년 황사영은 정약용의 조카사위가 되었을 때 그에게 천주교의 교리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알렉시오(Alexio)란 세례명으로 천주교인이 되었다. 이후 1801년 신유박해 때 충북 제천의 토굴로 피신하던 중 당시 중국의 주교 구베아에게 편지를 보내려다 잡혀 처형당했다. 그 편지의 내용을 읽어본 당시 관리들은 아연실색하였는데, 조선정부가 천주교인들을 박해하여 순교가 곳곳에 일어나니 청나라 황제에게 말하여 조선을 중국으로 편입시키거나 서양의 군대를 보내어 침략해 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5~6만의 군사면 충분하다고 썼다고 하..
밥 한 끼 앞에 두고 기도하는 자들의 책임에 대하여 / 신익상 밥 한 끼 앞에 두고 기도하는 자들의 책임에 대하여 - 신익상(성공회대학교) 먹방의 시대, 그러나 나의 한 끼를 알리지 말라!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텔레비전 채널을 바꾸다 보면 거의 30% 정도는 먹는 것에 관한 프로그램들인 것 같다. 물론, 순전히 개인의 심리적인 체감에 따른 짐작이다. 어쨌든 20대에겐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를 묻는 것보다 핫한 짤방을 묻는 게 더 나은데, 십중팔구는 먹방 짤방이다. 어디에서 무슨 드라마를 하는지는 몰라도, 어떤 먹방이 재밌는지는 알고 있다. 왜 사람들은 갈수록 먹는 것에 열광할까? 이 땅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지금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양과 종류에 있어서 풍족한 먹거리 속에 파묻혀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그건 어쩌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몸부..
'국가조찬기도회'와 '주의 기도' / 최영실 '국가조찬기도회'와 '주의 기도'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처럼 기도하지 말아라" (마 6:9-15) - 최영실 (성공회대 명예교수) 국가조찬기도회 폐지 요청, 왜? "부탁입니다. 문 대통령님...국가조찬기도회 가지 마십시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다음 해인 2018년 2월 1일, 에 실린 글의 제목이다. 글쓴이는 국가조찬기도회가 '권력과 야합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명박근혜 정권에 무조건 충성했던 해바라기로 살아온 자신들의 행보를 회개하지 않고,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고 동성애 문제를 비난해 온 목사를 설교자로 선정하며, 이 나라의 평화구축을 위한 일에 관심 없는 행보를 보인 편협한 종교관과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를 관철시킨 권력지향적인 자들일 뿐, 참 신앙인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가조찬기도회', 종교가 권력과 연애하다! / 성석환 '국가조찬기도회', 종교가 권력과 연애하다! - 성석환(장로회신학대학교) 1968년 처음 시작된 '국가조찬기도회(이후 국조기)'는 지금도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나 중요 정치지도자들과 함께 조찬을 겸하여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도회를 갖고 있다. 2019년 6월 17일에 제 51회 '국조기'를 개최하는 주최측은 이 날을 '국가기도의 날'로 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국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지만, 그 동안 과거의 행적을 돌이켜 볼 때 그 명분의 역사적 그리고 신학적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라는 인사가 반국가적 발언과 비신학적 언사를 일삼아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한 목사들이 호텔에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회를 여는 행위가 시기적으로 ..
국가조찬기도회 / 최태육 국가조찬기도회 - 최태육(사단법인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설립초기(1965-1970) 연례 대통령 조찬기도회 설립초기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의 통치 이념과 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기독교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이념과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세력을 얻었고, 기독교는 권력의 품에서 안정적으로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 1966년 2월 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2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기도회를 갖고 “국제기독교지도자협의회(International Christian Leadership) 한국국회의원 조반기도회”를 결성하였다. 회장은 평양 남산현감리교회 출신으로 공화당 소속 박현숙 의원이었고, 총무는 민중당 원내총무 김영삼 의원이었다. 이 모임을 주선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취지문] 기도회가 왜 문제인가 / 양권석 [6월의 사건과 신학 취지문] 국가 조찬 기도회: "기도회가 왜 문제인가?" -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청산의 대상이 된 기도와 식탁 기도회를 왜 문제 삼느냐고, 지나친 비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조찬기도회"로 이름 붙여진 그 연례행사가 거룩한 기도와 식탁의 남용이고, 오용이고, 모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판단이 끝난 일이었다. 독재 정권하에서 수많은 신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눈물의 기도와 식탁을 나누고 있었다. 또 때로는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서 많은 신자들과 목회자들이 심한 고문과 옥살이를 감당해야 했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들은 독재자를 찬양하며, 그 독재자와의 식탁을 나누기 위해서 달려갔던 사람들이다.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독재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