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CCK

(61)
밥 한 끼 앞에 두고 기도하는 자들의 책임에 대하여 / 신익상 밥 한 끼 앞에 두고 기도하는 자들의 책임에 대하여 - 신익상(성공회대학교) 먹방의 시대, 그러나 나의 한 끼를 알리지 말라! 바야흐로 먹방의 시대다. 텔레비전 채널을 바꾸다 보면 거의 30% 정도는 먹는 것에 관한 프로그램들인 것 같다. 물론, 순전히 개인의 심리적인 체감에 따른 짐작이다. 어쨌든 20대에겐 요즘 유행하는 드라마를 묻는 것보다 핫한 짤방을 묻는 게 더 나은데, 십중팔구는 먹방 짤방이다. 어디에서 무슨 드라마를 하는지는 몰라도, 어떤 먹방이 재밌는지는 알고 있다. 왜 사람들은 갈수록 먹는 것에 열광할까? 이 땅의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면, 지금 사람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양과 종류에 있어서 풍족한 먹거리 속에 파묻혀 지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다. 그건 어쩌면 살아있음을 확인하고자 하는 몸부..
'국가조찬기도회'와 '주의 기도' / 최영실 '국가조찬기도회'와 '주의 기도' "...그러므로 너희는 '그들'처럼 기도하지 말아라" (마 6:9-15) - 최영실 (성공회대 명예교수) 국가조찬기도회 폐지 요청, 왜? "부탁입니다. 문 대통령님...국가조찬기도회 가지 마십시오." 이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한 다음 해인 2018년 2월 1일, 에 실린 글의 제목이다. 글쓴이는 국가조찬기도회가 '권력과 야합의 길을 걸어왔으며', '이명박근혜 정권에 무조건 충성했던 해바라기로 살아온 자신들의 행보를 회개하지 않고,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고 동성애 문제를 비난해 온 목사를 설교자로 선정하며, 이 나라의 평화구축을 위한 일에 관심 없는 행보를 보인 편협한 종교관과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를 관철시킨 권력지향적인 자들일 뿐, 참 신앙인들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국가조찬기도회', 종교가 권력과 연애하다! / 성석환 '국가조찬기도회', 종교가 권력과 연애하다! - 성석환(장로회신학대학교) 1968년 처음 시작된 '국가조찬기도회(이후 국조기)'는 지금도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나 중요 정치지도자들과 함께 조찬을 겸하여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기도회를 갖고 있다. 2019년 6월 17일에 제 51회 '국조기'를 개최하는 주최측은 이 날을 '국가기도의 날'로 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은 국가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지만, 그 동안 과거의 행적을 돌이켜 볼 때 그 명분의 역사적 그리고 신학적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대표라는 인사가 반국가적 발언과 비신학적 언사를 일삼아 큰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유명한 목사들이 호텔에 모여 나라를 위해 기도회를 여는 행위가 시기적으로 ..
국가조찬기도회 / 최태육 국가조찬기도회 - 최태육(사단법인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설립초기(1965-1970) 연례 대통령 조찬기도회 설립초기 국가조찬기도회는 대통령의 통치 이념과 정책을 지지하고 이를 기독교에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대통령은 자신의 통치이념과 정책을 지원할 수 있는 세력을 얻었고, 기독교는 권력의 품에서 안정적으로 교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 1966년 2월 3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20여 명의 국회의원들이 기도회를 갖고 “국제기독교지도자협의회(International Christian Leadership) 한국국회의원 조반기도회”를 결성하였다. 회장은 평양 남산현감리교회 출신으로 공화당 소속 박현숙 의원이었고, 총무는 민중당 원내총무 김영삼 의원이었다. 이 모임을 주선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대표..
[취지문] 기도회가 왜 문제인가 / 양권석 [6월의 사건과 신학 취지문] 국가 조찬 기도회: "기도회가 왜 문제인가?" -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청산의 대상이 된 기도와 식탁 기도회를 왜 문제 삼느냐고, 지나친 비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국가조찬기도회"로 이름 붙여진 그 연례행사가 거룩한 기도와 식탁의 남용이고, 오용이고, 모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판단이 끝난 일이었다. 독재 정권하에서 수많은 신자들과 교회 지도자들이 가난하고 소외되고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눈물의 기도와 식탁을 나누고 있었다. 또 때로는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서 많은 신자들과 목회자들이 심한 고문과 옥살이를 감당해야 했었다. 하지만 그때도 그들은 독재자를 찬양하며, 그 독재자와의 식탁을 나누기 위해서 달려갔던 사람들이다. 오월 광주의 시민들이 독재정권..
[취지문] 그 소녀의 목소리를 찾다 / 양권석 5월 사건과 신학 취지문 그 소녀의 목소리를 찾다. -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정말 어디서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소녀는 간만에 걸려온 엄마의 전화에 나갔다. 엄마에게 수면제가 든 음료수를 받아 든 소녀는 엄마 등 뒤에서 목이 졸렸다. 폭력과 강간에 노출된 소녀는 마지막까지 자신을 알렸다. 발목에 묶인 끈을 풀고 자신의 몸을 힘껏 떠올렸다."(송진순의 『소녀 말을 건네다』 중에서). 그 소녀 앞에서 감히 어떻게, 가족을 말하고, 부모와 자식 관계를 말하고, 아니 사람사이의 관계라는 것을 논할 수 있을까? 말문이 막힌다. 이 소녀의 삶과 죽음을 생각할 때, 그리고 우리를 향해 다시 다가온 그 모습을 생각할 때, 우리의 입술을 달구던 그 무수한 달콤했던 말들은 얼마나 가련한 것이었던가? 진리와 선..
가정에 모범이 따로 있는 건가요? / 이범성 가정에 모범이 따로 있는 건가요? - 이범성(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우리 교회에 영어예배를 인도하던 미국인 선교사가 계셨다. 한국에서 지내신지 삼십년이 훨씬 더 넘었지만 한국말을 구사하지 못하는 것이 내게는 무척 이상해 보였다. 그럼에도 이 여자분은 언젠가 나를 심하게 나무라셨다. 내 가족상황을 들어보시더니 어떻게 안정된 가정생활을 하면서 입양아를 하나도 안 두고 살 수 있냐는 것이었다. 하긴 내가 선교동역하던 나라의 동료목회자들은 둘에 하나 가정에 자기 자녀의 수만큼 입양아를 함께 키우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녀교육이 경제문제와 직결된다. 사교육이 일반화되어있기 때문에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에 보내기 위해 맞벌이부부가 되어야 한다. 행여 엄마가 적은 돈이라도 벌어오지 못하면 아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