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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손님"과 "보이지 않는 사람들" / 박흥순 "초대받지 않은 손님"과 "보이지 않는 사람들" - 박흥순(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 영화 이 소환한 영화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해에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영화 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한국사회에 평범한 일상이 영화를 통해서 전 지구적 관객과 소통할 뿐만 아니라 깊은 공명을 준다는 것이 놀랍다.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빈익빈 부익부, 계급 갈등 등 다양한 주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영화 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1967년에 상영한 영화
<기생충>이 내게는 종교영화인 이유 / 이상철 이 내게는 종교영화인 이유 : 텍스트 읽기의 전복성과 '종교적인 것'에 관한 에세이 - 이상철(크리스챤아카데미) 프롤로그: 渡河法(물을 건너는 방법)에 관한 두 가지 오래 된 기억 출애굽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물을 두 번 건넌다. 하나는 출애굽의 시작을 알리는 홍해를 건너는 장면이고, 다른 하나는 출애굽의 마침표라 할 수 있는 요단강을 건너는 대목이다. 양자 사이 차이점은 뭘까? 전자는 모세의 기적으로 홍해가 갈라진 후에 물을 건넜다는 것이고, 후자는 아직 요단강이 마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본인들의 발을 물로 내밀었다는 점이다. 종교적 아이콘(Icon)들, 이미지(Image)들은 구도자와 절대자 사이 공간을 메우는 부피를 지닌 덩어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 표징들을 바라보면서 신앙인들은 자신..
종교인과 신학자들이 기생충 아닌가 / 김근수 종교인과 신학자들이 기생충 아닌가 - 김근수(해방신학연구소) 문화 소양이 빈약한 나는 영화 기생충을 평가할 능력이 없다. 영화 보고 떠오른 느낌을 신학적으로 생각할 뿐이다. 우선 몹시 불쾌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욕당하고 있다는 비명이 먼저 다가왔다. 가난한 사람들을 발가벗겨 십자가에 매달아놓고 빈정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영화 기생충은 성서신학자 입장에서 보면 예수 메시지를 무시하는 것 같고, 해방신학자 입장에서 보면 가난한 사람들을 무시하는 것 같았다. 영화 기생충에서 가난한 사람들보다 종교인과 신학자들의 모습이 내게 먼저 떠올랐다. 부자들의 더러운 모습을 애써 감추어주고 가난한 사람들의 부끄러운 장면을 온 세상에 까발리고 조롱하는 짓 말이다. 우리 그렇게 살면 안 되는데 말이다. 진짜 종교인과..
[취지문] 더불어 사는 새 길은 없는가? / 양권석 더불어 사는 새 길은 없는가? - 양권석(성공회대학교) 영화를 함께 본 사람들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어떤 사람은 반지하방을 살아 본 과거의 경험을 떠 올리기도 했고, 어떤 사람은 박사장(이선균)이 언급한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뒤섞인 감정을 표현하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선을 넘는 냄새에 관심을 갖기도 했고, 박사장의 어린 아들 다송(정현준)에게 등장하는 유령과 기이한 행동에 대해서 말하기도 했고, 또 아무리 살기가 어렵다고 그렇게까지 참혹한 짓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기택(송강호)내 가족의 행태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영화이기에 보는 사람마다 각자 나름대로 즐길 필요가 있다. 공감이어도 좋고, 반감이나 거부감이라도 얼마든지 좋다. 그리고 영화가 표현하고 있는 수많은 은유적 기호들 ..
왜곡된 정교유착과 국가조찬기도회 / 장규식 왜곡된 정교유착과 국가조찬기도회 - 장규식(중앙대학교) 이승만 정권하에서 정교분리 원칙이 무색할 정도로 권력과 밀착 관계를 유지했던 한국교회는 4월 민주항쟁 이후의 자숙기를 거쳐 군사정권기에 접어들며 점차 예언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였다. 5․16군사 쿠데타 직후 장면 민주당 정부의 정치적 무능력과 사회적 혼란을 비판하며 반공을 국시로 한 쿠데타에 지지를 표했던 한국교회가 국가 권력에 대해 예언자적인 비판을 가하며 긴장의 날을 세운 것은 한일협정 비준반대운동을 통해서였다. 한국교회의 굴욕적 한일협정 비준반대운동의 불길은 한일기본조약과 부속 협정이 정식 조인된 직후인 1965년 7월 1일 김재준․한경직․함석헌․강신명․강원용 등 기독교계 지도자 215명이 불순 저열한 외세에의 예속과 추종을 배격한다는 성..
어떤 국가를 위한 기도 / 강석훈 어떤 국가를 위한 기도 - 강석훈(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 목사의 막말이 한동안 많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극단적으로 이데올로기 편향적이며 혐오에 가득 찬 시대를 거스르는 발언들이 어떻게, 왜 이리도 세상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일까? 개가 사람을 무는 것은 뉴스가 될 수 없고, 적어도 사람이 개를 무는 비상식적인 사건 정도는 되어야 뉴스가 된다는 언론의 속설처럼 단순히 한 목사의 비상식적인 막말이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꽤 오랫동안 누적돼왔던 개신교에 대한 냉소와 비판에서 야기된 것이다. 목사의 막말, 그리고 수많은 시선들 이러한 관심에서 우리는 언론이 한국 개신교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나아가서 한국 개신교를 향한 이 사회의 시선을 읽을 수 ..
황사영과 국가조찬기도회 / 한수현 황사영과 국가조찬기도회 - 한수현(감리교신학대학교) 왕의 왕인 예수 황사영이란 사람이 있었다. 1790년 16세의 나이에 진사시험에 합격하여 20세가 되면 출세길을 오르게 되어있었던 청년 황사영은 정약용의 조카사위가 되었을 때 그에게 천주교의 교리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알렉시오(Alexio)란 세례명으로 천주교인이 되었다. 이후 1801년 신유박해 때 충북 제천의 토굴로 피신하던 중 당시 중국의 주교 구베아에게 편지를 보내려다 잡혀 처형당했다. 그 편지의 내용을 읽어본 당시 관리들은 아연실색하였는데, 조선정부가 천주교인들을 박해하여 순교가 곳곳에 일어나니 청나라 황제에게 말하여 조선을 중국으로 편입시키거나 서양의 군대를 보내어 침략해 줄 것을 부탁하는 내용이었다. 5~6만의 군사면 충분하다고 썼다고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