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또는 명랑이의 명랑한 하루에 부쳐 / 신익상
부활, 또는 명랑이의 명랑한 하루에 부쳐 - 신익상(성공회대학교) 우리 명랑이랑 둘이 광화문을 다 걸어 보네 살랑살랑 햇살이 겨울을 어루만져 잠재우고 이상하게 조용한 한낮 우리 명랑이가 은행에를 다 들르고 버스에 다 타 보네 저 인간이 맨날 어디 나가나 궁금했지? 뭐하고 다니나 궁금했지? 버스를 내려 비탈길을 걸어서 알지, 명랑아? 우리 집이지? 한 계단, 두 계단, 세 계단, 네 계단, 한 층, 두 층, 세 층, 네 층, 다 왔네! 상자에 담겨 나갔다가 단지에 담겨 돌아왔네 아, 우리 예쁜 명랑이 …… 황인숙, 「우리 명랑이랑 둘이」(《릿터》, 2017년 5월호) 이 시가 주는 반전은 평범한 일상생활 한가운데 언제든 훅 들어올 수 있는 죽음에 있다. 작가는 햇살을 느끼며 광화문을 걷고, 은행에도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