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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가족들이 존중받는 교회공동체 / 심경미 심경미 (우리고백교회, 「싱글 라이프」저자) 우리 사회와 문화가 변화되면서, 사람들의 의식, 생존 방식 그리고 생활 방식이 변화되었다. 부모 세대까지만 해도, 결혼해서 자식을 많이 낳고 사는 것이 생존과 풍요로운 삶에 유리하다 여겨졌다. 하지만,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낮아진 영아 사망률, 피임 기구와 기술 발달, 고도의 기술과 도시의 발달,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되면서, 전반적으로 출산율도 낮아지고, 결혼도 필수에서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아울러,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중시하고, 아울러 자녀의 삶에 대한 책임감과 삶의 질도 고려하면서, 점차로 결혼해도 자녀를 적게 낳고, 싱글로 살기를 선호하기도 한다. 2020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인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로 가장 큰 비..
결혼 의례에 대한 단상 / 이은주 이은주 (미국장로교 동아시아 담당자) 나는 성인 세명이 있는 가정에 맏딸로 태어났다. 그 세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이었는데 그들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나의 가족이라고 했다. 그 집합체의 구성원은 나의 엄마, 아버지, 그리고 아버지의 어머니였다. 나의 엄마는 내 나이 또래의 어머니들과는 다르게 고등교육을 받은 의사였다. 엄마의 시어머니는 예수를 믿으면 아들을 낳는다고 해서 교회를 다니시게 되었고, 덕분에 한글을 깨치게 된 분인데 실제로 교회를 다니시고 나서 일 년 안에 아들을 낳으셨다고 한다. 그 분에게 아버지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 이 두 여인 사이에는 고부 갈등이 존재했고, 그것이 싫은 아버지는 거의 매일 아침나절에 나가셔서 밤 늦게 들어오셨다. 나의 의지와는 전혀 무관하게 운명적으로 만난..
태초에 가족이 있었다? / 채송희 채송희 (교회여성 네트워크 움트다) 개신교 신앙에서 ‘가족’은 중요한 개념이다. 우리가 신앙 안에서 인식하는 ‘가족’은 우리에게 친밀감과 소속감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를 배제하고 차별하는 기제가 될 수도 있다. 가족은 결혼, 혈연, 입양 등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이다. 일반적으로 가족은 혼인을 통한 공동주거, 사회적으로 허용된 성관계, 입양을 포함한 재생산, 경제협력 등을 특징으로 한다. 가족 구성원들은 가족 공동체 안에서 경제적 협력, 성별 분업, 상호 돌봄, 합법적인 성관계, 출산과 양육, 정서적 지지, 애정관계 유지 등을 기대하거나 요구받는다. 가족이라는 단위를 보는 두 가지의 관점이 있다. 하나는 생물학적인 관점인데 이는 가족이라는 제도가 인간의 생물학적 본성에 기인한..
정상 가족의 새로운 패러다임: 트랜스미션과 수열체 집단 / 최병학 최병학 목사 (남부산용호교회, 동아대 기초교양대학 조교수) 1. 들어가며 현재 우리 사회는 가족에 관해 ‘정상가족’이라는 담론에 치우쳐있어,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가족은 비정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가족에 대한 환상은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배제, 젠더 또는 세대 간의 갈등으로 증폭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가족의 유형은 무엇일까요? 이 글에서는 정상 가족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구축하고자,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어떻게 가족이 구성되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 사르트르의 집단 구분을 정상 가족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2. 가족, 국가 보육시설이 대신하다! 서석찬의 소설 『에덴』 (델피노, 2019)은 트랜스미션(Transmission, 전송)에 관..
[인트로] 장애인들의 투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 보통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장애인들을 도와주려고 한다. 실제로도 내가 장애인 형님을 부축하며 이동을 할 때면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준다. ······· 그러나 만일 그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길을 가로막으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한다면, 사람들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이렇게 하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사라져!’ 세상 사람들이 지금까지 얼마나 장애인을 시혜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는지, 그 시선의 진실이 드러난다. 장애인들은 자신의 이동과 교육과 노동을 ‘권리’라고 말하지만, 세상은 그것을 ‘은혜’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 황푸하의 이 글이 우리가 4월 사건과 신학의 주제로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노동권, 탈시설권리 투쟁”을 삼은 이유를 잘 말해주고..
그 아름답고 복 된 발 / 황푸하 황푸하 (NCCK 신학위 사건과신학 위원, 새민족교회 담임목사) 부활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애인의 오빠는 장애인이다. 그와 결혼을 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장애인의 가족이 되었는데, 나는 그제야 장애인에 대해서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전에도 나는 장애인을 혐오하거나 그들의 권리에 대해서 절대로 반대하지 않는, 도덕적으로 떳떳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했었다. 그러나 사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수술들을 견디며 자라서 그런지 남들보다 겁이 많다. 사람들의 눈치도 많이 보고, 작은 일에도 오해가 많으며 이해가 느리다. 이동이 어렵고 두려움이 많아서 그 쉬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도 큰 소동을 치러야 했다. 내가 볼 때 이 모든 것들은 한 가족이 ..
장애인 인권운동, Zero-Base(제로-베이스)를 만드는 것 / 이정훈 이정훈 (NCCK 장애인소위원회 위원) ‘출근길 지하철 타기 투쟁’으로 인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와 ‘박경석’ 전장연 대표가 만들어낸 파장, 이에 대한 이준석의 혐오 발언으로 인해 장애인 인권운동이 꿈에도 소원했던 전국구가 되었다. 누군가의 말대로 21년간이나 외쳤는데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던 한국 사회가 드디어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장애인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들어보려는 마음의 준비는 된 것으로 보인다. 먼저, 글 끝이 아니라, 글 앞에 사족을 붙여본다. 전장연이 장애인 인권운동을 모두 대변하느냐에 대한 반발이 있을 수 있겠다. 물론 아니다. 장애인 인권운동의 스펙트럼도 굉장히 넓다. 마치 한국사회 변화를 위해 투쟁했던 학생운동이나 사회운동처럼 장애인 인권운동도 동일하다는 말이..